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 나비효과…檢 '노태우 비자금' 캔다

이승우 2026. 8. 2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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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존재가 드러난 이른바 '노태우 비자금'에 대해 검찰이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자금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1991년 노 전 대통령이 최 선대 회장에게 비자금 300억원을 전달했고, 이 돈이 SK그룹의 경영활동에 사용됐다는 게 노 관장 측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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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숙 여사 연희동 자택 등 압수수색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서 제기
35년 전 '선경 300억' 등 추적
내년 하반기 독립몰수제 시행
비자금 규명 땐 국고 환수 가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 과정에서 존재가 드러난 이른바 ‘노태우 비자금’에 대해 검찰이 강제수사에 들어갔다. 소송을 통해 추산된 비자금 규모만 904억원이어서 과거 노태우 전 대통령 측이 낸 추징금 2628억원에 더해 또다시 대규모 환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선경 300억원’ 의혹 강제수사 착수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범죄수익환수부(부장검사 소정수)는 21일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범죄수익 은닉규제법 위반과 조세포탈 혐의 등과 관련해 노 전 대통령 부인인 김옥숙 여사가 머무르는 서울 연희동 사저 등을 압수수색했다. 노 전 대통령 아들인 노재헌 주중대사가 이사장으로 있는 동아시아문화재단과 노태우센터, 차명 계좌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 당시 비서관들의 자택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2024년 10월 검찰이 5·18기념재단 등으로부터 김 여사와 노 관장, 노 대사 등 노 전 대통령 일가가 비자금을 은닉하고 세금을 포탈했다는 취지의 고발장을 접수한 이후 이뤄진 첫 강제수사다. 앞서 검찰은 김 여사 측에 자금 흐름에 대한 소명을 요구하고, 노 전 대통령 일가의 금융계좌 자료를 확보해 자금 흐름을 추적했다. 검찰은 확보한 증거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뇌물인지 밝히는 한편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은 범죄수익 은닉 정황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당사자인 노 전 대통령과 최종현 SK 선대 회장이 모두 사망한 데다 1993년 금융실명제 시행 이전 자료도 봐야 하는 만큼 실체 규명까지 난관이 많다. 노 전 대통령이 최 선대 회장에게 비자금을 전달했는지, 이 자금이 범죄 수익이 맞는지 밝혀내는 동시에 비자금 전달부터 은닉, 승계 과정을 확인해야 한다.

 ◇이혼 재산 분할에 영향 미칠까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은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자금의 존재가 드러나면서 불거졌다. 노 관장 측은 2023년 이혼 소송 항소심에서 SK그룹 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도를 주장하며 김 여사가 작성한 메모를 증거로 제출했다. 이 메모에는 ‘선경(SK의 옛 사명) 300억원’ 등 904억원 규모의 비자금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1991년 노 전 대통령이 최 선대 회장에게 비자금 300억원을 전달했고, 이 돈이 SK그룹의 경영활동에 사용됐다는 게 노 관장 측 주장이다. SK그룹 재산 형성 과정에 비자금이 활용된 만큼 노 전 관장의 기여도를 인정해달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작년 10월 대법원은 비자금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고, 설령 비자금이 전달됐다고 하더라도 불법 자금이어서 재산 분할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봤다. 이 때문에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재산 분할에 비자금 수사 결과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을 전망이다.

 ◇독립몰수제 첫 사례 될 수도

비자금 강제수사 착수 시점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와 맞물리면서 이 법의 적용을 받을지도 관심사다. 개정법은 범인이 사망했거나 국외도피·소재불명 등으로 기소할 수 없어도 법원이 범죄수익만 별도로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독립몰수제’를 포함했다. 특히 법 시행 전에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범죄로 인한 범죄수익에도 소급 적용이 가능하다고 명시했다.

이 법은 내년 하반기 시행될 예정이다. 검찰이 비자금의 실체를 규명한다면 법원에 독립몰수를 청구하고 이를 인정받으면 국고 환수가 가능하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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