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링컨함’ 실태 보도한 성조지 편집장·발행인 해임

미 국방부가 21일 미군 기관지 성조지(Stars and Stripes)의 편집장과 발행인 등을 해임했다. 성조지는 최근 9개월째 중동에 발이 묶인 미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함의 실태를 보도하는 등 군인이 겪는 어려움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며 국방부와 마찰을 빚어온 매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21일 항명을 이유로 에릭 슬라빈 성조지 편집장을 해임했다. 슬라빈 편집장은 “CBS에서 미군의 잠재적 검열에 반대한다는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로 해임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최근 국방부의 편집권 침해에 항의하며 다음 달 말 퇴임하겠다고 밝힌 맥스 D. 레더러 발행인과 라라 코르테 중동 담당 기자도 해임 통지서를 받았다.
성조지는 최근 미·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군인과 그 가족들이 겪는 어려움을 집중적으로 보도해왔다. 해임 통보 열흘 전인 지난 11일에는 9개월째 중동에서 작전 중인 에이브러햄 링컨함 장병들의 열악한 생활 환경과 정신 건강 문제를 자세히 보도했다. 보도 이후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링컨함의 열악한 상황을 다룬 보도들이 “완전히 왜곡됐다”며 반박한 바 있다.

성조지는 1860년대 미 남북전쟁 당시 창간된 군 기관지로, 주로 해외에 파병된 미군 장병들에게 군 관련 소식을 전하는 매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꾸준히 발행되고 있으며, 하루 평균 140만명이 성조지를 읽는다. 국방부가 예산의 절반가량을 지원하고 직원들은 국방부 공무원으로 간주되지만, 국방부 규정에 따라 오랫동안 독립된 편집권을 보장받아 왔다.
그러나 지난 1월 국방부는 성조지가 검열 없이 독립적인 뉴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을 폐지했다. 숀 파넬 국방부 수석 대변인은 당시 엑스(X·옛 트위터)에 “장병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워크(woke·깨어 있음)’식 보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성조지는 전투 수행과 무기 체계, 체력, 전투력, 생존력 등 모든 군사 관련 사안에 집중해 장병들에게 맞춤형으로 개편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국방부는 성조지 부발행인에 언론 경력이 없는 현역 해군 대령 윌리엄 어번을 임명했다. 그동안 신문의 독립성을 위해 민간인 지도부가 성조지를 이끌어왔던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조치다.
한편 언론계에서는 국방부의 해임 조치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마크 쇼프 주니어 전미언론인클럽(NPC) 회장은 지난 21일 성명을 통해 “성조지 편집장의 해임은 국방부가 군 관련 보도의 방향을 좌지우지하려는 또 하나의 노골적인 시도”라며 “독립적인 보도에 의존하는 모든 언론인과 미군 장병이 우려해야 할 사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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