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참사’ 키운 콘크리트 둔덕 로컬라이저 “적법” 거짓자료…국토부 7명 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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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이 2024년 12·29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전남광주 무안국제공항의 방위각 제공장치(로컬라이저) 규정에 어긋나게 설치된 사실을 알고도 '적법하게 설치됐다'는 허위 자료를 작성·배포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여객기참사 특별수사단(특수단)은 26일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국토부 보도참고자료 작성·검토자 4명과 총괄 책임자 3명 등 공무원 7명을 전날(25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피의자들은 참사 다음날인 2024년 12월 30일과 31일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는 허위 내용의 보도참고자료를 2차례 작성해 국토부 출입기자단 479명에게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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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1·2차 보도참고자료 작성등 공무원 7명
충돌시 안 부러지는 철근 콘크리트 둔덕 지적에
지침 편향해석 “규정 맞게 설치” 허위자료 배포
종단안전구역내 설치 로컬라이저를 “구역 밖”
공항안전운영기준도 ICAO 국제지침도 묵살해
공항공사에 “적절 시기 위법 인정” 내부문건도
계엄정국 탓? 장·차관 관여 정황은 포착 못해
국토교통부 공무원들이 2024년 12·29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전남광주 무안국제공항의 방위각 제공장치(로컬라이저) 규정에 어긋나게 설치된 사실을 알고도 ‘적법하게 설치됐다’는 허위 자료를 작성·배포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여객기참사 특별수사단(특수단)은 26일 중간수사결과 발표에서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혐의로 국토부 보도참고자료 작성·검토자 4명과 총괄 책임자 3명 등 공무원 7명을 전날(25일)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출범한 특수단은 현재까지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74명을 입건했는데, 검찰로 사건을 넘긴 사례로선 이들이 처음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12·29 여객기 참사 사건’ 특별수사단장인 한동훈 총경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기자실에서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6/dt/20260826153730143kspu.jpg)
앞서 태국 방콕에서 출발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는 2024년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비상 동체 착륙한 뒤 활주로를 이탈해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철근 콘크리트 소재 둔덕’을 들이받고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자 181명 가운데 179명이 숨졌다. 경찰은 국토부가 참사 원인 비판 대응에 불리한 규정은 빼고 국토부에 유리한 규정만 선별적으로 인용·해석해 자료를 작성했다고 보고 있다.
피의자들은 참사 다음날인 2024년 12월 30일과 31일 ‘무안공항의 로컬라이저는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는 허위 내용의 보도참고자료를 2차례 작성해 국토부 출입기자단 479명에게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당대 언론은 무안공항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둔덕이 항공기가 부딪혀도 부러지기 쉬운 재질이 아닌, 철근과 단단한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충돌로 인한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1차 보도참고자료에서 ‘항공장애물 관리 세부지침’(국토부 예규) 23조 1항을 들며 “착륙대·활주로 종단안전구역 등 내 위치하는 장애물만 부러지기 쉬운 재질로 제작하라고 했지만, 무안공항 로컬라이저는 종단안전구역 밖에 있어 이 규정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특수단은 “같은 규정 23조 3항은 종단안전구역에 있는 지 여부와 상관없이 ‘공항부지에 있는 모든 장애물은 부러지기 쉽게 제작하라’고 규정했다”며 국토부가 이 사실을 누락한 채 보도참고자료를 냈다고 밝혔다. 문제의 로컬라이저가 당초 2007년엔 종단안전구역 내 설치됐지만, 2014년 규정 개정으로 종단안전구역이 축소돼 구역 밖으로 분류된 사실도 국토부가 자료에서 누락했다고 봤다.
