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한은 총재, 물가 잡을 '호미' 꺼냈다…추가 인상도 시사

박미라 기자 2026. 8. 27.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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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오름세 장기화 우려…선제 대응 강조
"금리로 집값 잡는 건 무리"…환율 안정엔 긍정적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뉴시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연속 올린 가운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뒀다. 물가 오름세가 더 확산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향후 더 큰 긴축에 따른 경제적 비용을 줄이겠다는 판단이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p) 인상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 오름세에 대한 판단"이라며 "소득여건 개선과 강한 성장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물가 오름세가 보다 광범위해지고 장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7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금리를 올린 배경으로 선제 대응을 강조했다. 물가 압력이 경제 전반으로 번진 뒤 금리를 더 큰 폭으로 올리기보다 조기에 대응하는 편이 경제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신현송 총재는 "선제적 대응은 기대인플레이션을 제어하고 물가 오름세가 좀 더 확산하기 전에 조기 대응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경제에 미치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는 표현이 있는데, 그만큼 비용이 커진다는 얘기로 저희는 호미로 정책을 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선제적인 금리 인상이 기대인플레이션을 조기에 안정시키면 결과적으로 긴축의 강도와 기간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의 금리 인상이 단기적으로 경기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대응이 늦어져 더 강한 긴축이 필요한 상황보다는 성장에 미치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환율 안정도 조기 금리 인상의 효과로 제시했다. 신 총재는 "선제적이고 조기 대응하면 통화정책이 시장의 중심을 잡아주고 그만큼 환율 안정에도 기여한다고 생각한다"며 "환율이 많이 안정됐지만 아직도 예년 환율에 비해서는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원화 가치가 추가로 회복될 경우 수입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 압력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했다. 신 총재는 "환율이 내려가면 수입물가 상승률도 상당 부분 상쇄될 것으로 보고 물가 안정에도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상은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완화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한은은 보고 있다. 다만 통화정책만으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신 총재는 "금리로 집값을 잡는 것은 무리"라면서도 "통화정책만으로 잡을 수는 없지만 가파른 주택가격 상승세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거시건전성 정책과 통화정책 간 공조도 강조했다. 신 총재는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은 상호보완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한은 정책만으로 금융안정을 담보할 수는 없다"며 금융당국과의 정책 공조를 통해 금융안정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에서는 황건일 금통위원이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신 총재는 이를 "전반적인 공감대 안에서의 전술적인 차이"라고 평가했다. 물가와 금융안정 위험에 대응해야 한다는 큰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금리 인상 시점을 놓고 판단이 갈렸다는 설명이다.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해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 총재는 "완만한 인상세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금통위원들의 향후 6개월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점도표 중간값은 3.25%로, 현재보다 0.2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신 총재는 "점도표를 보면 중간치가 3.25%로 지금보다 한 번 더 인상을 예상하고 있지만 이번에 두 번 인상했기 때문에 효과를 봐야 한다"며 "선제적으로 두 번 인상했기 때문에 그만큼 환율도 내리고 수입물가와 인플레이션도 안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미라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