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티켓 7만 원" 돈 받고 '먹튀'… 사기 판쳐도 구제 막막,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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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인기작이라 취소표는 물론 암표도 잘 나오지 않는 공연이었다. 나씨는 판매자 계좌로 티켓값 36만 원을 보냈고 예매내역서를 받았다.
판매자는 "계좌로 돈을 보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 방식으로 티켓을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하루가 지나도록 표는 오지 않았고 이후론 아예 연락이 두절됐다.
여름철 공연·영화 성수기를 맞아 티켓 구하기 대란이 벌어지면서 온라인에서 '먹튀 사기' '암표 부정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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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표 처벌 규정 없어 10배 웃돈

# "뮤지컬 드라큘라 티켓 양도합니다." 직장인 나모(25)씨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뮤지컬 티켓 판매 글을 보고 판매자에게 쪽지를 보냈다. 워낙 인기작이라 취소표는 물론 암표도 잘 나오지 않는 공연이었다. 나씨는 판매자 계좌로 티켓값 36만 원을 보냈고 예매내역서를 받았다.
그러다 며칠 뒤 '티켓 사기를 당했다'는 글을 우연히 발견했다. 피해자가 공개한 판매자 휴대폰 번호 뒷자리가 낯익었다. 나씨는 21일 한국일보에 "사기 피해 정보 공유 플랫폼에서 조회해 보니 동일한 사례가 4건이나 등록돼 있었다"며 "팬심을 악용한 사기에 분노했다"고 말했다.
# 직장인 안도영(26)씨는 영화 '오디세이' 아이맥스관(서울 용산 CGV) 좌석 예매에 실패한 뒤 온라인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티켓을 개당 7만 원에 내놓은 판매자에게 접촉했다가 돈만 날렸다. 판매자는 "계좌로 돈을 보내면 카카오톡 선물하기 방식으로 티켓을 보내주겠다"고 했지만, 하루가 지나도록 표는 오지 않았고 이후론 아예 연락이 두절됐다. 사기였다는 걸 직감한 안씨는 결국 부천 오정경찰서에 판매자를 신고했다.

여름철 공연·영화 성수기를 맞아 티켓 구하기 대란이 벌어지면서 온라인에서 '먹튀 사기' '암표 부정매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각종 SNS와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티켓 인증 가능' 문구를 내세운 티켓 판매·양도 글이 별다른 제재 없이 하루에도 수십 건씩 올라온다. 하지만 온라인 거래 특성상 판매자 신원 파악이 어려워 피해가 발생할 경우 구제받을 방법이 없다.
국회도서관이 펴낸 '데이터로 보는 암표 매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공연예술 관련 암표 매매 신고 건수는 1,649건에 달한다. 정부는 암표 문제를 콘텐츠 불법 유통과 함께 문화산업 2대 난치병으로 규정하고, 28일부터 공연과 스포츠 경기 암표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인 개정 공연법 및 국민체육진흥법을 시행한다.
기존에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대량 구매 후 재판매만 처벌했으나, 앞으로는 프로그램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재판매 목적 부정구매, 구입가를 초과하는 부정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적발 시 판매금액의 최대 50배까지 과징금이 부과되고, 1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 벌금형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개인 간 티켓 재판매 행위 자체가 금지되는 건 아니라서 거래 중 발생하는 '먹튀' 피해를 예방하기엔 한계가 있다. 대학생 A(20)씨는 SNS에서 티켓을 구매한 뒤 판매자에게 받은 예매 정보로 공연 당일 공연장에서 티켓 발권을 하려다 예매 내역이 확인되지 않아 허탕을 쳤다. 예매 정보가 가짜였던 것이다.

심지어 영화는 이번 개정법 적용 대상인 공연, 스포츠와 달리 관련 규정이 미비해 제재조차 어렵다. 오프라인 암표 판매는 그나마 경범죄 처벌법으로 단속 가능하지만, 온라인 암표 거래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광팬인 직장인 김지연(29)씨는 '오디세이' 아이맥스관 티켓을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구했다. 상영 일정 전체가 매진이라 뾰족한 수가 없었다. 매물로 올라온 암표 가격은 가장 싼 게 10만 원, 비싼 건 20만 원이 넘었다. 김씨는 좌석 시야 등을 감안해 14만 원짜리 표를 샀다. 원가(2만 원)의 7배 값이었다.
관객들 사이에 암표 문제에 대한 원성이 높아지자 영화진흥위원회가 19일부터 암표 신고 창구를 운영하고 있지만 판매자에 대한 단속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신속히 처리해 규제 공백을 메우고 플랫폼 차원에서 암표 매매를 차단할 감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병진 기자 sou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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