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원 사건 무마’ 강남서 수사팀장 재판행

정동하 기자 2026. 8. 2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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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원 남편 청탁으로 금품·향응 수수
피의자 신분 양씨를 참고인 변경해 수사 제외
인플루언서인 아내의 사기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경찰에 향응·청탁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 재력가 이모씨(왼쪽)와 이를 대가로 사건을 무마해 준 혐의를 받는 전직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팀장 A 경감이 지난 4월 22일 오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인플루언서 양정원씨의 사기 사건을 무마해 주는 대가로 유흥업소 접대와 명품 스카프 등을 받은 전직 강남경찰서 수사팀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 신동환)는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팀장이던 A 경감을 뇌물수수 및 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경감은 사건 무마 및 수사정보 제공 명목으로 10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또한 검찰은 A 경감에게 사건 무마 청탁을 대신 부탁하고 함께 향응을 즐긴 경찰청 소속 B 경정도 알선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사건 무마를 위해 A 경감에게 뇌물을 건넨 다단계업자 C씨도 뇌물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양정원씨 남편 이모씨와 B경정의 대화 내역을 재구성한 사진./서울남부지검

A 경감은 강남서 수사팀장 재직 시절 인플루언서 양정원씨의 사기 혐의 사건을 수사하며, 양씨의 남편 이모씨로부터 사건을 잘 봐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이씨는 평소 친분이 있던 B 경정을 통해 A 경감을 소개받은 뒤, 송 경감에게 두 차례에 걸쳐 강남의 유흥업소에서 접대하고 명품 스카프 등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접대를 받은 A 경감은 ‘피의자’ 신분이던 양씨를 ‘참고인’으로 임의 변경해 수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들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이의 신청을 할 권리도 잃었다. 형사소송법상 참고인은 불송치 결정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양정원씨 남편 이모씨와 A 경감, B경정의 대화 내역을 재구성한 사진./서울남부지검

이후 양씨와 관련해 추가로 사기 사건이 접수되자 A 경감은 후배 경찰관들에게 “내가 이미 불송치했던 사건이니 신속히 종결하라”고 압박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경감은 이씨와 수차례 통화에서 “(아내 사건은) 다음 주에 잘 끝날 거야”, “내가 이미 불송치 결정한 거니까 빨리 끝내라고 얘기했어” 등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씨는 “아 우리 와이프 거요?”, “형님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 식사 한번 하시죠”라고 답변했다.

양정원씨 남편 이모씨와 A 경감의 대화 내역을 재구성한 사진./서울남부지검

또 A 경감은 이씨와의 통화에서 “결과로 말해주는데 ‘고소 취소’”라며 “자네 부인은 잘 끝날 것”이라고 했다. 결국 두 번째 사기 사건도 중도에 수사가 중단됐고 불송치됐다.

A 경감은 지명수배된 피의자에게 접근해 식사비를 내게 하고 해외까지 찾아가 3000달러(약 418만원) 상당의 ‘용돈’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가상화폐·다단계업자로부터 20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받고 무혐의 처리를 해준 뒤,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직원에게 거짓 시나리오로 ‘대역 진술’을 하도록 회유한 사실도 적발됐다.

A 경감이 가상자산업자에 보낸 문자 내역을 재구성한 사진./서울남부지검

A 경감과 B 경정은 현재 직위 해제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 경감에게 부탁을 받고 수사 무마에 참여한 후배 경찰관 4명에 대해서도 최근 조사를 진행했다. 다만 이들은 아직 피의자로 입건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양씨의 남편 이모씨의 코스닥 상장사 ‘듀오백’ 주가조작 사건 수사 과정에서 A 경감의 수사 무마 정황을 추가로 포착했다. 양씨의 남편 이모씨는 코스닥 상장사 듀오백 주식 289억원어치를 사고팔면서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와 관련해 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수사업무에 종사하는 경찰관이 범죄자와 유착해 사법 기능을 마비시킨 중대 범죄”라며 “형사사법 체계를 훼손하는 부패 범죄를 엄단하고 자본시장의 법치주의 확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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