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가 무너졌다.. 네팔 홍수 원인 알아보니

홍성민 2026. 8. 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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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와 암석 붕괴가 강타한 히말라야...순식간에 돌변한 물의 위력
한국인 9명 연락두절…수력발전소 현장 구조 작업에 총력
온난화에 산림 훼손까지…히말라야 재난 위험 키운 복합 요인
[지데일리] 히말라야가 무너졌다. 거대한 빙하와 암석이 산비탈을 타고 강으로 쏟아지면서 순식간에 물과 토사가 계곡을 집어삼켰다. 
히말라야 지역에서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며 대규모 돌발홍수가 발생해 389명이 사망하고 1200명 이상이 실종됐다. 한국인 9명도 연락이 끊겼다. 기후변화와 무분별한 개발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픽사베이

수백 명이 목숨을 잃고 1200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된 가운데 한국인 9명까지 연락이 끊기면서 네팔의 대형 재난이 한국 사회에도 충격을 던지고 있다. 특히 이번 참사는 기후변화로 불안정해진 고산지대에 개발과 인프라 건설이 겹치면서 재난의 규모가 커졌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26일 네팔 중북부 히말라야 지역에서는 대규모 빙하·암석 붕괴 이후 돌발홍수가 발생했다. 강을 따라 밀려 내려온 얼음과 암석, 토사가 물과 뒤섞이면서 거대한 토석류를 형성했고 하류 지역의 주거지와 도로, 교량, 발전시설 등을 휩쓸었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당시 관측된 진동이 처음 알려진 지진이 아니라 랑탕 리룽산 인근에서 발생한 빙하 붕괴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붕괴 과정에서 발생한 에너지는 규모 5.2 지진에 해당했으며, 토석류와 홍수는 약 100㎞를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인 피해도 확인되고 있다.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과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 등 9명이 네팔 라수와 지역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연락이 끊겼다. 한국 정부는 구조와 수색을 지원하기 위해 긴급 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같은 현장에 있던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10명은 안전이 확인됐지만 현지에 고립돼 구조를 기다린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업은 트리슐리강에 건설되는 216㎿급 수력발전소로, 이번 홍수로 공사 일정에도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

이번 재난의 배경에는 급격한 기후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히말라야 지역의 기온 상승은 빙하를 빠르게 녹이고 빙하호의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얼음과 영구동토층의 안정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빙하가 녹는 과정에서 산악지형의 암석을 붙잡아주던 얼음이 약해지면 대규모 산사태와 빙하 붕괴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 발표된 연구 역시 온난화로 히말라야·카라코람 지역의 빙권이 후퇴하면서 빙하호 붕괴홍수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인간의 개발 방식도 재난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삼림 훼손과 도로 개설, 산악지역의 무리한 개발은 경사면을 약화시키고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 토사 유출을 확대할 수 있다. 

특히 네팔은 산악지형과 좁은 계곡, 급격한 하천 경사를 갖고 있어 대규모 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이동하면 피해가 넓은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연구에서도 네팔의 홍수와 산사태가 강한 몬순성 강우, 취약한 지질, 험준한 지형, 인간의 거주와 개발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재난의 전조를 감지하고도 대응할 시간이 극도로 짧다는 데 있다. 빙하 붕괴는 수시간 또는 수분 만에 하류의 수위를 급격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 

이번에도 수위가 짧은 시간에 크게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악지역 곳곳에 설치된 조기경보 시스템과 위성·지진 관측망을 촘촘하게 연결하고, 위험 지역의 개발과 건설에 대한 사전 안전성 검토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참사는 자연재해라는 말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온난화로 위험성이 커지는 산악환경에 인간의 개발과 인프라가 결합하면서 피해 가능성이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 규모와 실종자 수는 구조 작업이 진행되면서 계속 달라질 수 있지만, 이번 재난이 던지는 경고만큼은 분명하다. 히말라야의 얼음이 녹는 속도를 기후변화의 지표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그 변화가 사람과 산업시설, 도시와 국경을 어떻게 위협하는지까지 살펴야 할 시점이다. 

한 환경단체 관계자는 "기후위기 시대의 재난 대응은 사고가 발생한 뒤 구조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위험을 미리 찾아내고 사람이 위험지역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예방 중심의 체계가 시급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