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위 KTX 휠체어 낙상 사고, 개인 책임 공방에 가려진 승하차 ‘엇박자’
현직 역무원 "들뜨면 눌러줘야"
승강장 상태 따라 간격 발생 가능
수동·전동 휠체어 매뉴얼은 동일

유튜버 박위의 KTX 휠체어 낙상 사고를 둘러싼 논란은 박위의 폐쇄회로TV(CCTV) 공개 방식과 사회복무요원 개인의 행동에 집중됐다. 사고 당시 사용된 경사판 운용을 두고는 코레일의 공식 지침과 현장 설명이 엇갈린다.
코레일은 경사판을 발로 눌러 고정하라는 내용은 공식 매뉴얼에 없다고 밝혔다. 반면 현직 역무원은 실제 현장에서 경사판이 들뜨면 발로 눌러주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도 여성경제신문 취재에서 승강장 상태나 기울기에 따라 경사판과 바닥 사이에 간격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28일 본지 취재와 관련 자료를 종합하면 박위는 14일 KTX에서 수동휠체어를 타고 하차하던 중 앞으로 넘어졌다. 경사판을 내려오던 휠체어 바퀴가 승하차를 지원하던 사회복무요원의 발에 걸렸다. 당시 사회복무요원은 경사판 위에 한쪽 발을 올려놓고 있었다.

"밟으라는 지침 없다"···현장선 "눌러줘야"
코레일에 따르면 사고 당시 사용된 경사판은 펼치는 순간부터 승강장 바닥에 완전히 밀착되는 구조가 아니다. 경사판을 펼칠 때 보호자나 직원의 발이 끼이는 사고를 막기 위한 완충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여성경제신문과 통화에서 "경사판은 완충장치 때문에 완전히 바닥에 밀착되지는 않는다"며 "굳이 밟지 않아도 휠체어가 지나가면 사람과 휠체어의 무게 때문에 바닥에 밀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로 밟아야 한다는 내용은 매뉴얼에 아예 없다"고 말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다른 방식이 사용되기도 한다. 2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현직 코레일 역무원은 "대부분 기계가 딱 설치했을 때 지면과 닿지 않는다. 그걸 발로 꾹 눌러줘야 된다"고 말했다. 그대로 두면 경사판이 들뜨는 경우가 있다는 설명이다.
코레일도 경사판을 발로 누르는 사례가 있다는 점은 확인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다른 휠체어 이용객의 승하차 영상을 언급하며 "업무상 규칙은 아니지만 바닥에 닿는데도 밟고 있는 분도 있다"고 했다. 코레일에 따르면 경사판을 발로 누르는 행위는 금지사항으로 정해져 있지 않으며 이를 하도록 규정한 매뉴얼도 없다.
박위가 공개한 영상에서는 사고 뒤 현장 직원이 수동휠체어가 상대적으로 가벼워 이 같은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수동휠체어와 전동휠체어의 승하차 매뉴얼과 교육에 차이가 있는지를 묻자 코레일 관계자는 "똑같다"고 답했다.
수동휠체어의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가 경사판 들뜸의 주된 원인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사람 무게 때문에 뜨는 경우는 거의 없다. 승강장 상황이나 기울기 때문에 조금 떨어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프트 교육하지만···'매뉴얼 밖 방식'은 현장에

코레일은 기존 휠체어 리프트를 개선한 신형 장비도 개발해왔다. 신형 장비는 기존보다 기울기를 낮추고 전동 주행·제자리 회전 기능·선로 추락 방지 센서 등을 적용했다. 코레일은 2025년부터 서울역에서 신형 장비를 시범운영해왔으며 지난 3월 올해 하반기부터 전국 역으로 순차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코레일 관계자는 본지에 "올해 시연회까지 했고 연말부터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형 장비 개발은 박위 사고 이전부터 추진된 사업이다.
한편 박위가 사고 CCTV를 어떻게 확보했는지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서는 코레일이 촬영 당사자의 영상 열람과 사본 발급 자체는 제도상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따라 당사자는 자신의 영상 열람과 사본을 요구할 수 있고 제3자가 포함된 경우 모자이크 등 비식별화 조치를 거쳐 제공한다. 다만 이를 유튜브에 공개한 행위에 대해서는 별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고 이후 논란은 박위의 영상 공개와 사회복무요원의 발 위치 등 개인의 행동을 중심으로 크게 번졌다. 하지만 CCTV 사본 발급 자체는 제도상 가능한 절차였고 경사판을 발로 누르는 방식은 공식 매뉴얼에는 없지만 실제 현장에서 사용되는 사례가 확인됐다. 코레일도 승강장 여건에 따라 경사판과 바닥 사이 간격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잘잘못과 별개로 승강장별 여건에서 발생하는 간격에 현장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이를 현재 매뉴얼과 교육이 충분히 다루고 있는지가 이번 사고 이후 남은 문제다.
☞비식별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도록 개인정보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삭제하거나 다른 정보로 대체하는 조치를 말한다. CCTV 영상에서 제3자의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방식 등이 이에 해당한다.
여성경제신문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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