또 국토부는 2차 보도참고자료에서 ‘공항안전운영기준’(국토부 고시) 42조 1항과 22조 2항을 들며 로컬라이저 재질 규정이 ‘종단안전구역 내 장비·시설에 적용’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은 같은 운영기준 109조 5호에 ‘착륙대 종단(끝나는 지점)으로부터 240m 이내에 설치하는 시설은 부러지기 쉬워야 한다’는 별도 규정에 로컬라이저가 해당되는 걸 알고도 국토부가 누락했다고 봤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12·29 여객기 참사 사건’ 특별수사단장인 한동훈 총경이 2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기자실에서 중간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6/dt/20260826153731441wrjs.jpg)
활주로 끝단에서 300m 이내에 설치된 구조물이 부러지기 쉬운 재질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교체하거나 300m 밖으로 옮겨야 한다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지침도 있지만 국토부 측은 정반대 해석만 냈던 셈이다. 국토부 사고대책본부는 참사 다음날(2024년 12월 30일) 해당 지침인 ‘ICAO 문서 9157’과 관련 규정을 전달받아 3시간 30분 넘게 회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대책본부 회의 당시 ‘로컬라이저가 규정에 맞지 않아 자료를 낼 때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으나, 실제 배포한 보도참고자료엔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경찰 특수단이 조사했다. 자료 제목도 애초 ‘로컬라이저는 적법하게 설치됐다’는 내용으로 작성됐다가 회의 과정에서 ‘적법하게’라는 표현이 지나치게 강하다는 의견에 따라 ‘관련 규정에 맞게 설치됐다’로 변경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별수사단장인 한동훈 총경은 “회의에서 규정 위반 가능성을 지적하는 의견이 나왔지만 무시됐고 결국 국토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자료가 배포됐다”며 “관련 규정을 장시간 검토하고도 불리한 내용만 누락한 점과 이후에도 자료를 바로잡지 않은 점 등 간접사실을 토대로 고의를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수단은 보도참고자료 작성 과정에서 규정위반 보고가 묵살됐단 진술도 확보했다.
특수단은 국토부가 이후에도 책임을 회피하려 로컬라이저 위법성 비판에 대응 논리를 지속해서 마련하는 등 문제점을 조직적 은폐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국토부에서 한국공항공사로 전달된 내부 문건에 ‘콘크리트 구조물의 불가피성을 검토하되, (근거) 미발견 시 적절한 시기에 위법성을 인정’이라는 문구가 담긴 사실도 압수수색을 통해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문건은 지난해 1월 6일 오전 국토부에서 공항공사로 전달된 사실이 확인됐지만, 작성자와 내부 보고 범위 등은 드러나지 않았다. 통상 주요 보도자료는 정부 차원의 협의도 거치지만, 당시 12·3 비상계엄 정국과 맞물린 상황에서 별도 회의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국토부 장·차관이 보도참고자료 작성에 지침을 내리거나 관여한 정황도 특수단 수사로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2025년 1월 14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7일째에 공항 현장에서 수습 당국 관계자들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오른쪽)과 인명피해를 확대한 원인으로 지목된 단단한 철근 콘크리트 둔덕 위 로컬라이저 구조도(왼쪽). [연합뉴스 사진·그래픽 갈무리]](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26/dt/20260826153732744irmx.png)
앞서 특수단은 지난 2월 국회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국토부의 사고 원인 축소·은폐 의혹이 제기되자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보도참고자료가 허위 작성된 정황을 포착했으며, 국토부 사무실과 관련자들을 2차례 압수수색해 회의 자료 등 증거를 확보했다.
특수단은 이르면 10월, 늦어도 연말까지 자체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의 수사를 마치고 관련자 송치 문제 등을 검찰과 협의할 방침이다. 사고 발생 원인에 관한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사건의 최종 수사결과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마친 뒤에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가 충돌 시뮬레이션 등을 다시 진행하기로 해 혐의의 핵심 사항을 당장 결론내기 어렵단 것이다.
유족들은 참사 1년 8개월여 만에 이뤄진 첫 송치가 사고 원인이나 책임자 처벌이 아닌 보도참고자료 작성 사건에 그치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특수단은 수사 장기화 배경을 유족 등에 설명하고 있다. 김유진 여객기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국가가 여객기 참사 발생부터 수습까지 부실하게 대응하거나 사실을 은폐한 정황이 없는지에 대한 엄정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한기호 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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