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격차, 단 333만 원... 필드 뒤흔드는 스무 살 '솔림대전' [이달의 스포츠 핫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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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핫'한 스포츠 이슈를 찾아 주요 인물의 스포츠 인생을 정리해보는 코너입니다. 프로 무대의 스타플레이어를 비롯해 아마추어 '신성', 지도자, 체육단체장 등 하루하루 숨 가쁘게 변화하는 스포츠 세상 속에 사는 인물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다봅니다.
16일 경기 포천시 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 14번 홀(파5). 총상금 12억 원이 걸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단독 선두를 달리던 김민솔(20)의 티샷이 오른쪽 숲으로 사라졌다.
21일 기준 김민솔은 상금(11억2,162만 원)과 신인상 포인트 1위, 평균타수 3위(70.40타)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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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핫'한 스포츠 이슈를 찾아 주요 인물의 스포츠 인생을 정리해보는 코너입니다. 프로 무대의 스타플레이어를 비롯해 아마추어 '신성', 지도자, 체육단체장 등 하루하루 숨 가쁘게 변화하는 스포츠 세상 속에 사는 인물들을 다양한 관점에서 들여다봅니다.

16일 경기 포천시 몽베르 컨트리클럽(파72) 14번 홀(파5). 총상금 12억 원이 걸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 단독 선두를 달리던 김민솔(20)의 티샷이 오른쪽 숲으로 사라졌다. 칠 수 없는 자리에 공이 놓였다. 김민솔이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하고 티박스로 돌아와 세 번째 샷을 치는 사이, 4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서교림(20)이 리더보드 최상단으로 올라섰다.
대회는 18언더파 270타를 적어 낸 서교림의 우승으로 끝났다. 최종일에만 버디 9개를 잡으며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김민솔은 2타 뒤진 16언더파 272타로 2위. 김민솔의 KLPGA 투어 사상 첫 '루키 시즌 4승' 도전은 눈앞에서 무산됐고, 두 선수의 시즌 승수는 나란히 3승이 됐다.
이번 대회는 한국 여자골프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두 선수의 라이벌 구도를 한층 선명하게 드러낸 무대였다. 2006년생 동갑내기 김민솔·서교림이 벌이는, 이른바 '솔림대전'을 들여다봤다.
먼저 우승한 김민솔, 신인왕 오른 서교림
두 선수는 아마추어 시절 국가대표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고교 2년생이던 2023년 이효송(18)과 팀을 이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아마추어 팀선수권에서 단체전 우승을 합작했다. 개인전에서는 서교림 3위, 김민솔 공동 13위였다.

프로 무대에 와선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했다. 이듬해 서교림은 2부 격인 드림투어에서 두 차례 준우승하며 상금 순위 10위에 올라 2025시즌 정규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반면 김민솔은 드림투어 상금 93위, KLPGA 2025 정규투어 시드 순위전 83위에 그쳐 시드를 놓쳤다.
하지만 정규투어 첫 우승컵은 김민솔이 먼저 들었다. 지난해 추천 선수로 참가한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우승해 시드를 확보하더니, 불과 두 달 만에 두 번째 우승까지 차지했다. 서교림은 지난해 30개 대회에 나서 두 차례 준우승을 차지하며 신인왕에 등극했지만, 우승컵을 들지 못해 '무관의 신인왕'이란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김민솔은 지난해 출전 대회 수가 전체 대회의 50%에 미달해 신인왕 경쟁 대상에서 제외됐다. 덕분에 2승을 안고도 올 시즌 신인 자격을 유지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대상 유력 후보" 기대에 부응한 김민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현장 분위기는 한쪽으로 쏠렸다. 지난 3월 투어 출정식에 참석한 정상급 선수들에게 ‘유력한 대상 후보’를 묻자, 여러 선수가 김민솔을 꼽았다. KLPGA 통산 5승의 임희정은 "비거리도 잘 나오고 쇼트게임도 잘한다"며 "루키지만 경험만 잘 쌓는다면 유력한 대상 후보"라고 평했고, 통산 8승의 박현경 역시 "장타는 물론, 기술이 골고루 뛰어나 좋은 시즌을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솔은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올해 4월 iM금융오픈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하더니, 6월 한 달 동안 메르세데스-벤츠 한국여자오픈과 맥콜·모나 용평 오픈에서 연거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까지 총 16개 대회에 참가해 한 차례도 컷 오프되지 않았고, 톱10에 6차례 들었다.

