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박위 공익 저격 논란…'내 사고 영상'이면 공개해도 문제 없나?

안병수 2026. 8. 2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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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100만 구독자'를 자랑했던 전신마비 장애인 유튜버 박위 씨가 KTX 휠체어 하차 과정에서 발생한 낙상 사고 CCTV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 속 사회복무요원과 현장 관계자가 등장하면서, 사고 당사자가 자신의 사고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해도 되는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이 발언은 단순히 철도 안전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상 속 사회복무요원의 구체적인 행위를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고 영상이 공개된 뒤 온라인에서는 안전 시스템의 개선책보다 영상 속 사회복무요원 개인의 과실 여부와 한 유튜버의 공개 방식 등을 두고 비난이 먼저 확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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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성 있다면 형사처벌 가능성 낮아"
일러스트 | 챗GPT

한 때 '100만 구독자'를 자랑했던 전신마비 장애인 유튜버 박위 씨가 KTX 휠체어 하차 과정에서 발생한 낙상 사고 CCTV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영상 속 사회복무요원과 현장 관계자가 등장하면서, 사고 당사자가 자신의 사고 영상을 유튜브에 공개해도 되는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최근 박 씨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지난 14일 KTX 열차에서 하차용 경사로를 내려오다 낙상 사고를 겪었다고 밝혔습니다. 사고 당시 KTX에서 휠체어를 타고 내리던 중 하차용 경사로를 고정하려던 사회복무요원의 발에 바퀴가 걸려 넘어진 겁니다. 박 씨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노출됐습니다.

현재는 삭제된 해당 영상에서 박 씨는 사고 당시 사회복무요원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분노를 드러냈습니다.

박 씨는 "그분(사회복무요원)이 일부러 하거나 의도를 가지고 잘못하신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휠체어가 지나가야 할 경사로 위에 발을 올려놓은 행동이 사고 위험을 키웠다고 지적했습니다. 경사로 바깥쪽 손잡이를 잡거나 다른 위치를 밟을 수도 있었는데, 휠체어 바퀴가 지나가는 길을 막았다는 취지입니다.

그러면서 "그게 너무 화가 나니까 저도 순간 화를 참지 못했다"며 당시에는 사과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이 발언은 단순히 철도 안전 시스템의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영상 속 사회복무요원의 구체적인 행위를 사고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고 당사자가 자신의 CCTV를 확보해 공개하는 것은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요.

사고 당사자, CCTV 요구는 '가능'

개인정보 보호법은 정보주체가 개인정보처리자에게 자신의 개인정보 열람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CCTV에 담긴 자신의 모습도 개인영상정보에 해당할 수 있어, 사고 경위 확인이나 민원, 보험 처리, 손해배상 청구 등을 위해 열람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이 권리에는 경우에 따라 사본 발급과 전송 요구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코레일 측 관계자는 "개인정보 보호법 제4조 및 제35조에 따라 고객은 자신의 개인정보 열람과 사본 발급, 전송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며 "공사는 이에 따라 열람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코레일에 따르면 개인영상정보 열람은 통상 개인영상정보 존재확인·열람 청구서를 접수하고, 청구인의 신분을 확인한 뒤 진행됩니다.

따라서 박위 씨가 사고 영상을 확보했다는 사실만으로 해당 영상을 불법적으로 입수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박위 씨 측이 실제로 코레일에 열람이나 사본 발급을 청구했는지, 코레일이 파일을 제공했다면 어떤 조건과 방식으로 제공했는지에 대해 코레일 측 관계자는 "아직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공익적 문제 제기"와 "개인 식별"은 별개

다만 사고 당사자가 다른 사람이 담긴 영상까지 자유롭게 공개해도 문제가 없는지는 따져봐야 합니다.

CCTV에는 사고 당사자 외에도 사회복무요원, 철도 직원, 다른 승객 등이 함께 촬영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얼굴뿐 아니라 제복, 명찰, 음성, 체형, 근무 장소와 시간 등도 상황에 따라 개인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정보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 박 씨가 공개한 영상 속 사회복무요원의 얼굴은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모자이크 처리된 상태였지만 제복, 체형, 전신 동작 및 구체적인 상황 정황 때문에 지인이나 동료들이 피촬영자를 충분히 알아볼 수 있어 초상권 및 신상 특정 논란과 비판을 받았습니다

코레일 측 역시 "정보주체 외 타인을 명백히 알아볼 수 있거나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는 경우 타인의 영상을 알아볼 수 없도록 보호조치를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정봉광 변호사는 "사회복무요원이 식별 가능한 상태였는지, 영상 공개가 유튜브 채널 운영이라는 업무상 개인정보 처리에 해당하는지, 안전 문제 제기에 식별 가능한 영상 공개가 필요한 수단이었는지에 따라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및 초상권 침해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얼굴을 모자이크했다고 해도 무조건 문제가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견해도 내놨습니다. 정 변호사는 "일시·영상 설명 등을 통해 동료나 관계자가 알아볼 수 있었다면 개인정보와 초상권 침해 가능성은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안전 문제를 제기하려는 목적이 있었다 해도, 정지 화면이나 재연, 설명 방식 등으로 대체할 수 있었다면 식별 가능한 영상 공개가 필요하고 상당한 수단이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는 겁니다.

"공익 목적 사회고발"…형사처벌 가능성 낮아

반면 영상과 발언의 전체 취지에 비춰 형사 처벌 가능성은 낮다는 법률 의견도 있습니다.

법무법인 새곁의 김철홍 변호사는 공개 영상과 발언의 전체 취지를 종합할 때, 안전요원 개인을 향한 인격적 비방이 주요 내용이라고 보기 어려워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습니다.

김 변호사는 "발언의 주요 내용과 동기,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영상 공개 등에 이른 업무 방식이 부적절하고 경솔했는지 여부와, 그 행위가 법적으로 위법한지는 다른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장애인 이용객을 위한 철도 안전조치 미비를 알리는 사회고발 목적이라면 공익성이 인정돼, 설령 법적 쟁점이 제기되더라도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추후 손해배상이나 게시물 삭제·재게 금지 청구 문제는 불거질 가능성은 있습니다.

'내 사고'라도…세간 공개는 법적 판단 필요

결론적으로 공익이 목적이라도, 사고 당사자가 CCTV를 세간에 공개했을 때 위법성이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공개가 철도 안전과 장애인 이동권을 알리는 공익적 목적에 집중됐는지, 특정 개인에 대한 비난으로 보이게 했는지, 모자이크·비식별 조치가 충분했는지, 식별 가능한 영상 공개가 꼭 필요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논란은 법적 허용 범위를 넘어, 우리 사회가 사고 영상을 소비하는 방식에 대한 질문도 남겼습니다.

장애인 이용객이 철도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휠체어 이용객의 승하차 시스템은 적절했는지, 사고가 났을 때 현장 인력에게 책임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구조는 아닌지부터 점검해야 할 문제입니다.

사고 영상이 공개된 뒤 온라인에서는 안전 시스템의 개선책보다 영상 속 사회복무요원 개인의 과실 여부와 한 유튜버의 공개 방식 등을 두고 비난이 먼저 확산됐습니다. 장애인 이동권과 철도 안전이라는 본질적 문제는 뒤로 밀리고, 영상 속 개인만 남는다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한 논의도 제자리걸음일 거란 평가입니다.

취재지원 : 김은혜 정은선
[ 안병수 기자 / ahn.byungso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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