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회생계획안 인가…‘채무 변제·체질 개선’ 본격 돌입

이주빈 기자 2026. 9. 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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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낸 회생계획안이 법원의 인가 결정을 받았다.

이날 홈플러스 쪽이 제출한 4차 수정 회생계획안의 보고부터 심리, 결의까지 진행됐고, 오후 3시에 시작돼 2시간여 만에 재판부 인가까지 마무리됐다.

법원이 조사위원으로 지정한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수행 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도, 공익채권자들의 분할 상환 동의를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홈플러스가 변제를 시작하고 향후 이행에도 지장이 없다고 판단되면 회생절차는 종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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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서 벗어나 정상화 첫발
채권자 75.9%·주주 100% 찬성
임시 휴업에 들어갔던 홈플러스 전국 67개 매장이 다시 문을 연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고객들이 장을 보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낸 회생계획안이 법원의 인가 결정을 받았다. 지난해 3월 회생 절차가 개시된 지 1년6개월 만이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재판장 정준영)는 2일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심리·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를 열고, 채권자와 담보권자 등의 표결을 거쳐 가결된 회생계획안을 즉시 인가했다. 이는 법원이 회생계획안대로 채무를 갚을 것을 정식으로 허용했다는 뜻으로, 선고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관계인 집회는 관리인과 채권자, 담보권자, 주주 등 이해관계인이 모여 홈플러스가 낸 회생계획안을 심리한 뒤 표결에 부치는 절차다. 이날 홈플러스 쪽이 제출한 4차 수정 회생계획안의 보고부터 심리, 결의까지 진행됐고, 오후 3시에 시작돼 2시간여 만에 재판부 인가까지 마무리됐다.

표결 결과, 회생계획안은 회생담보권자조의 100%, 회생채권자조의 75.9%, 주주조의 100% 찬성을 얻어 가결됐다. 가결을 위한 조별 동의 정족수는 회생담보권자조의 75%, 회생채권자조의 66.7%, 주주조의 50%였다.
법원이 조사위원으로 지정한 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수행 가능하다고 판단하면서도, 공익채권자들의 분할 상환 동의를 전제 조건으로 달았다. 분할 변제에 동의하지 않은 공익채권자가 일시 변제를 요구할 경우, 유동성 부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단 이유에서다. 공익채권은 회생 절차 진행 여부와 무관하게 우선 변제권을 갖고, 강제집행 또한 가능하다. 하지만 재판부는 공익채권자의 66.3%가 분할 상환 계획에 동의했다는 관리인 쪽 답변에 따라 채무자회생법에서 정한 인가 요건이 갖춰졌다고 판단, 이날 인가 결정을 내렸다.
회생계획안이 인가됨에 따라, 홈플러스는 제출한 회생 계획안대로 영업을 이어가면서 변제를 시작할 수 있게 됐다. 홈플러스가 변제를 시작하고 향후 이행에도 지장이 없다고 판단되면 회생절차는 종결된다. 하지만 계획안대로 변제가 이뤄지지 못할 경우 재판부가 ‘인가 후 폐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 경우 재판부는 직권으로 파산을 선고해야 한다.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임시 휴업을 발표한 지 이틀째 되는 7월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 매장 입구에 카트가 놓여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이번 사태 시작은 2015년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2조7천억원 규모의 인수금융을 활용해 홈플러스를 인수한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엠비케이는 차입금 상환을 위해 알짜 우량 점포 10여곳을 ‘세일 앤 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방식으로 유동화했으나, 이는 연간 임차료 부담을 4천억원대까지 키웠다. 온라인 전환과 물류 투자에 쓸 자금은 뒷전으로 밀릴 수밖에 없었고,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오프라인 유통 침체가 겹치며 2021년 적자 전환 이후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실적 악화 여파로 2025년 2월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자금 조달 위기에 직면하자, 홈플러스는 3월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회생 개시 이후에도 순탄치 않았다. 2025년 11월 통매각 시도가 최종 무산되자 홈플러스는 지난 5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엔에스쇼핑에 1206억원에 분리 매각했다. 그러나 회생계획안 수행에 필요한 최소한의 운영자금 2천억원 조달을 놓고 엠비케이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맞섰고, 결국 자금 조달이 불발되면서 법원은 7월3일 회생절차 폐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고갈로 7월13일 전 매장 기습 휴업에 들어가며 위기에 몰렸다. 이후 정치권 중재 노력 등으로 7월16일 메리츠에서 2천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확보하면서 고비를 넘기게 됐다. 자금을 수혈한 홈플러스는 8월13일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다. 홈플러스는 영업을 재개한 이후 같은 달 30일까지 11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서 홈플러스는 청산 위기를 벗어나 본격적인 채무 변제를 시작하게 된다. 앞서 홈플러스가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보면,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 등이 보유한 선순위 신탁담보채권 등 선순위 채권부터 변제가 진행된다. 약 1조2277억원에 달하는 선순위 신탁담보채권을 2028년 2월까지 전액 상환하는 일정이다. 이 돈은 유성점·야탑점·동광주점 등 주요 자가점포 매각대금 등으로 마련한다.

반면 일반 납품업체와 상거래 채권자들의 대금 회수는 장기 분할 구조로 짜였다. 회생절차 개시 전 발생한 일반 상거래 회생채권 약 1488억원은 2032년부터 2037년까지 6년에 걸쳐 분할 지급된다. 회생 개시 이후 발생한 물품대금 등 1조4138억원 규모 공익채권은 평시 영업수익금으로 수시 변제한다는 방침이다.

향후 회생계획안의 원활한 이행 여부는 자산 매각 속도와 영업 실적에 달려 있다. 선순위 금융채권 상환을 위한 1조원대 부동산 매각이 2028년 2월까지 완료되지 못할 경우 후순위 채권 변제 일정이 연쇄적으로 지연될 수 있다. 아울러 납품업체와의 거래 관계를 정상화해 핵심 점포 67곳에서 목표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게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주빈 기자 yes@hani.co.kr 김수연 기자 l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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