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살아났다…법원 회생계획안 인가, 남은 과제는

손유지 2026. 9. 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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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계획안 가결…법원 인가로 정상화 기반 확보
채권자 75.9% 동의…법정 기준 충족하며 회생 절차 속도
2000억원 긴급자금 확보로 폐지 위기 넘기고 회생 재개
오프라인 유통 침체 속 매출 회복과 신뢰 구축이 최대 과제
[지데일리] 홈플러스가 벼랑 끝에서 한숨을 돌렸다.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지 약 1년 6개월 만에 회생계획안이 채권자들의 높은 동의를 얻어 가결된 데 이어 법원의 인가까지 받으면서 경영 정상화를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했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 모습. 지데일리DB

다만 회생계획 이행에 필요한 자금 확보와 영업 경쟁력 회복이라는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어 홈플러스의 생존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2일 관계인집회를 열고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을 가결했다. 재판부는 표결 결과를 확인한 뒤 회생계획안을 즉시 인가했다. 회생담보권자조에서는 의결권 전액인 100%가 동의했고, 회생채권자조에서도 75.90%가 찬성했다. 주주조 역시 100% 동의하면서 모든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회생계획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회생담보권자조에서 의결권 총액의 75% 이상, 회생채권자조에서 66.7% 이상, 주주조에서 50%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홈플러스는 세 조 모두에서 법정 기준을 충족하면서 회생계획 추진의 결정적인 관문을 통과했다.

재판부는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에서 가결됐고 공익채권자들의 분할상환에 대한 동의도 상당 수준 확보된 점 등을 고려해 채무자회생법이 정한 인가 요건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법원은 인가 결정이 선고 즉시 효력을 갖는다고 밝히면서 임직원과 협력업체가 긴밀하게 협력해 회생계획을 충실히 이행해달라고 당부했다.

홈플러스의 회생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4일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단기자금 부담 등을 이유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법원 역시 같은 날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정상화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회생계획안의 가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을 제출한 뒤 법원은 자금 조달 가능성과 회생계획 수행 능력 등을 집중적으로 검토했다. 가결 기간도 두 차례 연장됐다. 회생 가능성을 둘러싼 법원의 고민이 그만큼 컸다는 의미다.

위기는 지난 7월 더욱 심각해졌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회생계획 수행에 필요한 최소 2000억원의 운영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을 이유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회생절차 자체가 중단될 수 있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홈플러스는 긴급운영자금인 DIP 2000억원을 확보한 뒤 즉시항고에 나섰다. 법원은 같은 달 21일 재도의 고안 절차를 통해 폐지 결정을 취소했고, 회생계획안 가결 기간을 법정 최종 기한인 오는 4일까지 연장했다. 이번 인가는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이번 결정으로 홈플러스는 채무 조정과 사업 정상화를 추진할 제도적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특히 대규모 유통업체의 회생은 임직원뿐 아니라 납품업체와 물류업체, 입점업체, 소비자 등 광범위한 이해관계자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회생계획이 안정적으로 이행된다면 협력업체의 거래 불안과 소비자들의 이용 불편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법원의 인가는 정상화의 종착점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에 가깝다. 가장 큰 과제는 안정적인 운영자금 확보와 매출 회복이다. 대형마트 업계는 온라인 쇼핑 확대와 소비 패턴 변화, 경쟁업체의 가격 경쟁 심화로 오프라인 유통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홈플러스가 재무구조를 개선하더라도 고객을 다시 매장으로 끌어들이고 수익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회생계획의 지속적인 이행을 장담하기 어렵다.

납품업체와 협력업체의 신뢰 회복도 중요한 과제다. 회생 과정에서 거래 안정성을 우려했던 협력사들이 다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지급과 거래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소비자 역시 점포 운영과 상품 공급에 대한 불안이 해소돼야 지속적인 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홈플러스의 회생 성공 여부는 법원의 인가보다 앞으로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 확보한 자금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용하고 재무 부담을 얼마나 줄이느냐, 동시에 변화한 유통시장에 맞춰 경쟁력을 얼마나 빠르게 회복하느냐가 핵심이다. 벼랑 끝에서 회생의 기회를 얻은 홈플러스가 이번 결정을 생존을 위한 마지막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업계와 채권단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