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심 잃고 ‘징계 정치’, 몰락하는 정파가 가는 외길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당 소속 국회의원 4명에게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징계 사유는 각각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장동혁 대표를 비판해 온 의원들이다. 장 대표가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 이들을 사실상 차기 총선에서 배제한 것이다.
‘윤 어게인’ 노선을 고수해 온 장 대표는 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수세에 몰리자 징계 정치를 시작했다. 지난 1월 새 윤리위원장을 임명했고, 그 위원장을 중심으로 친한계 등을 주로 징계했다. 첫 번째로 제명한 게 한동훈 의원이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탈당 권유를 받은 뒤 제명됐다. 2월에는 친한계 배현진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처분을 내렸는데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장 대표 측은 절차에 따른 정당한 징계였다고 주장하지만, 그들 내부에서만 통하는 논리다. 옛 친윤계 의원들까지 나서서 징계를 철회해야 한다고 했다. 당내 문제를 징계로 해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장 대표 측은 받아들일 생각이 없어 보인다. 장 대표 임기는 내년까지인데, 연임을 노린다는 말이 있다. 자신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몰아내는 게 연임에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했을 법하다.
장 대표 진영의 행태는 과거 여러 정당의 징계 정치를 연상케 한다. 2003년 새천년민주당은 당을 나간 사람들과 협조한다는 이유로 비례대표 의원 징계를 추진했다. 내홍 끝에 이듬해 총선에서 9석 소수 정당으로 전락했다. 한나라당 역시 당론에 어긋난 행동을 했다며 소장파 의원에게 당원권 정지 중징계를 내렸다. 이후 당이 쇠퇴하면서 큰 위기에 빠졌다. 2018년 국민의당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인사 179명의 당원권을 정지시켰다. 오히려 당은 쪼개졌다. 2019년 바른미래당도 대표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을 징계했다. 당은 통합하지 못했고 소멸했다. 대의와 명분을 상실한 정파에 민심은 등을 돌린다. 그때 의존할 것은 징계뿐이다. 몰락하는 정파들이 걸어갔던 외길 수순이다.
거대 양당 중 하나의 옥새를 움켜쥐고 있으면, 정치적 큰 꿈을 이룰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기대할지 모른다. 그 미련에 매달렸다 볼썽사나운 결말을 맞는 모습을 수없이 목격했다. 당 밖에서도 당내에서도 민심과 맞서는 권력은 모래성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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