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대결' 안우진VS곽빈, 어렵게 약점만 찾아 봤습니다...여기에 주목하시면 재미 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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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투수는 없다. 아무리 강력한 공을 던지는 투수라도 기록을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조금씩 흔들리는 지점이 나온다.
그럼에도 기록은 최고 투수들의 맞대결을 조금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숫자들이 '곽빈 대 안우진'이라는 세기의 맞대결에서는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장면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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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 잡으러 가는 곽빈의 공과 유리한 고지 선점하려는 안우진의 공에 약점 있어
단점 찾기 어려운 투수들이지만 완벽할 순 없어...어디서 승부 갈릴 지 예측해 보는 재미

(MHN 정철우 기자) 완벽한 투수는 없다. 아무리 강력한 공을 던지는 투수라도 기록을 세세하게 들여다보면 조금씩 흔들리는 지점이 나온다.
29일 잠실구장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두산 곽빈과 키움 안우진도 마찬가지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 우완 투수를 다투는 두 선수의 맞대결이다. 스피드와 구위, 타자를 압도하는 능력 모두 KBO리그 최고 수준이다. 둘의 이름이 선발 예고에 나란히 올라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렘을 안겨줄 수 있는 경기다.
그렇다면 조금 다른 시선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두 투수에게 약점이 많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약점을 찾기 어려운 투수들이기 때문에 기록을 세세하게 파고들어야 했다. 그렇게 억지로라도 찾아낸 몇몇 숫자를 알고 경기를 지켜본다면 '세기의 맞대결'이 조금 더 흥미로워질 수 있다.

곽빈은 초구 피안타율이 0.425로 높았다. 볼카운트 1-0에서는 무려 0.474까지 올라갔고 2-0에서도 0.333을 기록했다. 공통점이 있다. 스트라이크가 필요하거나 스트라이크를 잡고 싶어지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초구부터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하려고 들어갔을 때, 또는 볼이 먼저 나오면서 스트라이크가 필요한 상황에서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가 곽빈의 공을 놓치지 않았다. 워낙 구위가 좋은 투수지만 타자가 스트라이크를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결과가 달랐다.

경기 초반도 곽빈에게는 고비가 될 수 있다. 투구 수 0~15구 사이 피안타율이 0.306이었다. 이후 구간에서는 높아봐야 2할대 초반에 머물렀다. 자신의 리듬을 찾고 경기에 녹아든 뒤에는 좀처럼 틈을 보이지 않았지만 경기 시작 직후에는 상대적으로 공략을 허용했다.

조금 독특한 기록도 있다. 곽빈은 병살타가 나온 뒤 피안타율이 0.333이었다.
병살은 투수에게 가장 좋은 결과 중 하나다. 주자 두 명을 한꺼번에 지우며 위기를 단숨에 정리할 수 있다. 그러나 곽빈은 병살 이후 승부에서 오히려 피안타율이 올라갔다. 급한 불을 끈 뒤 다시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작은 틈을 보였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안우진에게도 기록상 분명하게 드러나는 지점들이 있다.
가장 의외인 것은 원정 경기다.
안우진은 원정에서 평균자책점 4.76을 기록했다. 특히 29일 경기가 열리는 잠실에서는 평균자책점이 10.00까지 치솟았다. 잠실은 구장 규모가 커 일반적으로 투수에게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력한 구위를 갖고 있는 안우진에게는 더욱 편안한 구장이 될 법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안우진 역시 초구를 조심해야 한다.
초구 피안타율이 0.419였다. 곽빈의 0.425와 큰 차이가 없다. 두 투수 모두 첫 번째 스트라이크를 잡으려 할 때 상대 타자들의 적극적인 공략에 고전했다는 공통점이 나타났다.

안우진은 1-1에서 피안타율이 무려 0.481이었다. 1-1은 승부에서 상당히 중요한 카운트다. 스트라이크 하나를 더 잡으면 투수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1-2를 만들 수 있지만 볼이 되면 타자에게 편안한 2-1이 된다.
안우진이 좋은 카운트를 선점하기 위해 욕심을 냈을 때 오히려 상대 타자들에게 틈을 허용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두산 타자들이 1-1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승부할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경기가 길어졌을 때 나타나는 변화도 있다.
안우진은 6회 피안타율 0.310, 7회 0.333을 기록했다. 경기 중반까지 강력한 구위를 유지하다 투구가 길어지면서 상대 타자들에게 조금씩 공략을 허용했다. 아직 완전한 시즌이 아닌 재활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두산 입장에서는 안우진을 최대한 오래 마운드에 붙잡아두는 것이 하나의 공략법이 될 수 있다.
좋은 타자들을 상대로 고전했다는 기록도 눈에 띈다.
안우진은 3할 이상 타율을 기록 중인 타자들을 상대로 피안타율 0.358을 기록했다. 상대 팀의 에이스급 타자를 힘으로 눌러왔던 안우진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의외의 결과다. 두산 중심 타선과의 승부가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위기 이후의 투구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안우진은 역전 주자가 누상에 있을 때 피안타율이 0.400까지 높아졌다. 홈런을 허용한 뒤에도 피안타율이 0.400이었다. 위기가 만들어졌거나 불의의 한 방을 얻어맞은 뒤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는 과정에서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는 기록이다.

안우진은 1점 차로 앞선 상황에서 피안타율이 0.296이었다. 타선이 어렵게 리드를 만들어줬을 때 오히려 평소보다 많은 안타를 허용했다. 팽팽한 투수전이 예상되는 29일 경기에서는 한 점이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 키움이 먼저 점수를 뽑아준 뒤 안우진이 그 리드를 어떻게 지키느냐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또한 오늘 경기는 습도가 제법 높은 상황에서 경기가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안우진은 습도가 51~70%였을 때 4.09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했다.
물론 이 숫자들만 갖고 곽빈과 안우진에게 뚜렷한 약점이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 특히 상황별 기록은 표본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 안우진은 재활 시즌이라는 특수성까지 있다.
그럼에도 기록은 최고 투수들의 맞대결을 조금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곽빈은 초구와 1-0, 2-0, 그리고 첫 15구가 중요하다. 안우진은 초구와 1-1, 그리고 6~7회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곽빈이 먼저 점수를 내줬을 때 어떻게 버티는지, 안우진이 역전 주자를 내보내거나 홈런을 맞은 뒤 얼마나 빠르게 평정심을 되찾는지도 체크할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두 투수 모두 스트라이크를 잡으려는 순간 피안타율이 높아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곽빈의 초구 피안타율은 0.425, 안우진은 0.419다. 곽빈은 1-0에서 0.474, 안우진은 1-1에서 0.481이다. 최고 수준의 강속구를 갖고 있어도 타자가 '스트라이크가 들어올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게 만드는 순간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숫자가 보여준다.
29일 잠실에서는 최고 우완 두 명이 자존심을 걸고 맞붙는다.
누가 더 빠른 공을 던지고 더 많은 삼진을 잡느냐도 중요하다. 그러나 최고 투수들이 좀처럼 보여주지 않는 작은 틈이 언제 나타나는지를 찾아보는 것도 이 경기를 즐기는 방법이다.
초구, 볼카운트, 첫 15구, 6회와 7회, 그리고 한 점 차 승부.
평소라면 그냥 지나칠 수 있는 숫자들이 '곽빈 대 안우진'이라는 세기의 맞대결에서는 승부를 가르는 결정적인 장면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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