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올해는 자사주 처분 말라는 세제개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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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올해는 자사주를 팔지 말라는 거죠."
재정경제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기업들의 자사주 처분 일정이 꼬일 수 있다는 얘기였다.
재계에서 '올해 처분한 자사주'도 비과세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는 배경이다.
자사주를 사실상 자본으로 판단하는 상법 개정안에 맞춰 관련 취득·처분도 '세법상 자본거래'로 인정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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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매각분도 세제혜택 줘야
심우일 증권부 기자

“사실상 올해는 자사주를 팔지 말라는 거죠.”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재정경제부가 지난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되면 기업들의 자사주 처분 일정이 꼬일 수 있다는 얘기였다.
세제개편안에 담긴 ‘자사주 과세 체계 정비’ 방안 때문이다. 이 안에 따르면 정부는 앞으로 회사가 자사주를 매각해 얻는 수익을 ‘자본거래’로 보고 법인세를 물리지 않을 계획이다. 자사주를 ‘자본’으로 인정한 상법 개정안이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데 맞춰 세법 조문을 정비한 것이다. 법인세법은 영업으로 번 돈에 과세해 자본거래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문제는 이 개정안의 시행 시점이다. 2027년 1월 1일 회사가 처분하는 자사주부터 비과세하기로 했기 때문에 올해 자사주 처분이익은 그대로 법인세가 부과된다.
3월 시행된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들은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를 최대 1년6개월 안에 소각하거나 처분해야 한다. 상법 개정에 따라 자사주를 웬만하면 올해나 내년 중으로는 팔아야 한다. 그런데 이번 세제개편안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올해 하반기에 매각하는 자사주엔 법인세가 붙고 내년에 파는 자사주는 과세 대상에서 빠진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세제개편안으로 자사주 매각 계획을 내년으로 미루는 기업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과세 여부가 자사주 매각 시점만으로 갈리는 것은 조세 형평에도 맞지 않다”고 했다.
재계에서 ‘올해 처분한 자사주’도 비과세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19일 재경부에 “2027년 1월 1일 이후 과세표준 신고분부터 개정안을 적용하도록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내년 초 과세당국에 신고할 2026회계연도 법인세 납부분부터 자사주 처분이익을 비과세 처리해달라는 뜻이다. 강경진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2본부장은 “상법이 3월 개정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매각한 자사주도 비과세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짚었다.
시장에선 이번 자사주 과세 체계 정비의 큰 방향에는 대체로 동의한다. 자사주를 사실상 자본으로 판단하는 상법 개정안에 맞춰 관련 취득·처분도 ‘세법상 자본거래’로 인정하는 것이 논리적으로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자사주 세제 정비가 개정 상법 취지에 부합하려면 재경부가 제도 시행 시점과 같은 디테일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세제 정비안은 개정 상법의 산물”이라며 “상법과 세법 간 정합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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