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참모·고위관료 ‘내로남불’ 부동산 폭망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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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에 이어 비거주 1주택자도 투기 세력이라더니 부동산대책을 만든 청와대 사람들이 더한 짓을 하고 있다."
대통령 참모진 중 최다 주택 보유자인 김상호 전 청와대 춘추관장의 불법 증축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일부다.
정책을 만들고 홍보하는 청와대 내부와 여권 핵심부에서 다주택 보유, 서울 핵심지 부동산 집중, 입주권·근저당 거래, 불법 증축과 임대수익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다만 정부가 다주택자와 갭투자를 겨냥한 대출 규제를 시행한 뒤, 같은 해 9월 첫 재산공개에서 대통령 참모진의 복수 부동산 보유 실태가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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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27대책 발표 후 靑 참모 35% 강남 3구 부동산 보유 드러나
● 강남 3구 外 주택 보유 봉욱 민정수석, 다주택자 상태로 퇴임
● 다주택자 이성훈 비서관, LH 사장 취임 앞두고 주택 처분
● 10·15 대책 총괄 이상경 차관은 배우자 갭투자 논란
● 이찬진 금감원장 다주택 중 하나 시세보다 높게 내놓기도…
● 8·13 앞두고 김상호 불법 증축, 황희 ‘폐버스 청년주택’ 논란
● “비거주 1주택자도 투기 세력이라더니 靑 사람들 더한 짓을…”

대통령 참모진 중 최다 주택 보유자인 김상호 전 청와대 춘추관장의 불법 증축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일부다. 올해 3월 공개된 공직자 재산신고에 따르면 김 전 관장은 서울 광진구 구의동 아파트 한 채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5층짜리 다세대주택 6채를 보유했다. 이 중 다세대주택이 문제가 됐다.
8월 10일 언론보도를 통해 이 건물 일부가 불법 무단 증축된 사실이 드러났다. 건축물대장상 2층부터 5층까지 6가구만 주거 공간으로 돼 있지만 1층의 계단실을 주거 용도인 원룸으로 무단 개조해 임대해 온 사실이 드러난 것.
앞서 언급한 댓글과 같이 여론의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불거지자 당시 김 관장은 "매입 당시 1층 주차장 일부가 원룸으로 변경돼 있었다"면서 "직접 증축한 적은 없다"라고 해명했지만 청와대는 8월 11일 그를 징계한 뒤 면직 처리했다. 징계의 수위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면직 후에도 여론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았다. 이재명 정부가 다주택자와 비거주 주택 보유자를 집값 불안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대출·세제·거래 규제를 통해 압박해 온 터라 더욱 그랬다. 정책을 만들고 홍보하는 청와대 내부와 여권 핵심부에서 다주택 보유, 서울 핵심지 부동산 집중, 입주권·근저당 거래, 불법 증축과 임대수익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법 위반 여부는 개별 사례마다 따져봐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국민에게 요구하는 기준과 권력 내부에 적용되는 기준이 달라 보인다는 평가가 누적되면서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정책 설득력이 약해지고 있다.
다주택 포기 않고 떠난 봉욱
이재명 정부의 첫 부동산대책은 2025년 6월 27일 발표한 가계부채 관리 방안이었다. 수도권과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주택 구입 목적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묶고, 다주택자의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6·27대책 발표 당시에는 대통령 참모진의 재산 보유 현황이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정부가 다주택자와 갭투자를 겨냥한 대출 규제를 시행한 뒤, 같은 해 9월 첫 재산공개에서 대통령 참모진의 복수 부동산 보유 실태가 드러났다.
재산 공개 내용에 따르면 대통령 참모진 31명 중 11명이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부동산을 갖고 있었다. 강남 3구 주택 보유가 곧 투기나 위법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수도권 대출 규제가 강화돼 무주택자와 갈아타기 수요자의 자금조달이 막히는 국면에서, 정권의 핵심 참모들이 서울 핵심지 부동산을 다수 보유한 사실은 정치적 논란이 됐다.
