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권한 커지는데… 경찰청장은 21개월째 ‘대행’

권오은 기자 2026. 9. 2.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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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이후 21개월째 공석인 경찰청장 자리가 이번 치안정감 인사를 계기로 채워질지 주목받고 있다.

정부가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 인사를 단행하면서 조만간 새 경찰청장을 임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과거 치안정감 승진 인사 후 한 달 만에 경찰청장이 임명된 사례도 있다.

이후에도 경찰청장은 치안정감 중에서만 임명할 수 있어 새 후보군을 구성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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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정감 3명 승진… 청장 인선 신호탄?
중수청장 인선에 외부 개방론까지 ‘복병’
세 번째 직무대행… 길어지는 경찰 수장 공백

12·3 비상계엄 이후 21개월째 공석인 경찰청장 자리가 이번 치안정감 인사를 계기로 채워질지 주목받고 있다. 오는 10월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경찰의 수사 권한과 역할은 커지지만, 경찰 조직은 직무대행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 인사를 단행하면서 조만간 새 경찰청장을 임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중수청장 인선과 경찰청장 외부 개방 논의 등이 변수로 남아 있어 인선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2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김종철 경찰청 차장, 고범석 서울경찰청장, 유승렬 인천경찰청장이 치안정감으로 승진 임명됐다. 치안정감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이다. 경찰공무원법상 경찰청장은 치안정감 중에서만 승진·임용할 수 있어 통상 차기 청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치안정감 승진 인사… 경찰청장 인선 속도 낼까

이번 인사로 차기 경찰청장 후보군도 한층 뚜렷해졌다. 현재 치안정감은 김 차장과 고 서울청장, 유 인천청장을 비롯해 황창선 경기남부경찰청장, 김성희 부산경찰청장 등이다. 경찰대학장은 공석이다. 국가수사본부장은 2년 단임제여서 경찰청장으로 임명된 전례가 없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계기로 청장 인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과거 치안정감 승진 인사 후 한 달 만에 경찰청장이 임명된 사례도 있다.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왼쪽부터)김종철 경남경찰청장, 고범석 전남청장, 유승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경찰청 제공

특히 다음 달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하면 경찰이 맡게 될 수사의 범위와 역할이 커진다.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경찰 수사를 지휘·조정할 청장 자리를 계속 비워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장윤기 사건’과 제주 실종자 허위 종결 사건 등 내부 통제와 부실 수사를 둘러싼 논란이 잇따른 것도 수장 공백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형사사법 체계가 크게 바뀌는 시점인 만큼 조직 기강을 세우고 수사 체계를 안정시키려면 정식 청장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탄핵부터 정년 논란까지… 길어진 경찰청장 공백

경찰청장 공백은 단순한 인선 지연으로만 보기 어렵다. 조지호 전 청장은 12·3 비상계엄 여파로 2024년 12월 탄핵소추돼 직무가 정지됐고,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12월 파면을 결정한 뒤에야 후임 인선이 가능했다.

이후에도 경찰청장은 치안정감 중에서만 임명할 수 있어 새 후보군을 구성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비상계엄 연루 논란으로 기존 지휘부 교체가 불가피했고, 치안감의 치안정감 승진 인사도 늦어졌다.

청장 임기 2년과 만 60세 정년 충돌도 변수였다. 정년 적용을 제외하는 법 개정안은 ‘특정인 맞춤형 입법’ 논란에 막혀 법사위에 계류됐다. 여기에 이재명 정부가 형사사법 체계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직무대행 체제를 선호했다는 정치권 해석도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경찰청장뿐만 아니라 검찰총장도 대행 체제를 이어왔다”며 “형사사법 체계를 뜯어고치는 과정에서 각 조직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장을 두고 싶지 않았던 것 아니겠느냐”라고 했다.

경찰청장 대행인 유재성 경찰청 차장(오른쪽)과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이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수청장 먼저 뽑나… 외부 개방론도 변수

앞으로도 인선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초대 중수청장이 경찰청장보다 먼저 임명될 가능성이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중수청장 후보자를 천거받았고, 이달부터 후보추천위원회를 가동했다. 추천위가 후보자 3명 이상을 추천하면 행안부 장관이 1명을 대통령에게 제청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최종 임명 시점을 이달 하순으로 전망했다.

경찰청장 외부 개방론도 변수다. 이상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경찰청이 지난달 31일 개최한 토론회에서 유승익 명지대 법학과 교수는 판·검사나 변호사 경력 15년 이상인 사람, 법률·경찰학 교수 등에게도 경찰청장직을 개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 논의가 실제 제도 개편으로 이어지면 치안정감을 중심으로 진행돼 온 기존 경찰청장 인선 방식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21개월째 청장 공백… “조직 추스르려면 수장 필요”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2일 퇴임하면서 김종철 신임 경찰청장 직무대행 체제가 시작됐다. 12·3 비상계엄 이후 세 번째 직무대행 체제다.

경찰 내부에서는 청장 공백이 최근 장윤기 사건, 제주 실종 허위 종결 사건 등 부실 수사·비위 논란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장기화할수록 조직 운영의 구심점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경찰 관계자는 “경찰 수사 권한이 커지고 형사사법 체계가 바뀌는 상황에서 조직을 추스르고 새 제도에 대응하려면 정식 수장이 주도적으로 이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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