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빌라 3만 채 경매행…전세사기 탓 강제경매 55% 급증[집슐랭]

김경미 기자 2026. 9. 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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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아파트와 빌라가 빠르게 늘고 있다. 2022년부터 본격화한 깡통전세·전세사기의 여진이 강제경매 신청 급증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와 강화된 금융 규제로 은행이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진행하는 임의경매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에는 '영끌(초과 대출)' 등에 따른 금융권 임의경매가 전체의 86%를 차지했던 반면 올해는 전세보증금·채무 분쟁에 따른 소송 결과가 강제집행으로 이어지는 강제경매가 약 41%를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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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강제경매 8개월 만에 작년의 97%
깡통전세·전세사기 여진에 급등세 이어져
고금리 여파로 임의경매도 작년比 12%↑
합산 신청건수 3.1만건으로 2024년 넘어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거나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아파트와 빌라가 빠르게 늘고 있다. 2022년부터 본격화한 깡통전세·전세사기의 여진이 강제경매 신청 급증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고금리 장기화와 강화된 금융 규제로 은행이 대출금을 회수하기 위해 진행하는 임의경매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주택자 대출 만기 연장 제한과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차단 등 주택 관련 금융 규제가 한층 강화되는 상황에서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부동산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달까지 신청 건수가 이미 2024년 연간 수준을 넘어선 가운데 2010년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를 새로 쓸 가능성도 제기된다.

31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부동산 경매 신청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월부터 이달 28일까지 전국에서 신청된 집합건물(아파트·연립·오피스텔 등) 강제경매는 총 1만 3068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8457건보다 54.5%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연간 전체 신청 건수인 1만 3445건의 97.2%에 해당한다. 지난해 강제경매 건수는 대법원이 관련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약 8개월 만에 다시 역대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둔 셈이다.

강제경매가 급증한 배경에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난 깡통전세와 전세사기 등 전세 관련 분쟁이 있다는 분석이다. 강제경매는 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을 확보해 받을 돈이 있다는 점을 인정받은 채권자가 채무자 소유 부동산을 매각해 빚을 갚아달라고 법원에 신청하는 절차다. 담보권을 근거로 은행 등이 곧바로 경매를 신청하는 임의경매와 달리 먼저 소송 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근 전세보증금 반환 소송에 나선 세입자가 늘어난 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사기 물건 수습에 나서면서 강제경매 신청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은행 빚을 갚지 못해 법원 경매로 넘어가는 임의경매 역시 증가세가 뚜렷하다. 임의경매는 부동산을 담보로 금융권에서 돈을 빌린 대출자가 원리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하면 은행이 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개시하는 절차다.

대법원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달 28일까지 전국 집합건물 임의경매 신청 건수는 1만 8050건으로 전년 동기 1만 6159건보다 11.7%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임의경매 건수는 2만 4848건으로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8월 강제·임의경매를 합친 신청 건수는 3만 1118건으로 약 8개월 만에 2024년 한 해 전체 건수인 3만 1063건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SNS를 통해 언급한 ‘경매 폭등’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같은 증가세가 연말까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금리 상승 압력이 커진 데다 올해 4월부터 수도권 규제지역 다주택자의 대출 만기 연장이 원칙적으로 불허되고 내년 1월부터는 비거주 1주택자의 기존 대출 만기 연장도 제한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정부의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속도가 이어지면 연간 집합건물 경매 신청 기록도 새로 쓸 전망이다. 올해 집합건물 경매 신청은 월평균 3890건으로 남은 4개월 동안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았던 2010년의 4만 6040건을 넘어선다. 2010년은 글로벌 금융위기 후폭풍으로 이른바 ‘하우스 푸어’가 속출했던 시기다.

다만 경매의 성격은 당시와 차이가 있다. 2010년에는 ‘영끌(초과 대출)’ 등에 따른 금융권 임의경매가 전체의 86%를 차지했던 반면 올해는 전세보증금·채무 분쟁에 따른 소송 결과가 강제집행으로 이어지는 강제경매가 약 41%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 대출 부실이 곧바로 연쇄적으로 확산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우려의 성격이 다소 다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제는 경매 물건이 늘어나는 속도를 시장의 소화 능력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매분석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6월과 7월 각각 34%, 38.3%를 기록해 두 달 연속 40%를 밑돌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1년 무렵에는 아파트 낙찰률이 80%까지 올라 매물이 나오자마자 소진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은 선호 단지에만 응찰자가 몰리고 나머지는 유찰을 거듭하며 시장에 남아있는 모습”이라며 “서울 낙찰가율은 아직 100% 안팎을 유지하고 있지만 인기 물건만 고가로 팔리면서 낙찰가율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강제경매 증가는 과거 집값 급등·급락기를 거치며 쌓인 ‘깡통전세’ 등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경매는 채무 관계를 정리하는 절차인데 해결되지 않은 물량이 계속 쌓이면 결국 금융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짚었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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