서울과 수도권·지방에 복수의 주택 또는 주거용 부동산을 신고한 사람도 있었다. 강유정 대통령실 수석대변인은 배우자 명의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와 본인 명의의 경기 용인시 아파트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대변인은 올해 3월 용인 아파트를 처분했다. 문진영 사회수석비서관은 서울 용산구 이촌동 아파트, 배우자 명의의 서울 강남구 역삼동 주택·상가 복합건물, 부산 단독주택 등을 신고했다. 그 역시 올해 초 부산 단독주택을 처분했다. 봉욱 당시 대통령 민정수석도 서울 성동구 아파트 지분과 서초구 반포동 다세대주택을 신고했다. 봉 전 수석은 6월 21일 청와대 개각으로 직을 내려놓았지만 부동산은 처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대통령 국토교통비서관이었던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도 다주택자였다.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세종시 아파트를 보유한 데다, 배우자 명의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와 대치동 다가구주택 지분도 신고했다. 당시에는 부동산을 처분하지 않았으나 8월 12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사장은 LH 사장 취임(7월 6일) 직전인 6월 도곡동 아파트를 매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LH 측은 "(이 사장이 보유했던) 세종시 아파트의 경우 5월 말 매매 계약이 완료됐으나 세입자 문제로 아직 등기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대통령비서실은 당시 부모·자녀 거주, 상속·증여 지분, 공무원 근무지 이동에 따른 지방 주택 보유 등 여러 사정을 설명하며 투기 목적과는 거리가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올해 3월 비거주 고가주택과 부동산 과다 보유 공직자까지 정책 과정에서 배제하겠다는 기준을 세웠다는 점에서, 초기 해명은 스스로 만든 정책 기준과 충돌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10·15 총괄 이상경, 배우자 갭투자 논란
정부는 2025년 10월 15일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고강도 대책을 발표했다(이하 10·15대책). 집을 처음 사려는 무주택자,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옮기려는 1주택자, 전세를 끼고 매수하려는 수요자까지 자금조달과 매매거래에 제약을 받았다.이 대책의 입안·집행과 관련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관 기관(기재부 및 산하기관, 국가데이터처, 한국은행 등 12개)과 국토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의 고위공직자 88명 중 27명(30%)이 서울 강남 3구 내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었다. 토허구역 내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은 62명(69%)이었다(‘신동아' 2025년 12월호 "자신들은 이미 챙기고, 국민은 실거주하라니 '내로남불'" 기사 참고).
10·15대책을 총괄했던 이상경 전 국토부 1차관은 배우자가 갭투자를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 전 차관의 배우자인 한모 씨가 2024년 7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아파트를 33억 원에 사들인 뒤 세입자를 구해 잔금을 치르는 방식으로 갭투자(전세를 낀 매매)한 의혹이 제기됐다. 논란 끝에 2025년 10월 24일 이 전 차관은 사의를 표명했다.
부동산 대출 규제를 담당하는 금융감독원에서도 논란이 불거졌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서울 서초구 우면동 대림아파트(155㎡)를 두 채 보유하고 있던 다주택자였기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주택 한 채를 자녀에게 양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아빠 찬스'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자녀에게 증여하거나 양도하지 않고 처분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집을 내놓고도 논란은 이어졌다. 이 원장이 해당 아파트의 당시 실거래가인 18억 원보다 비싼 20억 원에 집을 내놨다가 일주일가량 지난 뒤 그 가격을 22억 원으로 올렸다. 비판이 커지자 2025년 10월 29일 호가를 다시 18억 원으로 낮춰 처분했다.
8월 13일 부동산대책 발표를 앞두고도 논란이 불거졌다. 김 전 관장의 불법 무단 증축 의혹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황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월 7일 페이스북에 "폐기되는 버스를 주거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대학가 청년들의 단기 주거 공간으로 제공하자"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해당 글은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자 약 2시간 만에 삭제됐다.
정부 부동산대책 발표를 전후해 여권 인사들의 논란과 실책이 이어지자, 야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8월 12일 논평을 내 "정권 스스로조차 지키지 못하고 참모들마저 외면하는 부동산정책을 대체 어떤 국민이 신뢰하겠나"라며 "이재명 정부 부동산정책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증거"라고 비판했다.
박세준 기자 sejoonk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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