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통일교 ‘정교유착 합수본’ 수사 종료… 이만희·한학자 등 32명 기소

박혜연 기자 2026. 8. 31.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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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통일교의 정교 유착 비리를 수사해 온 합동수사본부(본부장 김태훈 대전고검장)가 약 8개월간의 수사를 마치고 31일 활동을 종료했다. 합수본은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과 한학자 통일교 총재 등 32명을 기소(구속 4명)했다고 밝혔다.

한학자 이만희

◇ “신천지, 신도 수만 명 국민의힘 집단 가입”

합수본에 따르면 신천지는 교단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목적으로 2021년 6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신도 수만 명을 국민의힘에 가입시킨 혐의를 받는다.

이 총회장 등은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지방선거, 2023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등의 당내 경선을 앞두고 신도들을 조직적으로 입당시켜 경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국민의힘의 정당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 총회장이 교단 내 절대적인 지위와 수직적인 조직 문화를 이용해 12개 지파에 입당 목표 인원을 할당하고, 일부 신도에게는 본인의 의사에 반해 입당하도록 강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합수본은 이 총회장과 고 전 총무 등 4명을 구속 기소하고 전·현직 간부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국민의힘 당원 집단 가입 의혹 등 정교유착 의혹을 받는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지난 6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위치한 합수본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고양시장 후보 경선에 신천지 신도들을 동원한 혐의를 받는 관련자들도 재판에 넘겨졌다. 합수본은 지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고양시장 후보 경선 출마 예정자를 지원하기 위해 신천지 신도 30여 명을 민주당에 가입시킨 혐의로 출마 예정자의 지지자 A씨와 신천지 시몬지파 신학부장 B씨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합수본에 따르면, A씨는 B씨에게 “지지해 주면 성전 문제 등 민원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고, B씨는 이를 받아들여 신도 30여 명을 민주당에 가입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합수본은 “총회장이나 총회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정당 가입을 강요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수사에서는 신천지 ‘2인자’로 불린 고동안 전 총무가 교회 자금 약 60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드러났다. 합수본에 따르면 고 전 총무는 법무 비용 등에 사용한다며 교회 재정에서 ‘전도비’ 명목으로 현금 19억600만원을 빼내 임의로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총회장의 승인 없이 부동산 사업을 추진하면서 12개 지파장에게 공사비 명목으로 41억원을 받은 혐의도 적용됐다.

아울러 신천지가 2016년~2020년 전국 70개 지교회의 매점을 신도 개인 명의로 위장 운영하며 약 75억7000만원의 세금을 포탈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중 장부를 작성해 현금 매출을 숨기는 방식으로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지난 7월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통일교 한학자, 교회 자금 105억원 개인 금고에

통일교는 ‘정교일치’ 이념을 실현하고 교단에 우호적인 정치인을 확보하기 위해 정치권에 불법 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합수본에 따르면 통일교는 2019년 3월부터 2025년 1월까지 국회의원 등 정치인 132명에게 교단 자금 약 1억8900만원을 총 219차례에 걸쳐 불법 기부했다.

특히 한 총재는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할 목적으로 2017년 1월부터 2025년 5월까지 교단 자금 약 105억원을 빼돌려 개인 금고에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선교사 지원금 등으로 허위 회계 처리하거나 현금 헌금을 장부에 기재하지 않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돈은 불법 정치자금과 로비 자금, 측근 선물, 개인 사치품 구입 등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 총재의 침실 등에 은밀하게 설치된 금고는 직원 1명이 별도의 지출 장부 없이 관리했다고 한다. 김건희 특검 수사 당시에는 한 총재의 비자금이 300억원 규모로 알려졌지만, 합수본은 압수한 현금 260억원 가운데 105억원에 대해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통일교의 정교유착 비리 의혹'을 받고 있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월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전 의원은 민주당 부산 지역구 의원이던 지난 2018년 통일교 측으로부터 현금 2000만 원과 1000만 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받았다는 혐의를 받는다. /뉴스1

한편 전재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현 부산시장) 등 전·현직 국회의원의 금품 수수 의혹은 지난 4월 불송치 및 기록 반환으로 종결됐다. 합수본은 전 전 의원이 한 총재를 만나 카르티에 시계 등을 건네받았다는 시점을 2018년 8월로 특정했지만, 실제 금품을 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합수본은 또 시계를 포함한 금품 총액이 3000만원 이상이라고 보기 어려워 형법상 뇌물죄의 공소시효 7년이 지났다고 보고 전 전 의원을 ‘혐의 없음’ 처분했다. 다만 관련 증거를 없앤 혐의를 받는 전 전 의원의 보좌진 4명은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통일교 측은 이날 수사 결과 발표 직후 “국민 여러분께 우려를 끼쳐 드리고 신도 여러분께 혼란과 상심을 안겨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합수본의 횡령 혐의 기소는 종교적 봉헌의 본질과 법리적 성립 요건을 외면한 무리한 법 적용”이라고 했다. 아울러 “내실 자금은 신도들과 교단 내 각 기관에서 신앙적·종교적 헌신의 표현으로 자발적으로 한 총재에게 봉헌한 신앙적 예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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