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대화 중재’ 거리 둔 中외교 “美가 대북 적대정책 바꿔야”

최혜령 기자 2026. 8. 19.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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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한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19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과 미국 사이에 결정할 일"이라며 "미국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북 적대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북-미 대화 중재 역할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이 먼저 북한과 중국을 겨냥한 한미·한미일 안보협력을 축소하고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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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외교부장 방한, 조현 장관과 회담
“북미 정상회담, 양국 사이에 결정할 일
한반도 평화 위해 응당 해야할 노력 할것”
韓측 ‘남북미중 다자대화’ 구상에 신중론
왕이 중국 외교부장 겸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이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8.19. [서울=뉴시스]
방한한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19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북한과 미국 사이에 결정할 일”이라며 “미국은 오랫동안 유지해 온 대북 적대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북-미 대화 중재 역할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이 먼저 북한과 중국을 겨냥한 한미·한미일 안보협력을 축소하고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왕 부장은 예정된 시각보다 15분가량 늦게 서울 외교부 청사에 도착해 조현 외교부 장관과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나섰다. 왕 부장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의 제일 중요한 이웃 나라로서 중국 측은 한반도의 평화와 발전,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계속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응당 해야 할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북한 두 나라가 점차 평화와 공존의 기회를 따라 나갈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왕 부장의 단독 방한은 2021년 9월 이후 5년 만이다. 왕 부장은 20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조 장관은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전쟁 종식’을 위한 다자 대화를 제안한 것을 강조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한중 공동의 이익”이라며 “중국과 함께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중국이 남북미중 다자 대화에 참여해 줄 것을 당부한 것. 왕 부장은 4월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중국의 중재 역할에 대한 기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조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19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한중 외교장관회담을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8.19 (서울=뉴스1)

다만 조 장관은 “한국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실현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6월 방북 당시 북한 핵문제를 언급하지 않으면서 북핵 묵인 논란이 나온 가운데 북한 비핵화 목표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왕 부장은 한중 관계에 대해선 “국제 정세가 아주 복잡하게 요동 치고 있다”며 “글로벌 공급망이 안보에 충격을 줄 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첨단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 견제 강화에 거리를 둘 것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왕 부장은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물가에 있는 누각이 달빛을 먼저 받듯이 가까운 곳이 유리하다(근수루대 선득월·近水楼台 先得月)’는 중국 관용구를 인용하며 “한중 간 협력 강화는 한국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근수루대 선득월’은 2018년 미중 무역전쟁 당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한국 정재계 인사들에게 사용한 표현이다.

이날 회담에는 해양경계 획정을 담당하는 중국 측 국경해양사무대표도 참석했다. 올 1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서해 잠정조치수역 내 중국 측 구조물 철수와 한중 해상경계 획정,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 문제 등도 다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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