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 청구서 도착"…엔비디아 서버값 15% 오른다

이송렬 2026. 8. 2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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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인공지능(AI) 칩 기업 엔비디아가 대형 고객사에 AI 서버 가격 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뛰자, 엔비디아도 비용 상승분을 고객사에 넘기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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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반도체 품귀에 내년 초 출하분부터 인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메모리 업체 협상력 부각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시간) ‘GTC 2025’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서버에 들어가는 최신 AI 가속기를 소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칩 기업 엔비디아가 대형 고객사에 AI 서버 가격 인상을 예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뛰자, 엔비디아도 비용 상승분을 고객사에 넘기기 시작한 것이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주요 고객사에 AI 칩이 들어간 서버 가격이 15% 이상 오를 수 있다고 알렸다. 가격 인상은 내년 초 출하되는 시스템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인상 대상에는 엔비디아의 주력 AI 서버 시스템인 '베라 루빈'과 '그레이스 블랙웰'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 상승 폭은 칩 세대와 메모리 구성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서버 제조업체들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 등 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에 관련 가격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상 배경은 메모리 반도체 품귀다. 엔비디아의 AI 가속기는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하고 구동하는 핵심 부품이다. 하지만 이 칩이 제 성능을 내려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D램,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가 함께 들어가야 한다. AI 서버 한 대가 필요로 하는 메모리 용량이 커지면서 메모리 업체의 가격 협상력이 빠르게 커졌다.

블룸버그는 앞서 AI 수요가 역사적인 메모리 반도체 부족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용 D램 수요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년 전 32%에서 지난해 50% 수준까지 뛰었고, 2030년에는 AI 서버가 세계 메모리 소비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소수 업체가 주도한다.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엔비디아가 절대 강자로 통하지만 서버를 만들려면 이들 메모리 업체의 공급이 필수다. AI 열풍 속에서 메모리 3사의 협상력이 커진 이유다.

블룸버그는 이번 가격 인상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협상 테이블에서 얼마나 강한 지렛대를 갖게 됐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미 애플과 퀄컴도 반도체 품귀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데, 이번에는 엔비디아마저 비용 상승을 피하지 못한 셈이다.

가격 부담은 AI 데이터센터 투자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은 일부 서버 업체가 고객사에 엔비디아 주요 AI 서버 칩 시스템 가격이 약 17% 오를 수 있다고 전달했으며, 이 경우 1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이 최소 50억달러 늘어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대형 기술기업들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 AI 칩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이 자체 반도체 확보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자체 칩을 만들더라도 HBM과 D램 등 메모리 공급이 안정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AI 데이터센터 건설은 이미 전력 확보, 인허가 지연, 지역사회 반발, 인력 부족, 자본 조달 부담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여기에 핵심 장비 가격까지 오르면 빅테크의 AI 투자비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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