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시총 8.74% 급등.. AI 거품론 잠재우나

정용진 2026. 8. 28.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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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하루 새 시총 610조원 증가...역대 두 번째 규모 기록
매출 106% 폭증한 엔비디아, AI 반도체 수요 강세 재확인
나스닥·S&P500 동반 상승...엔비디아가 기술주 상승 견인
AI 투자 지속성·고평가 논란에 엔비디아 성장세 시험대
[지데일리] 엔비디아가 하루 만에 시가총액 610조원을 불렸다. 
사진=엔비디아

글로벌 증시 역사상 손꼽히는 규모의 기업가치 증가다. 인공지능(AI) 투자 열기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가 반복되는 가운데 엔비디아가 압도적인 실적과 성장 전망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방향을 다시 틀어놓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 주가는 현지시간 27일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8.74% 급등했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4420억 달러, 우리 돈 약 610조원 증가했다. 단일 기업의 하루 시총 증가액으로는 역대 두 번째 수준이다. 앞서 마이크로소프트가 기록한 약 4500억 달러의 증가폭에 근접한 수치다.

시장을 움직인 핵심은 하루 전 발표된 실적이었다. 엔비디아의 2027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962억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06% 증가했다. 시장 예상치였던 약 922억 달러도 크게 웃돌았다. 순이익은 596억9,000만 달러로 126% 늘었으며, 조정 주당순이익도 시장 전망을 상회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사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 달러로 전년보다 117% 증가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엔비디아가 공급하는 AI 가속기에 대한 클라우드 업체와 AI 기업들의 수요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시장의 관심은 분기 실적보다 향후 성장 전망으로 빠르게 이동했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미래 전망은 투자자들의 기대를 더욱 끌어올렸다. 회사는 다음 분기 매출을 1080억 달러 수준으로 예상했으며, 2028년 1월 종료되는 회계연도에는 매출이 약 7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가가 예상했던 성장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경영진의 자신감이 숫자로 제시되면서 투자자들은 AI 투자 사이클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에 베팅했다.

이번 상승은 엔비디아 한 종목에만 머물지 않았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1.57% 오른 2만6541.35에 거래를 마쳤고, S&P500지수도 0.72% 상승한 7730.99를 기록했다. 기술주와 AI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엔비디아의 실적이 미국 증시 전반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리는 모습이 나타났다.

그러나 엔비디아의 질주를 마냥 낙관하기에는 위험요인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높은 성장률이 앞으로도 유지될 수 있느냐다. 매출 규모가 이미 연간 수천억 달러 수준으로 커진 만큼 지금과 같은 세 자릿수 성장세를 지속하려면 막대한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돼야 한다. AI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투자비용에 걸맞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면 데이터센터 투자 열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을 가능성도 있다.

공급망 문제와 메모리 가격 상승, 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 규제도 부담이다. 엔비디아는 AI 칩 수요를 충분히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고대역폭 메모리 등 핵심 부품 공급 부족은 비용과 생산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주요 고객사들이 자체 AI 칩 개발에 나서면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무엇보다 엔비디아의 시총이 워낙 커지면서 한 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고 있다. 엔비디아가 웃으면 기술주가 동반 상승하지만, 반대로 성장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증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AI 산업의 성장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인 동시에 특정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고 있다는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610조원 증가는 AI 시대의 거대한 자금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엔비디아의 실적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앞으로 시장이 확인하려는 것은 더 높은 숫자가 아니라 그 성장세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는지다. AI 투자 열기가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으로 이어지는지, 막대한 인프라 투자가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연결되는지가 엔비디아의 다음 주가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