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는 미국 영토” 폭탄선언.. 세계경제 뒤흔드나

홍성민 2026. 8. 22.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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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호르무즈 영토 주장, 이란과 충돌 수위 높이나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강경 메시지로 표심 공략
국제법 근거 없는 영토 주장에 외교적 논란 확산
해협 봉쇄 우려에 국제유가·물류시장 긴장 고조
[지데일리]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이 미국 대통령의 선거 정치 무대로 떠올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라고 거듭 주장하며 이란을 압박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지지층 결집을 노린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국제사회 긴장도 커지고 있다. 픽사베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거듭 “미국 영토”라고 주장하면서 이란과의 갈등이 영유권 문제로까지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사회가 긴장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대외 강경 메시지를 국내 정치와 연결하며 공화당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1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에서 열린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 지원 유세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 영토로 보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다시 내놨다. 앞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의 새로운 영토로 표시한 지도를 게시하며 미국이 해협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수로로, 세계 원유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이곳을 통과하는 선박의 안전과 항행 자유가 흔들리면 국제 유가와 해상운임, 보험료가 동시에 움직일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의 충돌이 장기화하면서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선박 운항에도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영토 주장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국제법적 근거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연안국의 주권과 국제해협으로서의 항행권이 맞물린 민감한 공간이다. 

미국이 군사력을 바탕으로 해협의 항행을 관리하거나 특정 선박의 통행을 통제한다고 해서 해당 수역의 영유권이 미국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다. 국제법상 항행권과 영토 주권은 별개의 문제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상당한 논란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같은 메시지를 반복하는 배경에는 이란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의도와 함께 미국 내 정치적 계산도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합의를 원하고 있지만 자신이 요구하는 조건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고, 앞서 마련된 합의 역시 핵심 조항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11월 중간선거가 다가오면서 대외정책은 국내 정치의 핵심 의제로 활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이 선거에서 패하면 국경 보안과 세금 감면 정책이 약화될 수 있고 자신에 대한 탄핵 추진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지지자들에게 결집을 호소했다. 이날 유세 자체도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자리였다.

강경한 대이란 메시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에게 강한 국가안보 이미지를 각인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미국의 힘을 앞세워 에너지 안보와 국경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는 보수 유권자들에게 익숙한 정치적 언어이기도 하다. 반면 외교적 긴장을 지나치게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군사적 충돌로 확대되면 부담은 미국과 이란에만 머물지 않는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은 국제유가 상승과 물류비 증가에 직면할 수 있으며,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도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 역시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민감한 만큼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수록 가계와 기업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외교·안보 현안이 선거를 위한 정치적 메시지와 결합하면서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은 국제 물류와 에너지 시장에 직결된 사안인 만큼 강경 발언 하나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미국의 군사적 영향력과 협상력을 강조하는 전략이 협상력을 높일 수도 있지만, 상대국의 반발을 자극해 외교적 출구를 좁힐 위험도 함께 안고 있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호르무즈 해협 발언은 이란에 대한 압박과 미국 내 지지층 결집이라는 두 가지 목적이 맞물린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수로를 둘러싼 발언인 만큼 정치적 수사로만 치부하기에는 파장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치가 중동의 군사·외교 질서와 맞물리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은 앞으로 국제 유가와 세계 경제를 흔드는 주요 변수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