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뚝 끊은 기업들…뛰는 미 국채 금리에 ‘채권 대학살’ 위기

신하은 기자 2026. 9. 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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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사람만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올해 회사채 시장은 뚜렷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탄탄한 대기업들마저 신규 자금 조달을 멈추고 만기도래 채권 상환에 집중하면서, 향후 시장금리 상승세가 기업들의 신규 투자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회사채 수요예측 재개에도 높은 금리에 대한 발행사 부담으로 발행은 제한적"이라며 "높은 시장금리로 회사채보다는 은행 대출과 단기 자금 시장을 통한 조달 선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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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대기업 18곳 중 삼성·한화·한진·CJ 등 4곳만 순발행
은행 대출은 증가...대기업 대출 20조 급증vs중기 대출 주춤
글로벌 금리 '발작'...미국·유럽·일본까지 치솟는 국채 금리
/하나증권

"할 사람만 한다"는 말이 나올 만큼 올해 회사채 시장은 뚜렷한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탄탄한 대기업들마저 신규 자금 조달을 멈추고 만기도래 채권 상환에 집중하면서, 향후 시장금리 상승세가 기업들의 신규 투자마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금융투자 업계와 하나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까지 20대 기업집단이 발행한 회사채(금융계열사·영풍 제외)는 20조7893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만기도래액이 32조8823억원으로 12조930억원이 빚 갚는데 들어갔다.

주요 대기업집단 18곳 중 삼성·한화·한진·CJ 등 4곳을 제외한 나머지 14곳이 모두 회사채 순상환을 기록하며 신규 조달보다 기존 부채 상환에 무게를 둔 셈이다.

그룹별로 보면 SK의 순상환 규모가 4조4508억원으로 가장 컸다. SK는 올해 7월까지 회사채를 2조6950억원 발행했지만 만기도래액이 7조1458억원에 달했다. 이외에도 현대자동차가 7100억원, LG 1조3711억원, 롯데 1조3926억원 등을 각각 순상환했다.

반면 회사채를 순발행한 곳은 삼성·한화·한진·CJ 네 곳뿐이었다. 삼성은 1조6450억원을 발행하고 1조1550억원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4900억원을 순발행했다. 한화는 1조979억원의 만기도래에 대응해 2조970억원을 발행하면서 1180억원을 순발행했다. 한진과 CJ도 각각 2885억원, 2972억원의 순발행을 기록했다.

특히 SK와 현대차, LG, 롯데 등 주요 그룹에서 대규모 순상환이 나타났다는 점에서 대기업 전반의 조달 기조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증권은 상위 10대 그룹을 분석한 결과 올해 7월까지 회사채를 17조원 발행하는 데 그친 반면 만기도래액은 27조원에 달해 10조원 순상환을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다만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상위 10대 기업집단의 경우 생각보다 발행실적이 부진한 편이었지만, 그 와중에 발행에 나선 많은 기업들이 있었고 그 결과 또한 나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며 "문제는 발행여건이라는 환경보다는 발행주체들의 소극성에 따른 투자심리위축이 실제 상황을 보다 비관적으로 보게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채 시장에서 순상환이 이어지는 가운데 은행권에서는 대기업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6월 말 기준 대기업 대출 잔액은 190조3641억원으로 상반기에만 약 20조원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 증가폭이 약 7조원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다. 반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682조7204억원으로 상반기 동안 8조2942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리 부담이 이어질 경우 이 같은 보수적인 자금조달 기조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날 오전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914%, 회사채 AA- 3년물 금리는 4.589%, BBB- 회사채 3년물 10.393%를 기록중이다.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조달금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그동안 대기업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저렴한 은행 대출로 급한 불을 꺼왔다. 하지만 글로벌 국채 금리 상승발 금리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경우 채권과 대출 모두 이자 부담이 가중되면서, 결국 기업들의 신규 투자 위축으로 직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직전 거래일보다 4.80bp(bp=0.01%포인트) 오른 4.799%로 마감하며 지난해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는 5.273%에 마감하면서 2006년 이후 최장기간 5%를 상회하고 있다. 더불어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1996년 이후 처음으로 3%를 돌파했으며,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도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독일과 프랑스의 30년물도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닿았다.

최성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회사채 수요예측 재개에도 높은 금리에 대한 발행사 부담으로 발행은 제한적"이라며 "높은 시장금리로 회사채보다는 은행 대출과 단기 자금 시장을 통한 조달 선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