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통일교 파헤친 합수본…한학자 금고 260억 압수
통일교 정치인 132명에 불법 후원 확인

종교단체인 신천지와 통일교의 정치권 유착 및 자금 비리 의혹을 수사해온 정교유착 비리 합동수사본부가 출범 237일 만인 31일 활동을 종료했다.
합수본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구속기소하고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개인 금고에서 현금 260억원을 압수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지난 1월 6일 출범한 합수본은 신천지의 국민의힘 당원 가입 강요와 조세포탈·자금 횡령, 통일교의 불법 정치자금 기부와 교회 자금 횡령 등 의혹을 수사했다.
수사 결과 이만희 총회장을 비롯한 신천지 관계자 4명을 구속기소하고 다른 관계자 등 12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통일교와 관련해서는 한학자 총재를 비롯한 관계자 등 16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이 중 범행 가담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통일교 간부 6명은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신도 5만여명 국민의힘 가입…이만희 구속기소
신천지 관련 수사의 핵심은 국민의힘 당원 가입 강요 사건이었다.
합수본은 이만희 총회장과 고동안 전 총회 총무 등이 교단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신도들에게 국민의힘 가입을 강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제20대 대통령선거와 제8회 지방선거,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각 지파에 가입 목표를 하달하고 실적을 점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5만6472명의 신도가 국민의힘에 가입했다.

위장 매점 운영으로 세금 75억원 포탈
조세포탈 사건에서는 신천지가 2016∼2020년 전국 70개 지교회 매점을 신도 명의로 위장 운영하고 장부를 이중으로 관리해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75억7000만원을 포탈한 사실을 확인했다.
2021년 수원지검에서 불기소 처분된 사건을 관련 행정소송 판결을 토대로 재수사해 이만희 총회장과 전 사업부장, 신천지 단체를 추가 기소했다.
고 전 총무가 교회 재정에서 법무 비용 명목 등으로 약 19억원을 빼돌리고, 총회장 승인 없이 부동산 사업을 추진하면서 12개 지파로부터 41억원을 받아낸 혐의도 규명했다.
고 전 총무와 범행에 가담한 신천지 관계자 2명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사기 등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고양시장 경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신도 30여명을 당원으로 가입시킨 경기북부 시몬지파 신학부장과 예비후보 지지자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합수본은 신천지와 정치권의 연결고리로 지목된 이희자 한국근우회장(여성단체)이 신천지 자금으로 권성동·박성중 전 의원에게 각각 1000만원을 불법 후원했다는 의혹도 수사했다.
다만 이희자 회장이 실제 가교 역할을 했는지는 결론 내리지 못한 채 사건을 경찰에 이첩했다.

정치인 132명에 1억8900만원 불법 후원
통일교 수사에서는 교단 자금을 이용한 조직적인 불법 정치후원과 대규모 자금 횡령 사실이 드러났다.
합수본은 통일교가 정교일치 이념을 구현하고 우호적인 정치인을 확보하기 위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국회의원 등 정치인 132명에게 219차례에 걸쳐 총 1억8900만원을 불법 기부한 것으로 파악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과 송광석 전 세계평화국회의원연합(IAPP) 회장, 이모 전 천주평화연합(UPF) 회장 등 3명은 정치자금법 위반 및 업무상횡령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범행에 가담한 통일교 지구장 등 6명도 약식 기소됐다.
불법 정치후원에 한 총재와 정원주 전 비서실장이 직접 가담했다는 의혹은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불송치 및 기록 반환으로 종결했다.
교회 자금 105억원 횡령…금고서 260억원 압수
다만 별도의 자금 비리 수사를 통해 한 총재와 정 전 비서실장, 윤 전 본부장 등 4명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교회 자금 약 10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확인해 추가 기소했다.
이들은 해외 선교사 지원금 등으로 허위 회계처리하거나 현금으로 납부된 헌금을 회계에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금을 빼돌려 한 총재의 개인 금고에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본은 한 총재의 침실 등에 설치된 금고에서 현금 260억원을 압수해 추징보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불거진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은 경찰 불송치 및 검찰팀의 기록 반환으로 종결됐다.
다만 압수수색을 앞두고 PC 저장장치 등을 파손한 전직 보좌진 4명은 증거인멸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합수본은 "종교단체가 대규모 조직력을 이용해 특정 정당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한 정교유착 범죄의 실체를 확인한 최초 사례"라며 "불법 정치자금의 원천이 된 종교단체 내부의 구조적 자금 비리도 추가로 규명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