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스님 영결식에 이어진 추모 발길…"정권 탄압 넘은 시대정신"

오진영 기자 2026. 8. 2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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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봉은사에서 전 주지 명진스님의 영결식이 종교시민사회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종교계와 시민단체, 신자 등 수백명이 모여 불교 개혁에 힘썼던 고인을 기렸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영산의 춤'이라는 추도시를 지어 고인을 배웅했으며, 소리꾼 장사익은 명진스님을 기리는 노래 '낙화'를 불렀다.

식이 끝나자 고인의 법구(시신)는 소속 교구 본사이자 명진스님이 출가한 곳인 충북 보은군 법주사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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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엄수된 명진스님 종교시민사회장 영결식에서 스님들이 헌화하고 있다. / 사진 = 뉴스1

"정권의 탄압과 종단의 만류도 어쩌지 못한 이 시대의 정신입니다."(염무웅 전 국립한국문학관 관장)

25일 봉은사에서 전 주지 명진스님의 영결식이 종교시민사회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에는 종교계와 시민단체, 신자 등 수백명이 모여 불교 개혁에 힘썼던 고인을 기렸다.

이날 영결식은 고인이 몸담았던 불교 최대 종파 대한불교조계종과 시민사회가 함께 마련했다. 명진스님의 은사인 탄성스님 제자들로 구성된 '탄성문도회'의 회장 도공스님과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인 주경스님,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공동으로 장의위원장을 맡았다. 상사를 처리하는 '호상'은 법주사 주지 정덕스님이다.

영결식에는 각계 인사와 신도들 수백명이 몰렸다. 눈을 감고 고인을 추도하거나 합장하는 시민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다음달 열리는 조계종 38대 총무원장 선거에 출마하는 진우스님과 경우스님도 식을 찾았다.

시작을 알리는 명종이 5차례 울리며 식이 시작됐다. 이후 불교식 장례 절차인 삼귀의례(신앙 고백)와 영결법요(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법회), 행장(고인의 행적) 소개 등이 이어졌다. 이후 각계의 영결사와 추도사, 헌화가 열린 뒤 발인으로 마쳤다.

25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명진 스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사람들은 고인을 외압에 굴하지 않고 제 목소리를 낸 수행자로 기억했다. 40년 전 해인사에서 고인과 만난 염무웅 전 국립한국문학관장은 "제도와 관행은 그를 가두지 못했으며 억울하고 고통받는 이들의 목소리를 대신했다"고 말했다. 기본선원 조실 영진스님은 추도사에서 "종단 개혁을 위해 펼친 사자후는 종도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며 "파도가, 물결이 되어 다시 오소서"라고 말했다.

고인을 추모하는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도올 김용옥 선생은 '영산의 춤'이라는 추도시를 지어 고인을 배웅했으며, 소리꾼 장사익은 명진스님을 기리는 노래 '낙화'를 불렀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고문 함세웅 신부, 세월호 유가족 정부자 씨 등도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식이 끝나자 고인의 법구(시신)는 소속 교구 본사이자 명진스님이 출가한 곳인 충북 보은군 법주사로 옮겨졌다. 이날 오후 3시쯤 다비식이 치러질 예정이다. 다비식은 법구를 불태운 뒤 남은 유골을 거두는 불교식 화장 의식이다.

명진스님은 지난 2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하예포구 해상에서 물에 떠 있는 상태로 구조됐다가 병원에서 숨졌다. 명진스님은 생전 제주에서 프리다이빙을 즐겨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상이나 범죄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세수76세·법랍(출가 이후의 나이)52년이다.

1980년대부터 다양한 사회문제에 참여해 활발하게 활동을 펼치며 이름을 알렸다. 2010년 조계종이 봉은사의 직영사찰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총무원과 갈등을 빚다 2017년 제적 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법정 소송까지 이어졌다가 올해 초 항소심에서 명진스님이 승소하면서 승적이 회복됐다.

2023년 제적 철회 소송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명진스님. / 사진 = 뉴스1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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