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장기연체자 또 구제…청년전용 대출도 2배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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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최대 6조 원에 이르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의 연체 채권 정리에 나선 것은 금리 인상기 취약층의 금리 부담이 경제 뇌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조치다. 하지만 7년 이상 연체된 채권을 정리하는 새도약기금이 출범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또다시 정부 주도의 빚 탕감 정책이 시행되는 것을 두고 도덕적 해이와 형평성 우려도 적지 않다.
7년 이상 연체된 채권을 대상으로 한 새도약기금이 지난해 10월 출범한지 10개월이 지난 시점 정부가 지원 대상을 3년 이상 연체채권으로 확대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또다시 발표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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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이상 연체채권까지 일괄소각
성실상환자에 금리 0.3%P 우대도
내수진작 근본대책 없는 대증요법
잦은 채무 조정에 모럴해저드 우려

정부가 최대 6조 원에 이르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의 연체 채권 정리에 나선 것은 금리 인상기 취약층의 금리 부담이 경제 뇌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조치다. 하지만 7년 이상 연체된 채권을 정리하는 새도약기금이 출범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또다시 정부 주도의 빚 탕감 정책이 시행되는 것을 두고 도덕적 해이와 형평성 우려도 적지 않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코로나19 피해로 3년 넘게 연체된 소상공인의 대출 채권을 적극 조정해주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렸던 2020~2023년 실행된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는 약 359조 원이며 이 중 약 155조 원(43%)이 현재 미상환된 상태다. 현재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 규모는 6조 3000억 원 수준이다. 정부는 2023년 6월 이전에 연체가 발생해 현재까지 연체 상태에 있는 채권을 적극 조정해준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국회의 예산 논의와 맞물려 구체적인 지원 대상과 소각·조정 방식을 확정할 예정이다. 정부가 최대한 적극적으로 채무조정을 할 계획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규모는 5조~6조 안팎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정부는 대규모 빚탕감에 대해 “공동체를 위해 생업을 희생한 분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새출발기금 운영경험을 근거로 고의로 빚을 갚지 않다가 감면받은 사례는 미미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방역 조치로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던 받았던 소상공인들이 채무 부담을 딛고 일어설 수 있게 돕겠다는 것이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인 매출 감소, 자금 사정 악화가 이어지면서 금융권의 개인사업자 연체율은 2023년 말 기준 1.2%, 2025년 말 1.81%, 올해 3월 말 2.05% 등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 달부터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향후 금융권의 건전성 우려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의 부실이 확산되기 전에 취약층 채무를 정리래 경제 활동 복귀를 지원하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빚 탕감 정책에 대한 우려도 크다. 7년 이상 연체된 채권을 대상으로 한 새도약기금이 지난해 10월 출범한지 10개월이 지난 시점 정부가 지원 대상을 3년 이상 연체채권으로 확대한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또다시 발표한 것이기 때문이다. 새도약기금을 통해 이미 113만 명의 빚을 탕감해주기로 한 상태다. 정부가 주기적으로 기금을 만들어 개인 채무자들의 빚을 소각해주는 것은 해외에서도 찾이 힘든 사례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내수 진작이라는 근본적인 대책 없는 빚 탕감 정책은 미봉책”이라며 “성실하게 돈 갚으면 더 큰 사업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주는 신용사회의 원칙을 흔드는 것은 경제 운영 시스템에 심각한 문제를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 공공기관들도 올해 하반기 20년 이상 장기 연체채권 일괄 소각에 나선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장기 미상환 특수채권 162억 원 어치를 최초로 소각하며 대표이사 등 연대보증인 채무도 함께 소멸시킬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성실상환자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성실상환 차주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해 형평성 문제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실하게 상환하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스텝업 특례보증 보증료율 우대폭을 0.3%에서 0.4%로 확대하고 수출입은행은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기업이 연체 없이 상환하면 이자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0.3%포인트의 우대금리와 한도 2억 원 상향의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다.
수출입은행은 우량 중소기업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신속특례대출(500억 원)과 기술특례대출(1000억 원)을 내달 출시하고,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의 보증료를 대납(연 최대 1.5%)해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와 별도로 한국은행은 30조 원 규모의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를 개편해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늘린다.
중·저신용자를 위한 서민금융 상품 공급도 크게 늘린다. 정책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은 올해보다 3000억 원 많은 6조 2000억 원을 내년에 공급한다. 청년을 대상의 미소금융 대출 한도는 현행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2배 상향한다. 청년 미소금융 이용 대상에 연소득 3500만 원 이하인 신용평점 하위 50% 이하 차주도 추가해 청년층의 자금 수요도 충족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금리 인상기 금리 변동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은행권의 10년 이상 순수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 출시도 유도할 예정이다. 금융계의 관계자는 “금리상승기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반복되는 빚탕감과 정책서민금융상품의 공급확대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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