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M과 첫 개인전 여는 김창옥 작가 "6년 동안 옻 작업하며 위로 받아"[스한:현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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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럭셔리 하우스 MCM이 '프리즈 위크 서울 2026' 개막에 맞춰 3일~27일까지 서울 청담동 MCM HAUS에서 '김창옥: 위로의 흔적' 전시를 개최한다.
지난 20년 동안 강연의 형식으로 대중과 만나 왔던 김창옥 작가는 말로서 대중들과 소통해왔다면 이번 전시는 그 표현의 축을 옻이라는 재료와 조형 언어로 옮겼다.
김창옥 작가는 옻을 활용한 미술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강연은 계속 해왔지만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전시에 나선다. 어느 날 강연을 들은 분이 '강연을 듣고 위로 받았다. 강사님은 어디서 위로를 받으시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이 질문이 메아리처럼 귓가를 맴돌았다. 6개월 넘게 심각하게 생각해봤지만 무엇이 위로인지 모르겠더라"고 설명했다.
김창옥 작가의 이번 전시는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MCM HAUS에서 오는 9월 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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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글로벌 럭셔리 하우스 MCM이 '프리즈 위크 서울 2026' 개막에 맞춰 3일~27일까지 서울 청담동 MCM HAUS에서 '김창옥: 위로의 흔적' 전시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강연 전문가 김창옥이 미술 작가로서 여는 첫 개인전이다.
올해로 창립 50주년을 맞은 MCM은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김창옥: 위로의 흔적' 전시도 그 일환으로 마련됐다. MCM은 프리즈 위크 서울의 공식 파트너로 현대 예술과 문화, 패션 브랜드 간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한 차세대 럭셔리에 대한 비전을 제시 중이다.
지난 20년 동안 강연의 형식으로 대중과 만나 왔던 김창옥 작가는 말로서 대중들과 소통해왔다면 이번 전시는 그 표현의 축을 옻이라는 재료와 조형 언어로 옮겼다. 강연장에서 전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오랫동안 이어 온 표현의 영역을 음성 언어를 대신해 재료와 표면으로 옮겨 관람객과 마주할 계획이다.
김창옥 작가와 MCM 김해리 대표는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압구정로 MCM HAUS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창옥: 당신의 위로' 전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김해리 MCM 대표는 "요즘은 상품을 소유만 하는 시대가 아닌 것 같다. 브랜드가 가진 가치와 지향하는 목표, 브랜드 안에서의 경험과 그 경험을 기억하는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MCM 하우스는 판매만을 위한 공간도, 전시만을 위한 공간도 아닌 다양한 사람들과 문화적 활동이 교류해 시너지를 내는 공간으로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전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창옥 작가는 옻을 활용한 미술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강연은 계속 해왔지만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전시에 나선다. 어느 날 강연을 들은 분이 '강연을 듣고 위로 받았다. 강사님은 어디서 위로를 받으시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이 질문이 메아리처럼 귓가를 맴돌았다. 6개월 넘게 심각하게 생각해봤지만 무엇이 위로인지 모르겠더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이어 "우연히 옻 작업을 만나 작업실에 가게 됐고 무언가에 끌리듯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외부에 알리지 않고 6년 가까이 옻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는 이에 대해 "겉으로는 일이 잘 되고 있었지만 내부적으로 건강하지 않다고 느꼈고 좀 더 건강하게 살기 위해 작업실로 향했다"라며 "작업을 하다보니 생각이 줄어들게 됐고 그런 과정에서 위로받게 됐다. 위로가 지나가고 난 자리에 흔적 같은 것이 남았는데 그것이 작업의 결과물이다"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자신의 작업 과정에 대해 "작업에는 제 모든 것들이 조금씩 다 자연스럽게 녹아져 있는 것 같다. 금속에 대한 것과 컬러에 대한 것, 지나간 시간에 따라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방향 등 미술 작업이라기보다 한 개인의 미감의 선호도 같은 것이 있지 않나 싶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저 작품은 알루미늄으로 이뤄져 있다. 처음 제가 '알루미늄에 해야지'라고 해서 했던 게 아니다.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것에서 그 재료에 대한 선택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 작가는 전시회를 앞둔 두려움 혹은 기대감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번 작업은 제가 기존에 하던 모든 일을 다 하면서 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물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해병대 시절보다 더 힘이 들었다"며 "제주에 작업실이 있고 또 파주의 작업실도 있는데 거의 한 달 전부터는 거의 작업실 공장에서 살았던 것 같다. 