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소중한, 우리가 잘하는 일로 … 상생 생태계도 청년·지역사회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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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이 상생 방식을 바꾸고 있다. 협력사에 자금을 대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나아가 각 사가 가장 잘하는 본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사회문제 해결에 직접 투입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협력사와 대리점 같은 가치사슬 안쪽에서 청년과 미래세대, 지역사회, 해외 사업장 인근까지 반경이 확장됐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산업 생태계와 인재 저변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생은 사회공헌을 넘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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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기업들이 상생 방식을 바꾸고 있다. 협력사에 자금을 대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나아가 각 사가 가장 잘하는 본업의 기술과 노하우를 사회문제 해결에 직접 투입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인공지능(AI)으로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되살리고, 목적기반모빌리티(PBV) 기술로 휠체어 이용자의 이동을 돕는 식이다. 기부금 규모가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느냐가 상생의 척도가 되고 있다.
상생 대상도 넓어졌다. 협력사와 대리점 같은 가치사슬 안쪽에서 청년과 미래세대, 지역사회, 해외 사업장 인근까지 반경이 확장됐다.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이 산업 생태계와 인재 저변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상생은 사회공헌을 넘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경영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미래 인재 육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올해 국제 수학·물리·생물 올림피아드 수상자 15명과 학부모를 사업장에 초청해 장학금을 수여했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지난 11일 수원캠퍼스에서 수학 수상자 6명에게,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13일 화성캠퍼스에서 물리 수상자 5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14일 인천 송도에서 생물 금메달리스트 4명을 격려했다.
삼성은 지난해 6월 대한수학회·한국물리학회, 올해 1월 한국생물교육학회와 후원 협약을 맺고 대표단의 선발과 교육, 대회 참가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2018년 시작한 삼성청년SW·AI아카데미(SSAFY)는 누적 수료 인원 1만1000여 명을 배출했다. 이 중 1만명에 가까운 인원이 개발자로 취업했다. 삼성은 커리큘럼을 AI 중심으로 개편한 'SSAFY 2.0'으로 프로그램을 고도화했다.
LG는 한국전쟁 참전국인 에티오피아에 한국국제협력단(KOICA) 등과 함께 2014년 'LG-KOICA 희망직업훈련학교'를 세웠다. LG전자가 운영을 맡은 이 학교는 최근 제10회 졸업식을 열었다. 올해 68명을 포함해 누적 졸업생은 679명으로 늘었고 전원이 취업하거나 창업해 취·창업률 100%를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 5월 유엔개발계획(UNDP)과 업무협약을 맺고 운영 노하우를 소말리아에 전수하기로 했다.
GS그룹은 취업준비 청년을 위한 '52g 리부트 캠프'를 서울과 여수에서 운영하며 120명에게 520시간의 실습 교육을 제공한다. 자체 AI 플랫폼 '미소(MISO)'로 참가자가 프로토타입을 직접 제작하는 과정도 넣었다. GS칼텍스는 2010년부터 화학공학 전공 학부생을 위한 엔지니어 리더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2024년 KAIST와 협약을 맺어 4년간 매년 1억원을 출연하고 있다.
협력사 경쟁력 강화도 한층 고도화되고 있다. 포스코는 포항·광양이 산업위기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되자 '포스코 동반성장지원단'을 꾸려 현장밀착 지원에 나섰다. 올해 상반기 개선 과제 109건 중 79건을 두 지역에서 발굴해 23건을 완료했다. 15개사에 컨설팅을 제공해 33억원 규모 정부 지원사업과 연결했고, 38개사를 찾아 안전역량등급 취득을 도와 10개사가 4등급 이상을 받았다.
LG화학은 원료가격 부담이 커진 중소 고객사를 위해 납품가격을 한시적으로 내렸다. 비닐·포장재 등 생활 필수 소재를 만드는 업체에 나프타 사용 비중을 따져 t당 10만~20만원을 인하했다. 저리대출 프로그램 '상생펀드' 1061억원과 신한은행과 조성한 'ESG 동반성장펀드' 1000억원 등 지난해 기준 2061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도 이어가고 있다.
효성은 올해 역대 최대인 160억원의 상생협력기금을 출연해 2013년 이후 누적 400억원을 넘어섰다. 같은 해 도입한 '올해의 협력사 특별상'은 13년간 33개 협력사가 받았다. 효성벤처스는 1000억원 규모 딥테크 투자조합 등을 운용하며 AI·물류·보안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협력사 포털 'KPOS'로 구매와 교육, 고충 접수를 통합 운영하며 공급망 ESG 평가 대상을 물류 협력사까지 넓혔다.
본업 기술을 사회적 가치로 연결하는 시도도 활발하다. SK텔레콤은 국가보훈부·독립기념관과 함께 광복 81주년 캠페인을 벌였다. 공훈전자사료관에 등록된 독립운동가 1만8776명의 기록을 자체 AI 모델 'A.X K2'로 분석하고 위치기반 데이터와 결합해 전국 10곳에 44.6㎞의 걷기·달리기 코스를 조성했다.
기아는 첫 PBV인 PV5를 기반으로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PV5 WAV(웨이브)'를 내놨다. 후면부로 타야 했던 기존 특장차와 달리 775㎜ 폭의 측면 슬라이딩 도어와 차내 수납형 2단 슬로프를 적용해 인도에서 그대로 탑승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는 2010년 시작한 '투명우산 나눔'을 17년째 이어오며 전국 3400개 학교에 160만개를 전달했고 올해는 15개국, 26개 해외 사업장 인근에도 3000개를 배포한다.
지역사회와 취약계층 지원도 꾸준하다. 한화그룹은 집중호우 피해를 본 경남 거제·통영·사천 복구를 위해 전국재해구호협회에 20억원을 기탁하고 취약계층 지원에 10억원을 추가로 냈다. 올해로 15회를 맞은 고교생 과학경진대회 '한화사이언스챌린지'에는 214개 학교, 1088개 팀이 참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구성원 급여의 1%를 모은 '1%행복나눔기금'으로 3년째 가족돌봄아동을 지원하고 있다. HS효성첨단소재는 독립유공자 후손의 주거환경을 돕는 기부 마라톤 '815런'을 3년 연속 후원했다.
[박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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