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버릇 못 고친다더니"…이준석, 또 "꼴페미"
진보당 "정책 비판과 혐오는 분명히 달라"
"당내 문제도 수습못해 사퇴한 지 며칠 만에"
"정치적 위기, '혐오 정치'로 돌파 그만둬야"
"국민 삶, 혐오·갈라치기로 나아지지 않아"
"이재명, 복어 독 들이켜…차라리 종북을"
과거 혐오 발언으로 인권위에 소개되기도
지난 대선 TV토론 성폭력 묘사 발언 파문

이재명 대통령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을 지명하자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이 "꼴페미들을 겨우 정리했더니 그걸 왜 또 건드리냐. 차라리 종북을 하라"고 비난해 다시 '혐오 정치' 논란에 휩싸였다. 여성 할당제와 여성가족부(현 성평등가족부) 폐지 주장부터 스스로를 '페미니즘의 안티테제(페미니즘에 대항하는 정치인)'라고 규정한 발언, 지난해 대선 TV토론에서의 여성 신체와 관련한 성폭력 묘사 발언까지 이어지는 혐오와 갈라치기 정치의 연장선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진보당 노혜령 대변인은 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의원을 향해 "제 버릇 못 고친다더니 못된 버릇이 또 나왔다. 당내 문제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해 대표직에서 사퇴한 지 불과 며칠 만에, 기다렸다는 듯 혐오와 갈라치기를 꺼내 들었다"면서 "정치적 위기를 혐오(정치)로 돌파하려 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준석 의원은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재명 대통령이 복어 독을 들이키는데 나라는 다시 한 번 진통에 휘말릴 것"이라며 "꼴페미(꼴통·강성 페미니스트의 준말로 페미니즘을 비판·혐오하는 맥락에서 쓰이는 멸칭)들을 겨우 정리했더니 그걸 왜 또 건드리냐. 차라리 종북을 하라"고 글을 올린 바 있다.
노 대변인은 이 의원의 SNS 글에 대해 "정부 정책이나 인선에 대한 비판은 당연히 할 수 있지만, 비판과 혐오는 분명히 다르다"면서 "정책의 문제를 따져 묻는 대신 여성을 싸잡아 비하하고, 페미니즘을 조롱하고, 느닷없이 '종북'이라는 색깔론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국민을 갈라놓고 증오와 적대를 부추기는 혐오 정치일 뿐"이라고 질타했다.

노 대변인은 "이준석 의원의 혐오와 갈라치기는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라면서 "여성과 남성을 갈라놓고, 페미니즘을 적대시하며, 갈등이 커질수록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는 것. 이것이야말로 이준석 의원이 반복해온 정치의 방식"이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최고위원도 전날인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증할 것은 제대로 검증하되 근거 없는 낙인과 혐오 정치만큼은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복되는 이준석의 '혐오 정치' 논란
이 의원은 여러 차례 여성에 대한 혐오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문제가 됐다. "극단적인 주장이나 수단과 완전하게 결별하겠다"며 2021년 국민의힘 당대표에 출마한 이 의원은 여성과 청년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제도가 "공정하지 못한 제도"라며 여성 할당제 폐지를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제가 한 말 중에 여성 혐오에 대한 발언은 하나도 없다"며 "젠더 이슈도 초기에 해결하지 않으면 치유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고 주장했으나, 같은 해 국가인권위원회 교육 책자에는 이 의원의 발언이 '대표적 혐오 표현'으로 소개됐다. 인권위가 2021년 11월 발간한 '혐오차별 대응하기' 부록에는 이 의원이 "2030 여성들이 소설과 영화 등을 통해 본인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근거 없는 피해의식을 가지게 된 점도 분명히 있다"고 한 발언이 실렸다.
이 의원은 "'82년생 김지영'이라는 책을 보면서 전혀 공감이 안 됐다. 해당 책 작가는 자신이 걷기 싫어하는 이유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보행 환경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는데 망상에 가까운 피해의식이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서 이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가 됐지만, 대표 당선 후 '한국사회에 여성에 대한 차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이미 말씀드렸다"며 답을 회피했다. 헌정사상 첫 국회 여성 부의장을 지낸 김상희 전 의원은 "청년 할당으로 국민의힘에 들어온 분(이준석)인데, 여성 할당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서 깜짝 놀랐다"며 "저(낮게)대표된 청년, 여성을 정치에 참여시키는 게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2022년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실패한 여가부 폐지를 반드시 추진하겠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1호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와 관련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이 의원에게 "여성가족부가 없으면 저희가 죽는다"며 폐지 반대 의견을 밝히자, 이 대표는 "여가부 폐지는 공약한 사안"이라며 "입장 변화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2024년 11월 동덕여대 학생들이 학교 측의 공학 전환 추진에 반대해 벌인 시위와 관련해선 "포용과 공존을 이야기하는 것이 페미니즘이어야 하는데, 고립과 배척을 무기로 삼는 대한민국의 래디컬 페미니즘(급진적 여성주의)은 이미 공세종말점(전쟁 중에 군사 전력이 소모되어 군대가 더 이상 공격·작전을 수행할 능력이 없는 시점)에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동덕여대 폭력 사태에서 다른 학생들의 수업권과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가 발생했다"면서 "그것을 정당한 시위 방법이라고 할 수 없다. 그저 비문명일 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여성가족부 폐지를 다시 공약하며 개혁신당 대선 후보로 출마한 이 의원은 티브이(TV) 토론에서 여성 신체에 대한 성폭력·학대를 묘사한 발언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 의원은 대선후보 TV토론 중 갑자기 '여성의 성기'와 '젓가락' 등을 언급하며 "어떤 사람이 여성에 대해 얘기할 때 '여성의 성기에 젓가락을 꽂고 싶다' 그러면 여성 혐오냐"고 말했다. 이에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는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토론 직후 권 후보는 "국민이 보는 자리에서 낯 뜨거운 얘기를 할 정도라면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민주당도 "생방송에서 저열한 언어 폭력을 행사했다"며 "후안무치가 젊음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정치하는 엄마들은 기자회견에서 "시청 중인 국민 전부를 성범죄 피해자로 만들었다"며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과 성범죄를 경시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 TV 토론에서 할 수 있는 말과 하면 안 되는 말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TV토론 언어 성폭력 사건'으로 불리며 파문이 이어지자 이 의원은 "성기와 젓가락 외에 어떻게 순화해서 표현할지 모르겠다"고 해명했다. 이어 "불편한 국민이 있다는 것을 알고 그에 대해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면서도 "그런 언행이 사실이라면 충분히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의 해명에도 파문은 쉽게 가라안지 않았다.
한편 새로운 보수를 표방해온 개혁신당은 창당 3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 의원은 최근 당내 구성원들과의 갈등을 언급하며 개혁신당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지난달 26일 "지방선거 이후 석 달 남짓, 저는 당의 자강과 쇄신을 위한 고민과 제안을 해으나 당 안에서 충분한 호응을 얻지 못했다"면서 "제가 오히려 당내 다른 구성원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가로막고 있었다면, 그 자리를 비우는 것이 제가 당을 위해 선택해야 할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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