일각에선 신지애(38)가 2006년 기록했던 '루키 전관왕'을 재현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신지애는 당시 신인왕은 물론 △상금왕 △대상 △다승왕 △평균타수상까지 휩쓸었다. 그리고 이후 20년 동안 누구도 재현하지 못한 기록이다.
김민솔의 강점은 178㎝의 큰 키를 활용한 드라이브 비거리와 높은 그린 적중률이다. 올 시즌 드라이브 비거리 2위(236.6m), 그린 적중률 9위(76.02%)에 올라 있다. 티샷의 폭발력과 아이언샷의 정교함을 동시에 갖춰 코스를 폭격하고 있다.
여기에 강철 멘털까지 갖췄다. 김민솔은 첫 우승 후 "스코어는 거의 안 봤다. 그냥 공이 계속 핀 근처로 갔고, 퍼트도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끝나고 나서야 기록을 들었다"고 돌아봤다.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도 치명적인 더블보기를 범한 직후 캐디에게 "나 8번 아이언으로 OB(아웃오브바운즈) 쳤어"라고 담담하게 넘길 만큼 대담함을 보였다.
'무관의 한' 풀고 3승으로 맞선 서교림
서교림의 올 시즌 기세도 만만치 않다. 6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에서 꿈에 그리던 생애 첫 우승컵을 들며 무관의 한을 풀었다. 내친김에 같은 달 인카금융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2승째를 수확하더니,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까지 제패하며 다승 공동 선두(3승)로 올라섰다. 두 차례 컷 탈락했지만, 톱10 진입은 8회로 김민솔보다 많다.

호성적의 뿌리는 그린 위에 있다. 지난해 평균 퍼팅 107위(30.95타)에 그쳤던 서교림은 올 시즌 2위(29.31타)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겨울 두바이 전지훈련에서 퍼트와 어프로치에 대부분 시간을 쏟은 결과다. 오후 9시까지 그린을 떠나지 않았고,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유심히 지켜보며 압박감을 버티는 법도 함께 익혔다. 첫 우승 뒤 "전지훈련을 통해 마음이 단단해졌고, 골프도 많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에서도 퍼트가 승부를 갈랐다. 2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로 주춤했던 서교림은 그날 경기 후 퍼트 연습에 나섰다. 그는 "내가 본 라인에 대한 믿음이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며 "내가 읽은 라인을 믿고 확신 있게 치는 연습을 했다"고 말했다.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3라운드 6언더파 66타에 이어 최종 라운드 8언더파 64타를 몰아쳤다.

서로가 최고의 경쟁자
두 선수는 나란히 3승을 거두며 개인 타이틀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21일 기준 김민솔은 상금(11억2,162만 원)과 신인상 포인트 1위, 평균타수 3위(70.40타)에 올라있다. 서교림은 대상 포인트와 평균타수 1위(70.29타), 상금 2위(10억1,676만 원)다. 특히 통산 상금은 서교림 14억6,346만 원, 김민솔 14억6,013만 원으로, 불과 333만 원 차이다.
서교림은 최근 "가능하다면 모든 부문에서 1등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의 원대한 포부든, 김민솔의 '루키 전관왕' 도전이든, 목표를 이루려면 결국 상대를 넘어야 한다. 서로가 가장 강한 경쟁자인 셈이다.

동갑내기 라이벌의 등장에 팬과 미디어가 가만히 있을 리 없다. 하지만, 경쟁 구도를 감내하는 것도 프로선수로서의 숙명. 기자회견이 열리면 김민솔에게는 서교림에 대한 질문이, 서교림에게는 김민솔에 대한 질문이 빠지지 않는다. 부담스러울 법하지만 두 선수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경쟁을 받아들이고 있다.
서교림은 상대를 의식한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다. 김민솔이 선두를 달리던 순간을 두고 "민솔이 4승 하겠네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서로 견제하며 경쟁하는 것이 오히려 자극이 되고 자신감도 붙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솔은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특정 선수와의 경쟁을 의식하기보다는, 상위권에서 함께 플레이하는 모든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내 위치에서 내가 해야 할 플레이에만 전념하겠다"고 강조했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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