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공원 주택공급 놓고 정부·서울시 평행선…與 ‘공공주택 활용’ 힘 싣기

길용현 기자 2026. 8. 2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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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공원 보존과 주택 공급 양립” 
서울시 “국가정원 조성 개발 안 돼”
與 서울의원들 “반환부지 활용해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모처의 한 식당에서 용산공원을 활용한 주택 공급 등 서울 주택 문제 협의를 마친 뒤 자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회동했지만 용산공원 주택 공급 문제를 두고 입장차만 확인하면서 향후 이견 조정에도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공원·녹지 기능이 훼손된 일부 부지를 제한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서울시는 공원 본체 부지 개발은 물론 훼손된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에도 반대하고 있어 양측의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훼손된 곳에 제한적으로"…어린이정원 후보지 거론
김 장관은 이날 회동 후 브리핑에서 "용산공원이 보존돼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적극 공감한다"며 "훼손된 곳에 대해 제한적으로 청년·신혼부부에게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용산공원을 잘 지키는 것과 청년·신혼부부에게 주택을 공급하는 게 양립 불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가 검토하는 구체적인 본체 부지는 이날 회동에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김 장관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장교 숙소와 군인아파트, 옛 방위사업청 부지 등을 녹지 기능이 상실된 구역으로 언급했다.

용산공원 전체 면적 약 300만㎡의 10분의 1 수준인 어린이정원 역시 청년·신혼부부 대상 공공임대주택 공급 후보지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공원 본래 기능이 훼손된 부지를 활용한다면 공원 보존이라는 원칙과 주택 공급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 같은 접근 자체가 용산공원의 조성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오세훈 "사실 호도…서울숲처럼 국가정원 조성"
오 시장은 이날 사후 브리핑에서 정부의 '훼손 부지 활용' 구상에 대해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용산공원은 전체가 군인들이 사용하던 부지여서 녹지가 아니고 콘크리트로 포장되고 어떤 용도로든 쓰이던 곳"이라며 "마치 지금 녹지나 숲이 조성된 것처럼 말해선 안 된다. 서울숲처럼 앞으로 조성해 국가 정원을 만들자는 게 특별법 취지"라고 지적했다.

즉 정부가 녹지 기능을 상실한 공간으로 분류한 곳 역시 향후 국가정원으로 조성해야 할 용산공원의 일부인 만큼 주택 공급을 위한 개발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野 "캠프킴 등 주변 부지 충분히 활용"
다만 용산공원 본체 주변에 흩어진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야당도 전향적인 입장이다.

정부가 지난 1·29 대책에서 2500가구 공급 부지로 발표한 캠프킴을 비롯해 용산공원 북측의 이태원 국군재정관리단과 외교부 주차장 부지, 인근 후암동 한국은행 숙소 등은 공원 본체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청년주택 등을 공급하기에 충분한 면적이라는 게 서울시와 야당의 주장이다. 김 장관과 오 시장은 다음 주에도 만나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다만 거대한 공원 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쓰기보다 일부 공간을 주택용지로 활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정부 주장과 도심 녹지로서 기능을 강조하는 서울시의 입장이 워낙 달라 타협점이 도출될지는 미지수다.

與 서울의원들 "용산공원, 공공주택 공급에 활용"
한편 민주당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청년 주거난 해결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용산공원 일부 부지를 공공주택 공급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김영배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은 청년 주택 문제 해결 원칙으로 "부담 가능한 가격으로 최대한 빨리 공급하는 것"을 제시한 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용산공원 일부 부지 중 미군 기지 반환 부지에 대해서 청년주택 활용 가능성이 논의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유지인 용산 (공원) 부지는 정부가 착공하는 즉시 물량을 조절할 수도 있는 가장 확실한 핵심 공급 수단이기 때문에 청년과 신혼부부 등을 위해서는 공공주택으로 아주 좋은 활용 가능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세수 활용·청년주거타운 제안도
용산공원 외에도 청년 주거난 해소를 위한 공공주택 확대 방안도 제시됐다.

한정애 사무총장(강서병)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 확대 전망을 언급하며 "전례 없이 주어지는 세수입으로 과감한 수준을 뛰어넘는 주택 공급과 관련한 조치와 계획을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오기형 의원(도봉을)도 "과감하게 (세수의) 한 20조 정도는 들여서 청년 주거 공급에 적극적으로 써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공공 중심의 주택 공급, 세액 지원, 대출이자(지원) 등의 용도로 과감하게 쓸 수도 있다"고 제안했다.

김동아 의원(서대문을)은 "제 지역구에서 괜찮은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살려면 임차료를 100만원을 내야 한다. 연 1200만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라며 "특정 지역 거점마다 청년 주거타운을 조성해서 대학생들이나 청년들이 함께 거주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공급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