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도 내 편” 자신감 얻은 장동혁…연찬회서 드러난 ‘뉴장동혁’?

정윤경 기자 2026. 8. 28. 16:4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8월27일 연찬회에서 장동혁 대표를 향한 쇄신 요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장 대표가 이른바 징계 정치로 반대파의 힘을 빼고 당협위원장 재선출로 지역 조직을 다시 짜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당내 공론장까지 장 대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을 연찬회에 초청한 사람은 정점식 원내대표였다.

유용원 의원도 라디오에서 장 대표가 원톱 체제 강화보다 통합의 메시지를 내놨어야 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연찬회 취재기] ‘원팀’ 구호 뒤 선명해진 국민의힘의 새 중심과 주변부
들뜬 당권파, 늦게 오고 일찍 떠난 비당권파…달라진 ‘권력의 공기’
정점식이 초청한 박근혜마저 장동혁의 자산으로?…朴 “분열 안 된다” 결속 주문
옳든 그르든 ‘장동혁의 판’으로 재편되는 당?…한동훈·오세훈 공간 점점 좁아져

(시사저널=정윤경 기자)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8월27일 연찬회에서 장동혁 대표를 향한 쇄신 요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과 비당권파 징계에 대한 비판, 당협위원장 재선출을 둘러싼 반발도 공개적으로는 터져 나오지 않았다. 대신 행사장을 채운 말은 '하나'와 '원팀', '결속'이었다. 그러나 '원팀'을 외친 연찬회는 역설적으로 장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주류와 그 바깥으로 밀려난 주변부를 선명하게 드러냈다.

연찬회장을 장시간 지켜보면서 감지된 것은 당내 권력의 공기가 달라졌다는 점이었다. 당권파 인사들의 표정은 밝고 들떠 있었지만, 친한계 등 비당권파 의원들은 불참하거나 늦게 왔다가 일찍 떠났다. 장 대표를 향한 비판은 사라지고 그가 정한 의제와 구호가 당의 전면을 채웠다.

정점식 원내대표가 초청한 박근혜 전 대통령마저 결과적으로 장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는 분석이 많다. 박 전 대통령의 "내부의 분열만큼 무서운 적은 없다"는 말은 장 대표를 직접 지지했다라기 보다는 원론적인 메시지로 보였지만, 장 대표는 이를 현 지도부에 힘을 실어준 메시지로 끌어안으며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쌓는 모습이었다. 정 원내대표가 마련한 무대에서 정치적 과실은 장 대표가 가져간 셈이다.

장 대표가 이른바 징계 정치로 반대파의 힘을 빼고 당협위원장 재선출로 지역 조직을 다시 짜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당내 공론장까지 장 대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그만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비집고 들어올 정치적 공간도 좁아졌다. 옳든 그르든, 좋든 싫든 국민의힘 안에서 장 대표를 둘러싼 권력의 질서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이번 연찬회는 '뉴장동혁'의 흐름이 선명하게 드러난 자리로 보였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월27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손팻말에도 없었던 '장동혁 쇄신'

연찬회 초입에 진행된 손팻말 촬영은 달라진 국민의힘 내부의 공기를 압축적으로 보여줬다. 의원들은 국민의힘이 나아갈 방향을 손글씨로 적어 카메라 앞에 섰다. 민생과 청년, 단합과 대여 투쟁을 강조한 문구는 이어졌지만 장 대표에게 쇄신이나 변화를 요구하는 표현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당의 공식 행사에서 대표 퇴진이나 지도부 쇄신을 대놓고 요구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방선거 패배와 비당권파 징계, 당협위원장 재선출 논란 직후 열린 자리에서도 관련 문제 제기가 거의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별개의 문제다. 비판이 해소됐다기보다 연찬회장 안에서만큼은 묻혔다고 보는 편이 현장 분위기에 가까웠다.

