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사퇴' 넘어 '사법 개혁' 까지?…서면 제청 논란 확대

길용현 기자 2026. 8. 2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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曺 탄핵론 속 법원행정처 폐지 등 부상
與 지도부 셈법 복잡 31일 법사위 분수령
장동혁 "사법부, 李 재판 재개 무기 들어야"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촉구하는 여당 법사위원들. 연합뉴스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을 둘러싼 갈등이 단순한 인사 논란을 넘어 여권과 사법부의 정면충돌로 번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거듭 요구하는 한편 당내에서는 탄핵론까지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법원행정처 폐지와 대법원장 권한 분산 등 사법개혁 빙인까지 다시 거론되면서 이번 사태가 대법원장 개인의 거취 문제를 넘어 사법부 권한 구조를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조희대 서면 제청에 공방 확대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조 대법원장이 지난 18일 이재명 대통령과 별도 협의 없이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대법관 후보로 서면 제청하면서 불거졌다.

대법원장은 헌법에 따라 대법관 후보자를 대통령에게 제청할 권한을 갖는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 관례와 달리 대통령과 대면하지 않은 채 서면으로 제청하면서 정치권의 공방이 커졌다.

민주당과 청와대는 이를 '관행을 깬 일방적 제청'으로 규정하고 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도 이날 국회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이 일정 정도 침해됐다는 인식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대법원장의 헌법상 권한을 여권이 무력화하려 한다며 맞서고 있다. 결국 쟁점은 대법원장의 제청권과 대통령의 임명권 사이 어디까지를 협의 대상으로 볼 것인가로 옮겨붙었다.

與 내부 '탄핵론'…지도부는 신중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탄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탄핵은 가야 하는 길"이라며 대법관 제청 과정이 완전히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고, 박지원 의원도 SBS 라디오에서 "(조 대법원장의) 탄핵을 검토하고 있는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역풍을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 지도부의 셈법은 훨씬 복잡하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는 것은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에 어렵지 않지만, 최종 관문은 헌법재판소다. 특히 대법관 후보 제청 과정의 문제만으로 대법원장 탄핵을 정당화할 수 있느냐는 법적·정치적 논란을 넘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탄핵을 압박 카드로 활용하면서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우선 요구하는 전략이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선택지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조희대 대법원장 증인 출석 요구' 여권 주도 법사위 의결. 연합뉴스

조희대 사퇴에서 사법개혁으로 전선 확대
주목할 대목은 민주당의 공세가 조 대법원장 개인의 거취 문제에서 사법부 권력구조 개편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민석 대표는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방식의 법적 맹점을 개정하겠다고 밝혔고, 당내서는 법원행정처 폐지와 사법행정위원회 신설, 법관회의 실질화 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민주당 사법 불신 극복·사법행정 정상화 TF가 내놓은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이 다시 추진 동력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어디까지 끌어올릴지는 오는 3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첫 번째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의 출석을 요구한 상태여서, 실제 출석 여부와 해명 내용에 따라 당내 탄핵론이 더욱 거세질 수도 있다.

국힘 "與 사퇴 주장, 헌법 위반하는 궤변"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공세를 사법부 독립 침해로 규정하며 역공에 나섰다.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에 "모든 것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정지'에서 시작된 일이니 '재판 재개'라는 사법부가 가진 유일한 무기를 들고 일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도 "삼권분립을 지키기 위해서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무력화시키겠다는 태도야말로 삼권분립을 무력화하는 시도"라며 "민주당의 사퇴 주장은 헌법을 위반하는 궤변"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