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민영화 취소…방미통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세상읽기]

한겨레 2026. 9. 1.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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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지난달 와이티엔(YTN)이 2024년 소속 기자에게 내린 정직 6개월의 징계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했다. 유진그룹의 특수 목적 법인인 유진이엔티(이하 '유진')에 매각하는 방식의 민영화에 기자가 불만을 표하자, 회사는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징계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유진이 와이티엔을 장악한 직후 이루어진 이 징계로 기자는 6개월간 보수 없이 일터에서 배제되어야 했다.

와이티엔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의 직권취소 절차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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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찬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왼쪽에서 셋째)이 지난 8월24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9개 언론협언단체의 ‘방미통위 YTN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취소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제공

김보라미 | 법률사무소 디케 변호사

법원은 지난달 와이티엔(YTN)이 2024년 소속 기자에게 내린 정직 6개월의 징계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했다. 유진그룹의 특수 목적 법인인 유진이엔티(이하 ‘유진’)에 매각하는 방식의 민영화에 기자가 불만을 표하자, 회사는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징계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이는 표현의 자유 범위를 넘어서는 비방이나 모욕에 해당하지 않고, 그로 인해 회사의 대외적 신뢰가 손상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유진이 와이티엔을 장악한 직후 이루어진 이 징계로 기자는 6개월간 보수 없이 일터에서 배제되어야 했다. 이러한 본보기성 징계가 이루어진 것은 해당 기자가 회사로서는 부담스러운 존재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여러 해 동안 공정 방송을 요구하는 투쟁의 앞에 서 있었고, 그 공로로 안종필 자유언론상 특별상을 받기도 했다.

민영화 뒤 여러 건의 소송이 이어졌다. 지난해 11월에 서울행정법원은 대통령이 지명한 위원 2명만으로 운영되던 당시 방송통신위원회의 의결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유진의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처분을 취소했다. 올해 초에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임명 역시 단체협약상 임면동의제를 위반하여 무효라고 판단했다. 회사의 협약 위반이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고의의 불법행위라고 판단한 것이다. 유진으로의 민영화 승인 절차와 그 뒤에 이어진 인사, 징계에 모두 제동이 걸린 셈이다.

당시 방송통신위원회(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2인 위원회의 졸속 심의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열개의 승인조건을 붙였다. 하지만 상당수 조건이 지켜지지 않았다. 1호는 유진의 사외이사와 감사가 최대 주주나 그 특수관계인과 무관한 독립적인 인사여야 한다는 내용이고, 2호는 와이티엔의 대표이사를 미디어 분야 전문 경영인으로 선임하고 와이티엔의 사외이사와 감사도 유진이나 그 특수관계인과 무관한 독립적 이사로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유진 회장의 오랜 지인으로 알려진 인사, 유진그룹 계열사 법률고문 출신 인사, 회장과 동문 관계가 있는 인사 등이 와이티엔의 이사 또는 감사위원으로 선임되었다. 주주배정 뒤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증자 계획은 최대 주주인 유진에 신주를 배정하는 2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바뀌어 유진의 지분은 기존 30.95%에서 39.2%로 높아졌다.

약속이 뒤집힌 자리에 무엇이 들어섰는가. 회사가 성과로 내세우던 ‘와이티엔 탐사보고서 기록’ 같은 프로그램은 폐지되었고, 그 자리에는 지방자치단체와 계약해 추진하는 행사 중계, 이른바 ‘마케팅 중계’ 같은 수익성 연성 보도가 들어섰다. 홍석근의 연구(2026년)에 따르면 일반 뉴스 중계에 투입되어야 할 인력이 사전 계약된 마케팅 중계를 소화하느라, 보도 흐름과 무관한 행사 아이템이 뉴스에 끼어드는 일이 빈번해졌다. 피해는 저널리즘에만 머물지 않았다. 민영화 이후 구성원들은 신경안정제 복용, 휴직, 동료에 대한 의심 등을 경험했다.

유진은 2026년 3월 양상우 전 한겨레 사장을 비롯해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인사들로 이사진을 새로 꾸렸다. 최근 국회와 노조는 양상우 이사의 연봉이 4억원에 이를 수 있다는 추정을 제기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와이티엔 대표이사의 연봉은 2억원 안팎이었는데, 대표이사도 아닌 이사에게 고액의 보수를 지급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와이티엔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의 직권취소 절차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방미통위는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올 4월부터 법률자문단 회의를 대여섯차례, 위원 간담회를 일곱차례 진행했다. 최대 주주 변경 승인 취소라는 법원의 판단이 내려진 사안에 대해, 법률상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로 보기 어려운 법률자문단 회의를 왜 이렇게 거듭 열어야 했는지도 의문이지만, 최근에는 의결 정족수 논란으로 청문 실시 안건조차 표결에 부치지 못했다. 현재 방미통위에는 직권취소 결정과 관련해 청문과 의결 절차가 남아 있다.

결정을 미루는 행정청의 부작위는 사실상 거부 처분과 다름없다. 위법한 절차 속에서 진행된 와이티엔의 민영화는, 책임지지 않는 불분명한 절차 속에서 뉴스를 만드는 기자와 그 뉴스를 보는 시청자 모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방미통위는 법원의 판결과 관련 절차를 종합해, 지체 없이 후속 조치를 진행해야 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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