그래서 물리적으로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이 작업을 하지 않았으면 여성들이 어머니가 되기 위해서 아이를 열 달이라는 기간 동안 품고 그리고 출산하는 엄청난 고통을 알지 못했을 것 같다. 어머니는 아이를 낳을 때 아이에게 모든 진액을 다 주지 않나"라며 "아마 제가 작업을 하고 전시를 하지 않았다면 남자로서는 평생에 알 수 없는 감정선이었을 것 같다. 이 전시 이전에 에너지를 너무 많이 쓰고 또 디스크도 찢어지고 그러면서 뭔가를 기대할 힘이 사실 없어졌다"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이어 "'전시회가 이랬으면 좋겠다, 저랬으면 좋겠다'하는 마음이 들 만큼의 힘이 없었다. 첫 전시이기 때문에 큐레이터님이 계시고 또 MCM에서 모든 걸 같이 협력해서 하지만 사실은 또 작가가 분명히 해야 할 전시의 몫도 있다. 처음 하는 일이었고 잘 하고 싶었기에 에너지가 정말 많이 사용됐다. 기대나 걱정이 솔직히 없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옻이라는 재료를 작업의 주재료로 사용하게 된 계기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는 옻이라는 걸 몰랐다. 제가 요리를 하지는 않는데 한 7년 전 그릇을 한동안 사고 다닌 적이 있었다. 어느 날 한 그릇 가게에서 샐러드볼 하나를 봤는데 그 안에 옻의 색이 빛나더라. 그것이 옻이라는 것도 몰랐고 옻이 뭔지도 몰랐다. 그런데 그 컬러감보다 색에서 나오는 에너지의 매력을 느꼈다. 그저 끌렸다는 것이 맞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작가는 "그 에너지에 뭔가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끌림을 느꼈고 그 냄새를 계속 따라가게 됐는데 사실 옻이 몸에 오르는 것이 어마어마하게 심하다. 온몸에 옻이 오르면 한 번 올랐다고 다시 안 오르는 것도 아니고 몇 년째 아주 심각하다. 너무 심각하면 새벽에 잠을 잘 수가 없다"라며 "그런데 마치 옻이 저에게 이렇게 묻는 것 같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는 할 거냐, 아니면 여기서 멈출 것이냐'라고 말이다. 그런데 오히려 옻이 더 좋더라. 제 마음을 잘 걸러준다고 할까. 아직 몇 십년 작업을 한 것이 아니라 잘 모르겠지만 제가 느끼기에 옻에는 분명한 자기 색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과 옻이 되게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자기 색이 분명한 사람들은 의도치 않게 남을 공격하는 성향이 있지 않나. 옻은 제 작업에서 그렇게 구현됐는지 모르겠지만 명확한 붉은 색인데 밖으로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뭔가 심연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있었다. 저 또한 제 색깔을 명확히 알고 있지만 그걸 남에게 쏟아붓는 느낌이 아니라 내 바닥으로 더 들어가서 내 색을 명확히 찾아낸다고 할까"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옻칠 장인이자 그의 스승인 전용복 작가와의 일화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그는 "제 스승 되시는 분이 전용복 작가님이다. 일본의 메구로 가조엔 호텔에서 5천 점의 작업을 1980년대에 하셨던 분이다. 선생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화풍의 영향은 아니고 저에게 선생님의 옻의 모든 기술을 가르쳐 주시겠다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생님께서 '내 모든 기술을 알려줄테니 너는 네가 되어라'라고 말씀해 주셨다. 그 말씀이 저에게 어떤 공간을 열어주셨다. 옻 작업에는 여러 기본 매뉴얼들이 있다. 몇도에 경화되어야 하고 색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구조적인 모든 것을 선생님께서 알려주셨다. 그렇지만 화풍이나 작업 과정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으셨다. '너는 네가 되어라'라고 말씀해주신 선생님의 말씀은 미술계를 넘어서 교육 철학과 인간 사회에서 선배와 후배 세대 사이에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인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작가는 작품의 주제와 관련 청년 세대들에게 조언을 전해달라는 한 취재진의 질문에 자신의 청년기를 돌아보기도 했다. 김 작가는 "저는 50대 중반이 됐다. 30대 때까지만 해도 제가 뭘 먹고 살아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잘 몰랐다. 음악대학에 들어왔는데 음악을 탁월하게 잘 하지도 못했고 유학도 가고 결혼할 돈도 제가 마련해야 했는데 어떻게 살아갈지 모르겠더라. 그러다 너무 걱정과 고민을 심각하게 해서 제 번이나 쓰러졌고 결국 병원에 입원해 학교를 1년 휴학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김 작가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저는 음악 대학을 나왔지만 음악가가 되지 못했다. 강연자가 됐다. 그래서 한 10년 동안 학교 선배와 동기를 안 만났다. 제가 약간 패배자가 됐는데 음악을 하다가 강연을 했는데 외부에서 보시기에는 좋은 일들이 많아 보였지만 내적으로 힘든 시간이 많았다"라며 "그런데 제가 삶이 건강하게 되어 보고자 작업을 고되게 하고 있다. 지금 힘든 시간을 지나는 청년들께 '어떻게 살라'고 하는 위로나 충고를 하고 싶지 않다. 그런 말 자체가 너무 말이 안 맞다. 그런 기회가 된다면 그저 제 마음이 담긴 제 얼굴 표정이나 눈빛을 나누면서 밥 한끼 따뜻한 것으로 사드리고 싶다.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김창옥 작가의 이번 전시는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MCM HAUS에서 오는 9월 3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신작 '울다'와 '선 없는 선' 등이 공개된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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