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립박수 터지고 "얼쑤!"…프랑스 매료시킨 소리꾼 이자람

강나현 기자 2026. 8. 3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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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달, 프랑스의 200년 된 오페라극장을 부채 하나 쥐고 뒤흔들었던 소리꾼이 있습니다.

언어의 벽을 허물고 우리 판소리의 힘을 전하고 온 이자람 소리꾼을 강나현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빨갛고 하얗고 어두운 색의 빨래들이 펄럭, 펄럭거리는]

텅 빈 무대 위, 부채 하나 손에 쥔 소리꾼과 북치는 고수 둘 뿐인데 관객들은 단숨에, 눈보라 몰아치는 200년 전 러시아 벌판에 도착합니다.

톨스토이 소설 '주인과 일꾼'을 판소리로 새롭게 펼친 무대, 어느 새 오른 흥에, 관객들은 눈보라 소리도 열심히 만듭니다.

400년 전, 우리 땅에서 만들어진 판소리가 러시아 고전을 품고, 프랑스 땅에 펼쳐진 놀라운 순간.

200년 된 아비뇽 오페라극장에선 기립박수와 함께 이 단어가 터져나왔습니다.

[얼쑤!]

세계 최고 권위의 공연축제, 아비뇽 페스티벌에 28년 만에 공식 초청된 판소리가 된 소리꾼 이자람의 '눈,눈,눈' 네 번 공연 모두 매진에 르몽드 1면을 비롯한 현지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습니다.

[프랑스 공영 라디오 '프랑스 퀼튀르' 인터뷰 : 이번 페스티벌에서 가장 만장일치로 매료된 공연 같아요.]

한국어를 잘 모르는 대신, 판소리에 대한 선입견도 없기에 가능했고

[이자람/소리꾼 : '이러한 아름다움이 있구나'를 엄청 놀라워하면서 판소리가 대체 뭐야? 라고 (그 다음에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소리꾼 한 명이 펼친 이야기에 저마다 상상력을 보태 완성하는, 판소리 특유의 힘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이자람/소리꾼 : 상상력의 마주침이에요. 어떤 광경을 자기의 상상력 안에서 봤고 품고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일이 얼마나 시적이고 아름다운 일인지.]

열 살 때부터 배운 전통 판소리를 토대로 20년 넘게 창작 판소리를 일궈온 이자람에겐 아득한 고전을 지금의 시간과 만나게 하는 일이 가장 흥미롭습니다.

아비뇽을 들썩이게 한 이 공연은 다가오는 가을, 한국 관객과 다시 만납니다.

[영상취재 유규열 영상편집 구영철 영상자막 성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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