당권파 인사들의 표정에서는 자신감이 읽혔다. 새로 임명된 임이자 정책위의장과 박충권 수석대변인, 장 대표 체제에서 국회에 입성한 김태규·윤용근 의원, 6월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던 조정훈 의원은 한층 밝고 들뜬 모습이었다. 연찬회 사회를 맡은 최수진 의원과 결의문을 낭독한 조지연 의원의 표정에서도 활기가 묻어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참석도 당초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박 전 대통령을 연찬회에 초청한 사람은 정점식 원내대표였다. 정 원내대표는 지난 19일 대구 달성군 사저를 찾아 직접 참석을 요청했다. 장 대표와 주요 당무를 놓고 이견을 보여온 정 원내대표가 보수 진영의 상징적 인물을 앞세워 자신의 정치적 공간을 넓히려 한다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현장에서 박 전 대통령의 등장은 장 대표를 견제하는 장면으로 읽히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장 대표와 함께 행사장에 들어섰고, 의원들은 도열해 그를 맞았다. 장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을 들으면서 여러 차례 감정이 북받친 듯한 표정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은 "밖의 적을 상대로 싸울 때 우리 내부의 분열만큼 무서운 적은 없다"며 "서로를 증오하거나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특정 계파나 인물에게 힘을 실은 발언은 아니었다. 그러나 장 대표가 비당권파 징계와 당협위원장 재선출을 밀어붙이고 있는 시점에 나온 '분열 자제' 주문은 결과적으로 현 지도부의 결속 논리에 흡수됐다.

정 원내대표가 박 전 대통령을 초청했지만 현장에서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한 쪽은 장 대표에 가까웠다. 장 대표가 실제로 어떤 생각을 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으나 그의 표정과 현장 분위기에서는 '박 전 대통령도 현 지도부에 힘을 실어줬다'고 받아들이는 듯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박 전 대통령의 의도와 무관하게 '박근혜의 메시지'는 연찬회장에서는 그렇게 소비됐다.

8월27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장동혁 대표가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동훈·오세훈 비집고 들어갈 틈 좁아져

참석자들의 동선은 말보다 직접적으로 당내 온도 차를 드러냈다. 연찬회 시작 당시 불참자로 파악된 인물 가운데는 비당권파 인사가 다수 포함됐다. 일부는 뒤늦게 행사장을 찾았지만 친한계 의원 상당수는 늦게 도착하거나 일찍 자리를 떠났다.

당원권 정지 2년 징계를 받은 진종오 의원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원권 정지 2년6개월 징계를 받은 조경태 의원은 참석했지만 표정과 몸가짐은 이전과 달랐다. 주변 의원들이 반갑게 맞거나 힘을 실어주는 모습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 장 대표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인사가 징계 이후 당 안에서 얼마나 위축됐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연찬회 참석자 수보다 선명했던 것은 누가 중심에 있었고, 누가 주변으로 밀려났는지였다. 당권파는 장 대표 곁에 모여 밝은 표정을 지었고, 비당권파는 자리를 일찍 뜨는 모습이었다. '원팀'을 외친 연찬회가 오히려 국민의힘 내부의 새로운 중심과 주변을 드러냈다.

이러한 분위기에는 전조가 있었다. 장 대표는 하루 전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에 앞서 자신의 모두발언이 묻히지 않도록 관련 내용을 중심으로 질문해 달라는 취지로 기자들에게 말했다. 당협위원장 직선제와 '당원 중심 정당' 구상에 초점이 맞춰지기를 바란다는 요구였다.

기자들의 질문을 통제할 수는 없었지만 자신이 만든 의제를 뉴스의 중심에 놓으려는 의지는 분명했다. 대표 퇴진론이나 비당권파 징계 문제보다 자신이 제시한 혁신안을 전면에 세우려 한 것이다. 다음 날 연찬회 분위기도 비슷했다. 장 대표가 만든 '단일대오'와 '대여 투쟁'의 구호는 반복됐지만 장 대표 본인의 책임과 쇄신을 묻는 목소리는 설 자리를 얻지 못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월27일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소노캄 고양에서 열린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발언에 박수를 치고 있다. ⓒ 연합뉴스

연찬회장 밖에서만 터진 쓴소리

이 흐름이 국민의힘에 득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장 대표를 중심으로 한 결속이 대여 투쟁의 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반론과 쇄신 요구가 묻히면서 당의 외연을 더욱 좁힐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의 지지율이나 국민의힘의 확장성이 뚜렷하게 개선됐다고 판단할 근거도 부족하다.

다만 당내 경쟁자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은 이전보다 좁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한동훈 전 대표의 복당은 장 대표 체제 아래에서 멈춰 있고,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조하는 중도 확장론도 당의 중심 의제가 되지 못하고 있다. 장 대표가 이들과 직접 싸워 이겼다기보다 두 사람이 들어와 싸울 공간 자체가 줄어드는 모양새다.

물론 연찬회장 밖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4선 김태호 의원은 SNS에 "강성 지지층의 박수만으로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적었다. 유용원 의원도 라디오에서 장 대표가 원톱 체제 강화보다 통합의 메시지를 내놨어야 한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그러나 의원들이 얼굴을 맞댄 연찬회장 안에서는 이 같은 문제 제기가 이어지지 않았다. 당내 비판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공개적으로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좁아진 셈이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