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연구원장 “北 ‘두 국가론’ 단기전술 아냐…평화공존 먼저”

김우람 2026. 8. 3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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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단순한 대남 압박이나 협상용 전술이 아닌 중장기 체제 전략으로 봐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남북관계가 사실상 단절된 상황에서는 통일 담론을 앞세우기보다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평화 공존을 먼저 제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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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폐기한 ‘두외국론’…상당기간 지속가능성”
남북연락채널 복원·보건의료 협력 등 단계적 접근 제안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연합뉴스]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을 단순한 대남 압박이나 협상용 전술이 아닌 중장기 체제 전략으로 봐야 한다는 진단이 나왔다. 남북관계가 사실상 단절된 상황에서는 통일 담론을 앞세우기보다 군사적 긴장을 낮추고 평화 공존을 먼저 제도화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31일 KDI가 발간한 ‘북한경제리뷰 2026년 8월호’에 따르면 권만학 통일연구원장은 조동호 KDI 박사와의 특별대담에서 북한의 두 국가 노선에 대해 “남한을 압박하거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일시적 전술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북한이 기존 통일·대남정책의 기본 틀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전략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권 원장은 북한의 현 노선을 ‘통일을 폐기한 두 외국론’이라고 규정했다. 남북 간 국력 격차가 크게 벌어진 데다 북한이 핵무력을 갖추면서 통일이라는 명분을 유지할 필요성도 줄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이 남북 주민을 서로 다른 국가의 국민과 민족으로 인식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이어갈 수 있다며 두 국가 노선이 상당 기간 유지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우리까지 이에 맞춰 통일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권 원장은 “통일은 말하지도 말고, 잊지도 말자”고 강조했다. 통일을 당장의 정책 목표로 반복해서 내세우면 북한에는 흡수통일의 위협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만큼 대결적 요소는 줄이되 장기적인 통합 가능성은 열어둬야 한다는 취지다.

남북관계의 우선과제로는 ‘평화의 제도화’를 꼽았다. 그는 “평화통일이지 통일평화가 아니다”라며 상대의 존재와 체제를 인정하고 분쟁을 대화로 해결하는 관계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 공존을 영구 분단의 종착점이 아닌 장기적 통합으로 가기 위한 과정으로 본 것이다.

구체적인 해법으로는 남북연락채널과 군사적 위기관리체계 복원을 제시했다. 접경지역과 해상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을 절차를 마련하고, 상호성과 검증 가능성을 전제로 군사적 위협을 단계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봤다.

대화 재개의 실마리로는 보건의료 등 인도적 협력을 들었다. 남북 당국 간 직접 협력이 어려울 경우 중국이나 유엔 등 국제기구를 활용한 다자 협력을 병행하고, 이산가족 상봉과 학술·스포츠 교류 등 정치적 부담이 작은 분야부터 접점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북러 밀착은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러시아만으로 북한의 경제적 필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려운 만큼 중국과의 경제관계도 병행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만으로 북한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중장기적으로는 대미 관계 개선 가능성도 완전히 닫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우람 기자 kw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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