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종’ 허위 종결한 경찰... 수색 지원 자료도 삭제했다

제주/오재용 기자 2026. 8. 21.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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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지난 5월 실종된 장미란씨 인상착의 전단지./장미란씨 가족

‘제주 30대 여성 실종 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경찰관이 실종자 장미란(37)씨에 대한 실종 관련 자료도 삭제한 정황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21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직무 유기로 입건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30대 A경장이 112 신고 종결 처리를 하면서 장씨에 대한 경찰 내부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은 실종 아동과 성인 가출인 등의 신고 및 발견 정보 등을 관리하고 수색을 지원하는 경찰 내부 정보 시스템이다. 실종자의 과거 신고, 발견 이력과 해제 사유, 조치 내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경찰은 그간 실종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장씨 실종 관련 사항이 없는 점을 파악해 조사를 진행해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시스템 내 관리 목록에 장씨 자료가 입력됐지만, 실종 사건 종료와 함께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경장이 이 자료를 삭제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수사 중이다.

이와 별도로 경찰은 A경장이 그간 처리해 온 실종 사건 전체에 대해 재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이 전수조사에 나선 건 5월 12일 밤 실종된 장씨 사건처럼 A 경장이 허위 보고로 사건을 종결시킨 사례가 더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실종수사팀에 근무한 A 경장이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입력한 사건 전체를 조사하고 있다”며 “통상 실종 사건은 하루에 많게는 4, 5건 정도”라고 했다. 이어 “실종 사건 특성상 아직도 연락이 닿지 않는 실종자가 있다”며 “보존 기한 1년이 지나 통신 기록이 지워진 사건도 있어 확인 작업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A경장은 야간 당직 근무 중이던 5월 15일 오후 6시 43분쯤 장씨에 대한 최초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2시간 30분을 조금 넘긴 오후 9시 16분쯤 “장씨와 연락이 닿았다”는 내용을 112 처리 시스템에 입력해 사건을 종결시켰다. 그러나 장씨의 휴대전화 통신 기록 분석 결과, 집을 나온 이후 휴대전화 전원이 꺼질 때까지 A 경장을 비롯해 경찰과 통화한 기록은 없었다.

장씨 남자 친구가 경찰에 실종 신고한 5월 15일에는 장씨의 휴대전화가 켜져 있었던 것이다. 장씨가 실종된 후 지금까지 장씨가 휴대전화나 신용카드를 사용한 기록 등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 가족 측은 A 경장의 허위 종결로 장씨 실종 사건이 장기화됐다고 주장했다. 장씨 가족 측은 “지난 5월 경찰의 설명을 듣고 장씨가 아무 탈 없이 개인적인 일로 혼자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여겨 안심하고 있었는데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실종 상태”라고 했다.

경찰은 뒤늦게 해경과 함께 헬기와 드론, 잠수부 등을 동원해 한림항 주변을 집중 수색 중이다. 다만 실종 사건이 발생한 지 2개월 이상 지나 장씨의 동선을 확인할 수 있는 주변 방범 카메라(CCTV) 영상 등도 모두 삭제됐다. 실종 당시 장씨는 긴 생머리에 키 158㎝(추정) 정도의 마른 체형이었다고 한다. 운동복에 슬리퍼를 신고 금 팔찌를 하고 집을 나섰다고 경찰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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