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오파칼림 도입으로 블록버스터 2개 갖춘 바이오텍 될 것”

안겸비 기자 2026. 8. 2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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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서 오파칼림 후보물질 도입 관련 기자간담회 개최
약 1조1000억원 규모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도입… “오는 2029년 미국 출시 기대”
26일 오후 SK바이오팜 기자간담회에서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이 발표하고 있다. (안겸비 기자)

SK바이오팜이 1조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멀티 프로덕트’ 제약사로의 전환에 나선다. 기존 신약 ‘엑스코프리’와 새로 도입한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BHV-7000)’을 양대 축으로 뇌전증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중추신경계(CNS) 강자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26일 오후 SK바이오팜은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오파칼림 도입의 전략적 의미와 향후 개발 계획에 대해 발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앞서 SK바이오팜은 미국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오파칼림과 관련 신약 개발 플랫폼에 대한 라이선스 인 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총 계약 규모는 약 1조995억원(7억9500만달러)으로, 이 중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5532억원(4억달러)이다.

오파칼림은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조절하는 칼륨채널 활성화 기전을 가진 후보물질로, 뇌전증 환자의 부분발작을 대상으로 개발 중이다. 현재 임상 2상과 3상이 진행 중이며, 회사는 임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오는 2029년 미국 시장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동훈 SK바이오팜 사장은 이번 후보물질 도입이 회사가 지난 3년간 그려온 ‘빅 바이오텍’ 청사진의 연장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SK바이오팜은 2023년 7월 뇌전증 신약 ‘엑스코프리’의 뒤를 이을 제품을 확보하고, 방사성의약품(RPT)과 표적단백질분해(TPD) 등 차세대 모달리티에 투자해 복수의 성장동력을 갖추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 사장은 “단일 제품 중심 바이오텍과 멀티 제품을 갖춘 바이오텍은 하늘과 땅 차이”라며 “두 개의 블록버스터에서 나오는 풍부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영업망을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점도 강점으로 꼽았다. 이 사장은 “엑스코프리와 오파칼림을 같은 뇌전증 환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면 기존 세일즈·마케팅 조직을 그대로 활용하면서 매출은 더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뇌전증 사업의 외연을 질환조절치료제(DMT)와 희귀 뇌전증 영역까지 넓히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 사장은 “뇌전증에는 질환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제가 없다”며 “반드시 DMT 영역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뇌전증은 발작 양상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희귀질환 영역에서도 적응증 확장이 필요하다”며 “향후 이 영역에서 인수나 투자를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뇌전증과 CNS 분야의 가장 강한 플레이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26일 오후 SK바이오팜 기자간담회에서 질의응답 세션이 진행되고 있다. 발언자는 유창호 SK바이오팜 전략부문장. (안겸비 기자)

이어 유창호 SK바이오팜 전략부문장은 엑스코프리와 오파칼림이 서로 다른 강점을 바탕으로 뇌전증 치료 시장에서 상호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발작 억제 효과가 중요한 환자에게는 강력한 약효를 지닌 엑스코프리를, 약물 부작용에 민감해 안전성과 내약성이 중요한 환자에게는 오파칼림을 활용하는 방식이다.

유 부문장은 “뇌전증은 환자마다 필요한 약이 모두 다르다”며  “단순히 오파칼림의 매출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엑스코프리와 오파칼림을 합한 SK바이오팜의 뇌전증 포트폴리오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나다 제약사 제논파마슈티컬스가 개발 중인 뇌전증 치료제 ‘아제투칼너’와의 경쟁에 대해서는 오파칼림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차별점으로 꼽았다. 제논은 오파칼림과 마찬가지로 칼륨채널을 표적으로 한 뇌전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제논의 후보물질이 오파칼림보다 1~2년가량 먼저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

유 부문장은 두 후보물질의 차이로 GABA에 대한 작용 여부를 들었다. GABA는 뇌 신경세포의 흥분을 억제하는 대표적인 신경전달물질로, 뇌전증 발작을 억제하는 데 관여하지만 관련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경우 어지럼증이나 졸림 등 중추신경계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 부문장은 “오파칼림은 GABA를 건드리지 않음에도 약효 관점에서는 제논 약물과 유사한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데이터로 확인했다”며 “뇌와 관련된 부작용 비율도 현저하게 낮았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이 같은 차별성이 후발주자로서의 약점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 부문장은 “오파칼림이 제논 약물이 가진 단점을 충분히 보완한다면 시장에 늦게 나오더라도 칼륨채널 치료제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안겸비 기자 hugme@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