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조 원 중 소각은 10조 원?… 삼성전자, 주주환원에도 9% 급락

전유진 2026. 8. 24.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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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내놨지만, 시장은 환호 대신 '매도 폭탄'으로 응답했다.

김수현 D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초 집행되는 주주환원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금액은 약 10조~20조 원으로, 배당 규모는 50조~60조 원 규모로 추정한다"며 "만약 주주환원 재원의 100%를 배당에 쏟는다면 SK와 비교해 주주환원 질에 대한 시장 평가가 절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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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8.7% 추락한 25만7000원
환원 140조 기대했는데 규모·질 실망
삼성생명·화재 지분 탓 소각 대신 배당
지난달 3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뉴스1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규모 주주환원 정책을 내놨지만, 시장은 환호 대신 '매도 폭탄'으로 응답했다. 그룹 지배구조에 발목 잡혀 자사주 소각보다 배당에 치우친 환원이 예상되면서다.

24일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8.7% 급락한 25만7,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주주환원 정책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도 3.12% 하락한 6,696.96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앞서 21일 이사회를 열고 약 90조~110조 원 규모로 예상되는 2026년 주주환원 시행 방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기존 최대였던 2020년(20조3,000억 원)의 약 5배다. 그러나 역대 최대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주가는 급락했다. SK하이닉스가 주주환원 공시 다음 날 12.73% 급등한 것과 대조되는 흐름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환원 규모가 시장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주주환원 규모가 약 140조 원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가 선반영돼 있었지만, 실제 규모는 상단 기대치 대비 최대 30조~50조 원 낮은 수준"이라며 "기대치 미달에 따른 단기 차익실현으로 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삼성전자는 환원 기대감을 안고 지난달 말 20만 원 선에서 이달 21일 28만 원 선으로 약 36% 급등했지만, 주주환원 계획이 공개되자 애프터마켓에서 곧바로 4% 넘게 떨어졌다.


환원 금액 중 배당 50조~60조 추정

질적 기준에도 미달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3분기에 30조 원을 현금으로 배당하고 구체적인 규모는 10월 말 이사회에서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은 빠졌다. 통상 투자자들이 현금배당보다 주당 가치와 수급 개선 효과가 큰 자사주 매입·소각을 더 선호하는 만큼 반발은 거셌다. 김수현 DS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초 집행되는 주주환원에서 자사주 매입·소각 금액은 약 10조~20조 원으로, 배당 규모는 50조~60조 원 규모로 추정한다"며 "만약 주주환원 재원의 100%를 배당에 쏟는다면 SK와 비교해 주주환원 질에 대한 시장 평가가 절하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달리 배당을 택한 배경엔 지배구조 차이가 있다. 이재용 회장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 문제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기업의 금융계열사는 비금융계열사 주식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삼성생명(8.51%)과 삼성화재(1.49%)는 삼성전자 보통주 지분을 약 10% 보유 중이다. 만약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소각하면 전체 발행주식 수가 줄어 두 회사 지분율이 10%를 넘게 된다.

이번 배당이 삼성그룹 오너 일가에 거액의 현금을 안겨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너 일가 지분율이 사실상 0에 가까운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그룹은 이재용 회장(1.67%)을 포함해 오너 일가가 삼성전자 주식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대규모 배당을 하면 배당금을 직접 받게 되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전유진 기자 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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