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보수 개혁에서 빼자는 이유[유병권의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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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폐쇄적이고 축소 지향적인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당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대구·경북(TK) 출신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TK는 박정희 시대 이래 수십 년간 보수 정당의 중심지였고, 그 덕분에 의원들은 '공천=당선'이라는 특혜를 누려왔다.
경북 안동 출신의 이재명 대통령이 진보 계열 정당인 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것은 TK 정치의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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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폐쇄 지향의 부족 정치’
공천=당선 TK 특혜 당에 독약
기득권 고수하고 위기 불감증
정치·경제·중앙 영향력 급락
대구경북 제외한 개혁론 등장
갈수록 멀어지는 보수의 중심
국민의힘이 폐쇄적이고 축소 지향적인 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강성 당원 중심으로 당을 운영하며 기강을 잡고 대여 투쟁력을 높이겠다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이는 반대파에 “당을 떠나라”는 식의 ‘부족 정치’나 마찬가지다. 통합과 외연 확장을 바라는 보수 민심에 역행할 뿐만 아니라, 정략적이라는 의심을 사기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장동혁 대표는 ‘굳히고 뻗기’ 전략이라고 하지만, 흔들리는 당권을 유지하고 연임을 도모하기 위한 꼼수로 읽힌다.
친한(친한동훈)계를 ‘복당 운동권’이라 비판하며 공천 배제를 주장하는 목소리 또한 개인의 정치 셈법에 불과하다. 진짜 문제는 이대로 가면 희망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어느 세력도 제동을 걸지 않는 무력함이 당을 지배한다는 점이다. “아무런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는 중진 의원들이 너무나 야속하다”는 탄식이 나오는 이유다.
당이 이 지경이 된 데에는 대구·경북(TK) 출신 정치인들의 책임이 크다. TK는 박정희 시대 이래 수십 년간 보수 정당의 중심지였고, 그 덕분에 의원들은 ‘공천=당선’이라는 특혜를 누려왔다. 국민의힘 전체 의원 109명 중 대구(12명)와 경북(13명)을 합친 의석수는 25석으로, 서울(11명)과 경기(7명)를 합친 수보다 많다.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을 포함해 3선 이상 중진만 8명에 달한다. 그러나 이들이 누려온 정치적 특혜는 당의 건강성을 해치는 독약이 됐다. 최근 대구 출신의 한 초선 의원이 5·18 민주화운동을 ‘소요 사태’로 폄훼하는 발언이 나온 토론회를 국회에서 개최했다. TK라는 맹목적 안마당이 없었다면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일이다. 광복절 ‘올공’ 집회에 대다수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장 대표를 따라 TK 출신이 대거 참가한 것은 상징적이다. 당의 미래나 외연 확장보다는 주요 당직이나 차기 공천을 의식해 부족 정치에 줄을 서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다.
TK가 정치 중심인 시대는 지나갔다. 지난해 기준 대구(236만 명)와 경북(254만 명)의 인구는 총 490만 명으로, 수도권 인구(2600여만 명)의 18.8%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20년간 TK 지역에서만 수십만 명의 인구가 유출됐다. 인구 감소는 유권자 축소와 선거구 감축으로 직결되며, 정치적 영향력의 약화를 초래한다. 이미 수도권 국회의원 수(서울 48, 경기 60, 인천 14)는 TK의 4배가량이다. 정치 중심은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호남에 의존하던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 중심 정당으로 전환에 성공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TK 지역 내 보수층 비율은 2023년 12월 50%에 달했으나 2026년 7월 기준 35%로 급감했다. 반면 진보층은 같은 기간 13%에서 18%로 확연한 증가세를 보였다.
경제적·산업적 위상은 더욱 처참하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전국 지역내총생산(GRDP) 중 대구 GRDP가 차지하는 비중은 2.9%(74조5000억 원)에 그쳐, 1위인 경기도(25.4%, 651조 원)의 9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1인당 GRDP는 3137만 원으로, 1위인 울산(8519만 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며 30년째 전국 꼴찌 처지다. GRDP는 해당 지역의 경제 규모와 역량을 보여주는 냉정한 성적표다.
중앙정부에서의 영향력도 급락했다. 무려 800조 원 규모에 달하는 반도체 메가 프로젝트가 호남으로 낙점된 ‘사건’은 TK 정치권의 무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용수와 전력 공급에 유리하고, 지역발전 거버넌스가 잘 구축됐음에도 호남에 밀렸다. 박정희 대통령을 비롯해 6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이 무색하게, 미래 보수 지도자 육성에도 실패했다. 경북 안동 출신의 이재명 대통령이 진보 계열 정당인 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것은 TK 정치의 역설이다.
지역은 무너지고, 당은 뿌리째 썩어 가는데 목소리를 내는 TK 의원이 거의 없다. 보수를 재건하라는 지역 목소리마저 방치한다. 주인인 척하며 개인 잇속만 노린다. “보수 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며 TK를 제외한 지역 연대를 모색해야 한다는 ‘신보수 개혁론’까지 불거진다. ‘TK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망상에서 깨어나 당을 살리는 데 TK 의원들이 앞장서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보수의 모습이자, 당과 지역, 보수가 함께 살아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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