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 “공소 취소 국민 뜻 살펴야”, 의원 100명이 추진한 건 뭐였나

민주당 김한규 원내정책수석이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 관련 특검법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를 덜 얻는 법안을 (처리)할 수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고도 했다. 친명인 박성준 수석대변인도 ‘특검법 9월 처리’를 언급했다가 “지도부 논의 테이블에 있지 않다”고 한 발 물러섰다. 두 사람은 ‘공소 취소용 특검법’의 공동 발의자다. 특검법을 다루는 국회 법사위의 여당 의원 10명 중에도 1명만 ‘공소 취소권을 넣어야 한다’는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혔다고 한다.
지난 4월 민주당 의원 105명이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를 위한 의원 모임’에 이름을 올렸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의석수에 육박하는 국회 최대 규모 모임이다. 이들은 “검찰의 조작 기소를 밝혀 공소 취소하는 것이 사법 정의 실현”이라고 했다. 공소 취소 1000만 서명 운동도 추진했다.
김민석 당 대표는 전당대회 막판 인터뷰에서 “잘못된 기소인데도 재판을 통해 해결하라는 것은 폭력이고 야만”이라고 했다. 자신이 당선되면 공소 취소를 통해 대통령의 재판 자체를 없애겠다는 다짐이다. 지난주 노웅래 전 의원이 무죄 판결을 받자 여당은 “조작 기소”, 이 대통령은 “정치 검찰의 기소”라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최저치를 찍으며 급속도로 하락하자 분위기가 급변했다. 친명 내부에서도 공소 취소는 “국민 의견을 충분히 들어야 한다”며 주춤대는 것이다.
‘공소 취소 특검법’은 애초 위헌 논란이 컸다. 특검은 이 대통령이 기소된 모든 사건을 뒤집을 수 있는데 그 임명은 대통령이 한다. 피의자가 자신을 심판할 재판관을 임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특검 사건을 맡을 영장전담 법관을 별도로 지정하라는 내용은 사법부 독립이란 헌법 정신과도 충돌한다. 민주당 우군인 진보·좌파 법학계조차 비판했을 정도다.
민주당은 넉 달 전만 해도 공소 취소 연판장에 앞다퉈 이름을 올렸다. 대통령 눈치를 살피느라 반대 목소리는 무시했다. 그런데 지금은 ‘국민 여론’을 내세우며 슬그머니 발을 빼고 있다. 지지율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법이라면 이미 법이라고 부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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