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약세·강북 강세' 갈라진 서울 집값…세제개편이 바꾼 매수지도

이승연 기자 2026. 8. 2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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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역별 흐름은 엇갈렸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권 고가 주택은 매물이 늘며 조정 국면에 들어간 반면 강북권과 서울 외곽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면서 서울 전체 상승률은 오히려 소폭 확대됐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은 세제 변화와 단기간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매수자들이 관망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진입 가격이 낮은 강북과 수도권에서는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강남 몇 개 지역의 상승률이 낮아졌다는 것보다 수요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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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주 1주택자·32억원 초과 주택 세 부담 확대 뒤 강남·서초 약세
성북·중랑·서대문 0.4%대 상승…경기 남부도 오름세 이어져
서울 아파트.[출처=EBN]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역별 흐름은 엇갈렸다.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권 고가 주택은 매물이 늘며 조정 국면에 들어간 반면 강북권과 서울 외곽으로 매수세가 옮겨가면서 서울 전체 상승률은 오히려 소폭 확대됐다. 강남에서 시작된 상승장이 끝났다기보다 가격과 세 부담을 피해 매수 대상이 이동하는 양상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8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2% 올랐다. 직전 주 상승률 0.21%보다 0.01%포인트 확대됐다.

서울 전체 상승률만 보면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상승을 이끄는 지역은 달라졌다. 그동안 서울 집값을 밀어 올렸던 강남권에서는 가격 부담과 세제 변화가 맞물리면서 매수세가 한풀 꺾였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한 주 동안 0.05% 떨어졌다. 전주에도 0.02% 하락한 데 이어 2주 연속 내림세다. 서초구 역시 0.09% 내려 전주(-0.04%)보다 낙폭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송파구는 0.10% 올랐지만 상승폭은 전주 0.12%보다 줄었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모두 방향에는 차이가 있지만 가격 상승 압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나타난 셈이다.

강남권 조정에는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늘어난 매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비거주 1주택자와 시가 32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집주인이 매도에 나섰고, 재건축 단지에서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을 앞두고 매물을 내놓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매물이 부족했던 시장에 선택지가 늘어나면서 매도자 우위의 가격 형성도 일부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강남권의 열기가 식은 만큼 서울 전체 시장이 진정되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강북권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상승 지역만 바뀌는 모습이다.

성북구가 0.45% 올랐고 중랑구와 서대문구도 각각 0.44% 상승했다. 중구와 강북구 역시 각각 0.41% 오르며 강남 3구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상승 속도가 빨라진 지역도 있다. 종로구는 전주 0.21%에서 0.36%로 상승폭이 확대됐고 도봉구도 같은 기간 0.17%에서 0.31%로 높아졌다.

특히 강남권 가격이 하락하는 동안 강북권 상승폭이 커졌다는 점은 서울 주택시장의 수요가 소멸하기보다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강남권에서 높아진 가격과 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워진 수요가 강북과 외곽의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 주택으로 옮겨가는 '가격대별 순환매'가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요 이동은 서울에만 머물지 않았다. 경기 남부와 서울 인접 지역에서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성남 중원구는 0.50%, 분당구는 0.42% 올랐다. 용인 기흥구와 수지구는 각각 0.33%, 0.30% 상승했고 수원 권선구와 영통구도 각각 0.47%, 0.30% 올랐다.

광명시는 0.47% 상승하며 4주 연속 0.4%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군포시는 전주 0.27%에서 0.42%로, 안양 만안구는 0.15%에서 0.39%로 상승폭이 커졌다. 서울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 압력이 서울 접근성이 높은 경기 지역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먼저 급등했던 지역에서는 속도 조절이 나타났다. 화성 동탄구는 이번 주 0.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난 6월 중순 주간 상승률이 2%대를 기록한 이후 최근 5주 동안 0.1~0.2%대 상승률에 머물고 있다. 단기간 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에서는 매수자의 가격 저항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전세시장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보다 0.10% 상승했고 서울은 0.19% 올랐다. 매매가격뿐 아니라 전셋값까지 동반 상승하면서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흐름을 강남권 조정만으로 서울 집값이 안정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고 보고 있다. 고가 주택에 대한 세 부담 강화가 강남권 매물 증가에는 영향을 주고 있지만 대기 수요 자체를 줄이지 못할 경우 강북과 수도권으로 상승세가 번지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어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강남권은 세제 변화와 단기간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으로 매수자들이 관망하는 반면 상대적으로 진입 가격이 낮은 강북과 수도권에서는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강남 몇 개 지역의 상승률이 낮아졌다는 것보다 수요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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