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들·페달 없는 테슬라 사이버캡이 온다
AI·생산설비 투자 성과 시험대
외신, 2인승·데이터 격차·FSD 완성도 지적

운전대와 페달을 없앤 테슬라 사이버캡이 이르면 이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로보택시 서비스에 투입될 전망이다. 모델Y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적용한 기존 방식과 달리 처음부터 사람의 운전을 배제한 전용 2인승 전기차가 공공도로 서비스에 나서는 것이다.
사이버캡은 테슬라가 AI 연산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생산설비에 투입한 자금의 성과를 보여줄 첫 성적표로 평가받는다. FSD 기술력을 입증하고 호출 서비스 수익으로 연결해야 수익성 반등과 무인 이동서비스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 지적하는 2인승 실용성과 무인주행 데이터 격차, 소프트웨어 완성도가 대량 상용화의 속도를 가를 전망이다.
운전부터 충전까지…사람 개입 없다
미국 IT 전문매체 디인포메이션은 17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해 테슬라가 이르면 이달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사이버캡 운행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직원들을 태우고 공공도로를 달린 뒤 며칠 안에 사이버캡을 기존 로보택시 서비스에 편입하는 방식이다.
사이버캡은 테슬라가 자율주행 호출 서비스를 위해 처음부터 전용으로 개발한 2인승 전기차다. 현재 로보택시 서비스에 사용하는 모델Y는 사람이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일반 승용차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적용했지만 사이버캡에는 운전대와 가속·브레이크 페달이 아예 없다. 자율주행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때 탑승자가 운전을 이어받는 상황까지 처음부터 고려하지 않은 셈이다.
충전 과정에서도 사람의 개입을 없애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테슬라는 운전자가 플러그를 직접 연결하는 유선 방식 대신 차량이 충전 설비 위에 정차하면 전력을 공급받는 무선 유도 충전을 적용할 계획이다. 운전기사나 별도의 충전 인력이 없어도 차량이 운행과 충전을 반복할 수 있도록 한 구성이다.
생산과 시험 운행도 이미 시작됐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 실적 공개를 통해 기가 텍사스의 사이버캡 연간 설치 생산능력을 12만5000대 이상으로 제시했다. 2분기 중 생산형 차량을 이용한 공공도로 엔지니어링 시험에 들어갔으며 7월부터는 기가 텍사스 캠퍼스에서 직원들을 태우고 운행했다. 테슬라는 해당 과정을 사이버캡이 로보택시 서비스에 투입하기 위한 중요한 준비 단계라고 설명했다.

사이버캡, 성과·반등 시험대 되나
사이버캡은 테슬라가 그동안 확대한 기반시설 투자의 성과를 보여주는 모델로 평가받는다. AI 연산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생산설비에 투입한 자금이 FSD 성능 향상으로 이어졌는지, 개발된 기술이 다시 로보택시 사업의 수익을 만들 수 있는지를 한꺼번에 증명해야 한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 48만126대를 인도해 전년 동기 대비 25% 성장했다. 매출도 282억3600만달러로 26%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3억9800만달러로 57% 급감했다. 배출가스 규제 크레디트 수입이 줄어든 가운데 AI를 비롯한 연구개발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률도 4.1%에서 1.4%로 떨어졌다. AI 연산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생산·연구개발 설비, 회사가 직접 운영하는 AI 기반 자산 등에 투자가 집중됐기 때문이다.
투자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2분기 연구개발비는 23억7100만달러로 49% 증가했고 설비투자에는 57억8900만달러가 들어갔다. 잉여현금흐름은 10억92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테슬라는 "AI·소프트웨어·차량 운영 기반 수익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가 현 단계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하며 7월 공개한 2분기 보고서에서 올해 설비투자액이 250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머스크는 사이버캡을 소량 생산에 그치는 시험차가 아니라 대규모로 보급할 전용 로보택시로 제시해 왔다. 그는 1월 "사이버캡은 거의 모든 것이 새로워 초기 생산 속도가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겠지만 나중에는 믿기 어려울 만큼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 확대와 서비스 투입이 본격화하면 테슬라가 쌓아 올린 제조설비와 AI 인프라도 함께 평가받게 된다.

FSD·데이터 등 …상용화까지 남은 과제 분명
사이버캡이 오스틴 로보택시 서비스에 투입되면 본격적인 검증이 시작된다. 주요 외신들은 차량의 실용성과 FSD 완성도를 두고 잇달아 의문을 던지고 있다. 생산형 차량을 내놓은 테슬라가 대량 상용화로 넘어가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와 마주한 셈이다.
미국 IT매체 더버지는 "소프트웨어가 준비되지 않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사이버캡은 운전대와 페달이 없어 자율주행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도 탑승자가 운전을 이어받을 수 없다. 일렉트렉도 "문제는 차가 아니라 소프트웨어"라고 평가했다. 모델Y 로보택시와 유사한 자율주행 체계를 사용하는 만큼 새 차체를 투입해도 FSD의 인식과 판단은 기존 소프트웨어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2인승 구성도 문제로 꼽혔다. 조너선 엘팔란 에드먼즈 차량시험 책임자는 로이터를 통해 "택시라고 하면 두 명보다 많은 사람을 태우는 차량을 떠올린다"며 가족과 단체 승객, 공항 이용자의 대형 수하물과 합승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로보택시 경쟁자들과의 데이터 격차도 지적됐다. 테슬라는 2분기 실적 발표에서 6개 도시에서 38만마일 이상을 무인으로 주행했고 '주목할 만한 사고'가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웨이모가 올해 3월까지 공개한 운전자 없는 주행거리는 2억2060만마일로 약 580배 많다.
주요 외신의 지적을 종합하면 사이버캡은 활용 범위를 넓히고 FSD의 안전성을 입증하며 경쟁사와의 데이터 격차를 좁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이달로 거론된 오스틴 투입은 대량 상용화에 앞선 첫 단계다. 이후 쌓일 무인주행 기록과 서비스 안정성이 사이버캡의 확장 속도를 좌우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