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 후 생리? 회춘 아니다”… 중년 여성 위협하는 자궁내막암

[스포츠경향 강석봉 기자] 50세 전후 여성에게 찾아오는 폐경은 자연스러운 신체 변화다. 난소 기능이 저하되고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월경 주기가 불규칙해지다가 마지막 생리 후 1년간 월경이 없으면 폐경으로 판단한다. 이 과정에서 생리 주기나 출혈량이 달라질 수 있어 평소와 다른 출혈도 ‘갱년기니까 그렇겠지’ 하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폐경 이후 다시 피가 비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폐경 후 출혈은 자궁내막 위축이나 용종처럼 양성 질환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궁내막증식증이나 자궁내막암의 신호일 수도 있다. 특히 자궁내막암 환자의 약 90%에서 폐경 후 출혈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소량의 출혈이나 한 번의 출혈이라도 확인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를 오랜만에 다시 생리가 시작된 것처럼 여기거나 이른바 ‘회춘’의 징후로 착각하는 경우다. 폐경이 확인된 뒤에는 정상적인 생리가 다시 시작되는 것이 아니므로 선홍색 출혈뿐 아니라 분홍빛·갈색 분비물이나 소량의 출혈도 산부인과 진료가 필요한 비정상 출혈로 봐야 한다.
폐경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폐경 전 3~5년부터 난소 기능이 점진적으로 떨어지며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분비가 요동치는 ‘폐경이행기(갱년기)’를 거친다. 이후 12개월 연속으로 월경을 하지 않을 때 비로소 의학적인 ‘폐경’으로 진단한다.
이 시기에는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인해 전신에 걸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얼굴과 목이 붉게 달아오르는 안면홍조, 야간 발한, 수면 장애, 우울감 등이 대표적이다. 나아가 질 점막이 얇아져 발생하는 질 건조증과 요실금은 물론, 뼈를 보호하던 호르몬이 사라지며 골다공증과 심혈관 질환 발병 위험까지 급격히 치솟게 된다.
전문의들은 갱년기 증상이 일상생활을 방해할 정도라면 무작정 참지 말고 적극적인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대표적인 치료법은 ‘호르몬 대체 요법(HRT)’이다. 부족해진 여성호르몬을 보충해 주어 안면홍조와 불면증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골다공증을 예방한다.
이와 함께 콩, 두부 등 식물성 에스트로겐과 칼슘이 풍부한 식단을 챙기고, 주 3회 이상의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을 병행해 체중과 골밀도를 관리하는 생활 습관 개선이 필수적이다.
가장 주의해야 할 증상은 바로 폐경기 전후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부정출혈’이다. 폐경이행기에 2주 이상 과다 출혈이 지속되거나, 폐경 판정을 받고 1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갑자기 피가 묻어 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를 간혹 생리 찌꺼기가 나오거나 다시 젊어지는 현상으로 오해하는 환자들이 있으나, 이는 의학적으로 매우 위험한 착각이다.
폐경 이후의 출혈은 자궁내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자궁내막 증식증’이거나, 최근 국내 여성암 중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는 ‘자궁내막암’의 강력한 초기 증상일 확률이 높다.
기경도 민트병원 여성의학센터장(산부인과 전문의/의학박사)은 “폐경 이후에 발생하는 출혈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며, 자궁이 보내는 심각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출혈이 발생했을 때는 지체 없이 산부인과에 내원해 질 초음파 및 자궁내막 조직 검사를 통해 암 여부를 확인하고,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년 이후의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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