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 국장 '극비 방러'…"미국, 젤렌스키 정권 붕괴 우려"

이유 에디터 2026. 8. 2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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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미 국방부 관리 "우크라, 전쟁 지속할 수 없어"
'7시간 체류' 푸틴 못 만나…러 정보국장과 회동
"국가 존립 등 우크라 문제들 갈수록 악화"
'우크라 장악·젤렌스키 축출 말라' 경고 가능성
트럼프, CIA 국장 방러에 "준 정례적 방문"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최근 모스크바 극비 방문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정권이 붕괴 직전에 있을 가능성을 우려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젤렌스키 정권의 교체와 우크라 장악과 관련해 러시아에 경고하기 위한 것도 하나의 이유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낸 스티븐 브라이언은 홍콩의 <아시아 타임스> 27일 자 기고에서 이렇게 쓰고 "죽어가는 우크라이나라는 아이디어는 주류 언론에 나오지 않지만, 우크라가 더 이상 전쟁을 지속할 수 없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31일 미국 메릴랜드주 서몬트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린 내각회의를 마치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6. 07. 31 [로이터=연합뉴스]

랫클리프 CIA 국장, 극비리 모스크바 방문
'7시간 체류'…푸틴은 못 만나고 보고받아

CBS 방송과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랫클리프 국장은 미 공군 보잉 C-17A 글로브마스터Ⅲ 수송기를 타고 지난 23일 워싱턴 D.C. 인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를 떠나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 들른 뒤 모스크바로 향했다. 러시아 시각으로 같은 날 오전 10시께 착륙했으며, 오후 5시께 이륙한 걸로 알려졌다. CIA 국장의 러시아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와 2기를 합쳐서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랫클리프의 러시아 정보기관과의 만남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랫클리프를 만나지는 않았지만, 관련 보고는 받았다고 덧붙였다. 랫클리프가 만난 상대는 세르게이 나리슈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브라이언은 이 글에서 랫클리프가 바로 모스크바로 가지 못하고 라트비아의 리가를 들르고, C-17A의 러시아 상공 통과를 위해 우크라에 드론 공격 중단을 요청했으며, 러시아 측에도 협조를 요청한 점 등을 거론하면서 랫클리프가 러시아로부터 방문 승인도 받기 전에 모스크바로 떠났을 만큼 "매우 긴급한 출장"이었다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을 포함해 최고위급 만남을 목표로 했을 공산이 크지만, 러시아 측은 랫클리프의 방문을 전혀 반기지 않은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브라이언은 "CIA 국장을 예고도 계획도 없이 모스크바로 출장 보내는 건 전례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속 우크라이나 남부의 미상 지역 전선 진지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우크라 대통령실 공보실이 2026년 8월 26일 배포. [AFP=연합뉴스] 

전 미 국방부 관리 "우크라, 전쟁 지속할 수 없어,
미국, 젤렌스키 정권 붕괴 우려한 경고성 방문"

그럴 정도로 '매우 긴박한 사정'이 있었을 것이고, 그건 우크라의 내부 사정과 관계된 것일 것으로 그는 봤다. 브라이언에 따르면, CIA가 우크라 내부 상황 관련 정보를 확보하고, 랫클리프가 러시아의 우크라 장악을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하고자 모스크바를 찾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랫클리프의 임무는 ▲ 젤렌스키 정권 축출하지 않도록 러시아 설득 ▲ 우크라 장악 저지 ▲ 친러시아 정권으로 교체 저지 등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브라이언은 "우크라 측 정보를 토대로 한 '성공' 스토리들이 많은 미국 언론을 도배하고 있지만, 심지어 국가로서의 존립 등 우크라의 문제들이 갈수록 악화한다는 수많은 징후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보는 우크라 내부 상황은 심각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러 강경 자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선거 실시 목소리는 커지고 부패 스캔들도 젤렌스키 정권을 압박하고 있다. 전시 상황에서 젤렌스키는 국방부 장관인 미하일로 페도로프를 해임했고, 우크라 총사령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장군도 잘랐다. 또한 방공망이 부족하고 재정 상태도 심각하다. 그리고 러시아가 우크라 남부의 오데사와 그 주변 항구를 봉쇄함으로써 우크라의 농산물과 원자재 수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27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손상된 주택들 옆을 한 주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6. 08. 27 [로이터=연합뉴스]

"국가 존립 등 우크라 문제들 갈수록 악화"
트럼프, CIA 국장 방러에 "준 정례적 방문"

오데사 본항과 초르노모르스크, 피우덴니를 포함한 '대 오데사 항만권'은 흑해로 가는 주요 해상 관문이다. 이곳을 통해 밀, 옥수수, 보리, 해바라기유 등 우크라 농산물의 90%가 유럽, 아프리카, 중동으로 수출된다. 러시아의 봉쇄로 인해 우크라는 25억 달러의 수출 손실을 보고, 농민들도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브라이언은 예상했다.

미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26일 자 기사에서 익명의 취재원들을 인용해 랫클리프는 러시아를 상대로 나토 회원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키지 말고 이란에 대한 군사·경제 지원 축소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랫클리프는 특히 나토 회원국 중 '발트 3국'으로 통칭되는 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를 거론하며 긴장 고조 자제 촉구했다는 것이다.
7일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뱌체슬라프 볼로딘 국가두마(하원) 의장,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 세르게이 나리슈킨 대외정보국(SVR) 국장(왼쪽부터 오른쪽 순), 그리고 다른 국가안보회의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 08. 07 러시아 대통령 공보실 제공.  [타스=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보수 성향 라디오 '글렌 벡 프로그램'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우리는 그 전쟁을 종식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솔직히 그들(러시아·우크라이나) 모두 지금 시점에서 종전을 원하고 있다"면서 랫클리프의 모스크바 방문을 "일종의 준 정례적 방문"이라고 말했다.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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