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백강밀 크루아상, 감칠맛 팟타이…비건으로 든든한 한 끼

2026. 8. 29.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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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리의 핫 플레이스
사진 1
햇살이 밝게 들어오는 환한 건물 앞, 연둣빛 문을 열고 들어서면 커다란 유리 진열장에 갓 구운 빵이 가득 차 있다. 바삭한 크로와상, 큼직한 사워도우, 달콤한 크림을 채운 바게트와 부드러운 치아바타 등이 놓인 선반 위로 고소한 커피 향이 퍼진다. 주방에선 손님들이 주문한 샐러드·파스타·샌드위치 등을 조리하느라 분주하다. 여느 인기 브런치 카페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풍경이지만 이곳의 특별한 점은 모든 메뉴가 동물성 재료를 전혀 쓰지 않은 비건(vegan)이라는 점이다.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비건 베이커리 앤 다이닝 ‘유알티(사진1)’는 프랑스 제빵을 전공한 김아윤 베이커와 태국 왕립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파인 다이닝에서 경험을 쌓은 한형원 셰프가 함께 운영하는 공간이다. “오래전부터 슬로푸드에 관심이 많았어요. 직업인으로서 음식을 만들며 환경과 지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우리 나름의 방법을 찾아보려고 했죠. 그 결과 무언가의 대척점이나 대안으로서가 아닌, 그 자체로 자연스럽고 맛있는 비건 메뉴를 연구하게 됐어요.”

유알티에서는 파주에서 생산된 DMZ 백강밀로 빵을 굽는다. 백강밀은 풍미가 부드러워 어떤 재료와 섞어도 잘 어울리고, 사워도우부터 페스트리까지 다양한 종류의 빵에 활용할 수 있다. 유알티의 크로와상(4000원)은 입안에서 파삭하고 부스러지는 식감이 무척 뛰어난데, 담백한 비건 버터와 두유 발효종으로 만들어 밀 본연의 구수한 풍미가 더욱 잘 살아난다. 제철 무화과를 듬뿍 올리고 상큼한 크림과 잼을 채운 무화과 크로와상(7500원)도 추천 메뉴다.

사진 2
인기 메뉴인 팟타이(1만5000원, 사진2)는 굴소스나 피쉬소스 없이도 놀라운 감칠맛이 난다. 마른 두부와 국산 콩으로 만든 템페를 넣어 풍성한 식감을 내고, 오랫동안 숙성한 전통 한식 간장에 열대 과일인 잭프루츠를 갈아 넣어 자연스러운 단맛과 복합적인 풍미를 동시에 끌어올린다. 버섯 후무스(2만7000원)는 파주 장단콩으로 만든 후무스에 화덕에서 구운 쫄깃한 버섯을 넉넉하게 올린 다음 상큼한 치미추리 소스와 은은한 향신료를 더해 속이 편안하면서도 든든한 한 끼가 된다.

지속 가능한 환경을 위해 유알티에서는 모든 식기를 빈티지 제품으로 사용하고, 다양한 국내산 로컬 음료도 소개하고 있다. “비거니즘은 거창한 게 아니에요. 쉽고 가볍게 생각하면 좋겠어요. 우리가 사는 지구에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맛있게 먹고 마시다 보면, 비건이라는 개념도 더 많은 분들께 기분 좋게 스며들지 않을까요.”

글 이나리 출판기획자, 사진 김태훈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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