2억짜리 모듈러홈, 돈은 어디서 버나… 삼성·LG, 수익화 시험대 [집 파는 가전회사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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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듈러 주택을 새로운 가전 판매 채널이자 'AI홈' 사업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택 판매량 자체보다 한 채에 얼마나 많은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AI홈 솔루션을 공급하고 이를 얼마나 많은 주거 공간으로 확대할 수 있느냐에 주목하는 이유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듈러 주택 한 채에 들어가는 가전·HVAC·AI홈 솔루션의 구체적인 공급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향후 삼성전자가 모듈러 주택이나 공동주택 사업에서 가전 구독을 어느 수준까지 결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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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만으로는 사업 규모를 크게 키우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주택 판매량 자체보다 한 채에 얼마나 많은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AI홈 솔루션을 공급하고 이를 얼마나 많은 주거 공간으로 확대할 수 있느냐에 주목하는 이유다.
LG전자는 지난 6월 스마트코티지 신제품 2종을 출시했다. '모노 코어(MONO Core) 72'는 72.9㎡(약 22평) 규모로 가격이 1억9950만원, '모노 코어 82'는 82.1㎡(약 24평)로 2억2350만원부터 시작한다. 모두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가격이며 옵션과 설치 환경에 따라 최종 가격은 달라진다. LG전자는 이전 제품과 비교해 평당 가격을 최대 76% 낮췄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코티지는 주택 내부에 LG전자의 AI홈 허브 '씽큐 온'을 비롯해 스마트 도어락과 스위치, 시스템 에어컨, 콘덴싱 보일러 등을 기본 적용했다. AI 가전과 환기 시스템, 태양광 패널 등은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주택을 구매하면서 가전과 냉난방, 스마트홈 설비까지 함께 구축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 6월 '삼성 AI 모듈러홈'을 선보이며 시장에 뛰어들었다. 공간제작소와 협력해 10평·30평·40평 등 다양한 규모의 주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에어컨과 냉장고, TV, 조명, 홈카메라, 도어카메라 등 20종 이상의 스마트싱스 연동 기기를 주택 설계 단계부터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전과 스마트홈 솔루션을 공장에서 미리 설치·등록한 뒤 현장으로 옮기는 방식이다.
삼성 AI 모듈러홈의 기본 건축비는 평당 약 500만원 수준이다. 단순 계산하면 20평형은 약 1억원, 30평형은 약 1억5000만원, 40평형은 약 2억원이다. 삼성전자의 AI 가전과 스마트싱스 기반 프리미엄 옵션을 적용하면 평당 가격은 약 600만원 수준으로 높아진다. 30평 주택을 기준으로 하면 약 1억8000만원이다.
다만 2억원 안팎의 모듈러 주택 가격 전체가 가전업체의 매출로 잡히는 것은 아니다. 건축비와 각종 설비 비용 등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듈러 주택 한 채에 들어가는 가전·HVAC·AI홈 솔루션의 구체적인 공급액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주택 판매가격만으로 양사의 사업 수익성을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가전업체 입장에서 모듈러 주택의 사업성은 집을 몇 채 파느냐뿐 아니라 한 채에 얼마나 많은 가전과 냉난방·AI홈 솔루션을 공급하고 이를 얼마나 많은 주택으로 확대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모듈러는 시작점…건설사 손잡고 수천 가구로
모듈러 주택만으로 규모를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양사는 건설사와 손잡고 AI홈 적용 범위를 대규모 공동주택으로 넓히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포스코이앤씨의 '더샵' 아파트 약 1만세대에 AI홈 허브 '씽큐 온'을 공급했다.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가전뿐 아니라 조명과 난방·환기 등 주거 설비를 연결하는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의 아파트 전용 서비스인 '우리집 연결'은 적용 세대가 30만세대를 넘어섰다.
현대건설과의 협력은 가전 판매 이후 서비스까지 연결하는 모델이다. LG전자는 현대건설과 함께 압구정 재건축 2·3·5구역 7000여세대를 대상으로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과 전문 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독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구역별로 냉장고와 세탁기·건조기·스타일러·식기세척기 등 5~7종의 가전을 선택할 수 있으며 구독을 선택한 세대에는 5년간 분해 세척과 성능 점검 등을 포함한 전문 케어가 제공된다.
7000여세대 전체가 구독을 계약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 가입률과 계약 금액도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소비자가 개별적으로 가전을 구매하거나 구독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입주 단계부터 수천세대를 대상으로 여러 가전과 서비스를 제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LG전자가 이런 사업 모델을 시도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미 성장 궤도에 오른 가전 구독사업이 있다. LG전자의 구독사업 매출은 지난해 약 2조480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6400억원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모듈러 주택과 공동주택에서 가전 공급에 그치지 않고 구독·케어까지 연결할 경우 고객과의 거래 기간을 제품 판매 이후까지 늘릴 수 있다.
삼성전자도 모듈러 주택을 단독주택 시장에 한정하지 않고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유창이앤씨와 AI 스마트 모듈러 건축시장 확대를 위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삼성물산과는 글로벌 기업간거래(B2B) 모듈러 주택 솔루션을 추진해 왔다.
삼성 AI 모듈러홈을 함께 선보인 공간제작소의 스마트팩토리는 연간 약 1700채의 모듈러 주택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공장의 최대 생산능력으로 실제 삼성 AI 모듈러홈의 판매·계약 물량과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현재 구체적인 판매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가전과 냉난방·조명 등 건물 내 설비를 연결하는 B2B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모듈러 주택에서 적용한 AI홈 생태계를 공동주택과 다양한 건축물로 넓힐 경우 개별 가전을 판매하는 것보다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
'한 채'보다 '한 가구'…가전·HVAC·서비스가 수익성 좌우
모듈러 주택 판매만으로 끝나는 사업은 아니다. 주택 공급 단계에서 가전과 HVAC·AI홈 솔루션을 함께 판매하고 건설사와의 협력을 통해 이를 수백·수천세대 단위로 확대할 수 있다. 이후 구독과 케어·유지보수 등으로 연결할 경우 제품 판매 이후에도 매출을 이어갈 수 있다.
다만 현재 양사의 사업 모델에는 차이가 있다. LG전자는 가전 구독사업을 실제 공동주택 사업과 연결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삼성전자는 모듈러 주택과 스마트싱스 기반 B2B 솔루션을 중심으로 적용 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삼성전자가 모듈러 주택이나 공동주택 사업에서 가전 구독을 어느 수준까지 결합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주거 플랫폼 사업이 의미 있는 수익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국내 모듈러 주택 시장 자체가 아직 크지 않은 데다 건설사와의 협업 과정에서 가전과 HVAC 공급 물량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도 변수다. 구독·케어 사업 역시 실제 가입률과 계약 유지율, 서비스 비용 등을 따져야 수익성을 판단할 수 있다.
결국 가전업체의 주거 솔루션 사업은 '집 한 채를 얼마에 파느냐'보다 한 가구에 얼마나 많은 제품과 솔루션을 공급하고, 이를 얼마나 많은 세대로 확대해 얼마나 오랫동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국내에서 모듈러 주택이 주된 주거 형태로 자리 잡기에는 초기 단계인 만큼 단순히 주택 판매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가전과 냉난방, 스마트홈을 얼마나 폭넓게 공급하고 입주 이후에도 구독과 케어 서비스를 통해 고객 접점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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