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용 전 국정원장, 2심 ‘징역 2년6개월’로 형 가중…‘정치 관여’ 유죄

박선우 기자 2026. 8. 1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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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허위사실을 유포해 정치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2심서 앞선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인 2024년 12월6~10일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등을 국정원 및 외교부 직원들에게 발송해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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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재판부, 원심에 비해 징역형 1년 가중 선고
“국정원 정치 중립에 대한 국민 신뢰 훼손…실체적 진실 방해할 위험 초래”

(시사저널=박선우 기자)

국가정보원법 위반, 직무유기, 위증 등 혐의를 받는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2025년 11월11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들어서고 있다. ⓒ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허위사실을 유포해 정치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이 2심서 앞선 1심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조 전 원장의 직무유기 및 국정원법 위반 등 혐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자격정지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조 전 원장은 앞선 1심에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2심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인 2024년 12월6~10일 '대통령이 정치인 체포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하고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 등을 국정원 및 외교부 직원들에게 발송해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2심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해당 회견 및 문자메시지 내용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했음에도 홍 전 차장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고자 이를 유포했다고 봤다. 당시 홍 전 차장의 진술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측 주장의 핵심 근거로 쓰인 만큼, 결국 조 전 원장에게 탄핵을 저지하려는 정치적 동기와 목적이 있었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는 "국정원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하는 등 이례적인 방식으로 허위 내용을 유포하면서도 납득할만한 경위를 설명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홍 전 차장의 동선이 담긴 국정원 CCTV 영상을 국민의힘 측에만 제공하고 본인의 동선이 담긴 영상은 더불어민주당 측에 제공하지 않아 국정원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는 원심과 같이 무죄로 봤다. 당시 조 전 원장은 국회의 적법한 자료 제출 요구에 응했을 뿐이고, 국민의힘 측과 사전에 논의했다고 볼만한 증거도 없으므로 CCTV 영상 제출을 정치활동 관여로 단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또한 2심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의 또 다른 주요 혐의인 직무유기 혐의도 원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해당 혐의는 조 전 원장이 비상계엄 사태 당시 윤 전 대통령 등이 군을 투해 국회를 봉쇄하고 정치인을 임의로 체포하려는 상황을 홍 전 차장으로부터 보고받고도 이를 국회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2심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홍 전 차장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받아 정치인 체포의 주체가 국군 방첩사령부임을 인지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같은 내용을 들은 것만으론 국회 보고 의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홍 전 차장의 보고 내용 외에도 체포의 구체적인 이유와 방법 등에 관한 추가 정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보고 의무를 전제로 한 직무유기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2심 재판부는 이외 여러 혐의들의 유·무죄 판단도 원심과 달리했다. 2심 재판부는 △조 전 원장이 작년 1월 국회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에서 '홍 전 차장으로부터 정치인 체포지시에 관한 보고를 받은 적이 없다'는 취지로 허위 증언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 위반) △같은 취지로 작년 2월 헌법재판소에서 위증한 혐의를 원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했다.

반면 대통령이나 국방부 장관에게 계엄 관련 지시 문건을 받고도 헌재와 국회에서 이를 부인한 혐의는 1심의 유죄 판단을 뒤집고 무죄로 판단했다.

이외에도 2심 재판부는 △정치인 체포 관련 대화가 담긴 윤 전 대통령과 홍 전 차장의 비화폰 정보 삭제에 관여한 혐의(증거인멸) △헌재에서 2024년 3∼4월 삼청동 안가 회동 당시 윤 전 대통령이 '비상한 조치'를 언급한 사실을 알면서도 부인한 혐의(위증) △비상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서 계엄 선포문을 보거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다른 국무위원들에게 전달하는 장면을 봤는데도 부인한 혐의(위증)를 원심과 달리 유죄로 판단했다.

조 전 원장의 양형과 관련해선 "비상계엄 당일 체포 지시에 관한 보고를 받았음에도 '그런 적 없다'는 허위사실을 외부에 전달해 정치 논쟁에 직접 참여했다"면서 "고위공직자인 피고인이 지위와 권한을 이용해 증거를 인멸한 행위는 수사기관과 법원의 실체적 진실 발견 기능을 저해할 가능성이 커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지탄했다.

아울러 "결국 이런 행위는 국가 기관인 국정원이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할 것이란 국민의 정당한 신뢰를 훼손하고, 정치적 의사 형성 과정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면서 "국가적으로 관심이 집중된 윤석열에 대한 형사 사건과 탄핵심판 사건과 관련된 실체적 진실을 방해할 위험을 초래했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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