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잭슨홀·엔비디아 실적·PCE 물가지표 촉각

8월 24~28일 뉴욕 증시는 빅 이벤트를 다수 맞이하게 됩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모여 경제 현황을 논의하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설에 나서며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 발표도 예정돼 있습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의 7월분도 공개됩니다.
지난주 뉴욕 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습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05% 하락하며 3주간 이어지던 반등 흐름이 꺾였습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1.43% 떨어졌으며 그나마 선방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0.85% 밀렸습니다.
증시 흐름을 좌우한 것은 장기물 국채금리의 급등세였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주요국의 장기물 국채금리까지 모두 가파르게 오르면서 증시는 강하게 하방 압력을 받았습니다.
미국 30년물 금리는 지난주 5.339%까지 19년래 최고치를 다시 썼습니다.
2007년 6월 기록한 5.435%의 코앞까지 다가갔습니다.
이른바 '베선트 풋'이라고 불린 미국 재무부의 중장기물 바이백(환매입) 확대 조치는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입니다.
하지만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채금리는 급락 후 거의 원복했고 지난주 증시에 가해진 하방 압력은 꺾이지 않았습니다.
재무부의 추가 조치가 예상되는 가운데 중장기물 금리는 여전히 증시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입니다.
워시의 잭슨홀 연설은 그런 점에서 더욱 주목도가 높아졌습니다.
오는 27일부터 29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워시는 28일 기조연설에 나섭니다.
시장에선 재무부의 바이백 확대 조치로 워시가 곤란해졌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옵니다.
워시는 장기물 국채금리가 높게 유지되는 것은 시장이 이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며 시장이 연준의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채권시장이 알아서 시중 금리를 높인 만큼 연준이 꼭 다급하게 정책금리를 올려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바이백 규모를 두 배 이상 늘려 중장기물 금리를 낮추고 싶어 합니다.
미국 재정 정책과 통화 정책의 두 수장이 완전히 반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윌밍턴트러스트의 윌 스티스 선임 채권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매우 불편한 위치에 있다"며 "시장은 연준을 대신해 장기물 채권이 일하기 때문에 기준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었는데 재무부 장관은 그 정책을 되돌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베선트 풋으로 중장기물 금리가 급락한 뒤 거의 원복한 점과 함께 달러화 가치는 떨어진 채 유지된 점도 워시에겐 압박입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제때 올리지 못하면 재무부의 추가 조치와 맞물려 달러 약세는 더 힘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무분별한 약달러는 재무부도 연준도 원하지 않는 그림입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스티브 잉글랜더 G10 외환 분석 글로벌 총괄은 "워시 의장이 기존에 했던 말을 계속 되풀이할 수 없음은 명백하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밝히지 않은 채 물가를 잡겠다는 약속만 내놓는 것에 시장은 다소 회의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주 발표되는 7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워시를 한층 더 강하게 압박할지 여부도 주목됩니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에 따르면 7월 전품목 PCE 가격지수는 6월의 0.3% 상승보다 낮은 0.2%로 예상됐습니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의 0.1% 상승에서 오른 0.2% 상승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근원 PCE 상승률이 3.2%, 전품목 수치는 3.6%로 전망됐습니다.
모두 6월 수치 대비 낮아졌습니다.
한편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이 지난주 죽을 쒔던 반도체 업종에 구명줄이 될지 시장은 지켜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5.45%나 급락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오픈AI의 챗GPT가 세상에 공개되면서 2년 넘게 급등했으나 올해 들어선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잠잠합니다.
연초 이후 지금까지 상승률은 15.13%로 작년의 38.88%, 재작년의 171.18%, 2023년의 238.95% 대비 둔화한 것이 사실입니다.
시가총액이 세계에서 가장 거대해진 만큼 과거처럼 기민하게 움직이기 어려워진 측면도 있습니다.
동시에 엔비디아 성장세가 앞서 3년간 미리 반영됐기때문에 이제 호실적이 나와도 주가의 당위성을 입증할 뿐이라는 시각도 많습니다.
실적이 주가 상승의 기폭제가 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입니다.
월가에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에 대해 내놓을 발언이나 중국 시장에 대한 입장 등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프리덤캐피털마켓의 제이 우즈 수석 시장 전략가는 "S&P500 지수가 8,000선으로 가는 경로가 존재한다면 이는 엔비디아가 이끌게 될 것"이라며 "그 출발점은 바로 다음 주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현연수 기자 / ephalon@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