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에 '그늘길' 만든다…市, '그늘보행권' 도시기본계획에 반영

조은아 기자 2026. 8. 19.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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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단위계획·정비사업·공공건축사업에 단계적 적용
2026~2027년 시범사업 거쳐 효과 검증, 2028년부터 서울 전역 확대
/제공=서울시

서울시가 '그늘보행권'을 서울 도시정책의 기본 원칙으로 도입한다. 2026~2027년 생활가로 시범사업을 거쳐 2028년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대한다.

서울시는 19일 '그늘보행권'을 도시기본계획과 생활권계획에 반영하고, 지구단위계획·정비사업·공공건축사업 등 실제 공간을 바꾸는 사업에 단계적으로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늘보행권은 나무나 그늘막의 개수가 아니라 시민이 걷거나 기다리고 쉬는 동안 누리는 그늘의 면적과 지속시간, 연결성을 기준으로 한다. 가로수와 정원, 건물 그늘, 캐노피, 어닝, 공개공지와 공공보행통로를 연결해 그늘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 도시기본계획에 '그늘보행권' 반영…2028년부터 서울 전역 확대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원도시 서울을 통해 생활권 녹지를 늘려왔다면 그늘보행권은 이를 집에서 목적지까지 이어주는 다음 단계"라며 "그늘이 필요한 곳에 맞춤형 시설을 조성하고 생활권마다 끊김 없이 연결해 누구나 여름에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그동안 녹지생태도심과 정원도시 정책을 통해 녹지를 확충해왔다. 2024년부터 올해까지 서울 전역 1315곳에 82만㎡의 정원을 조성했고, 이 가운데 45%인 41만㎡는 아스팔트 등 인공포장을 걷어내거나 방치된 공간을 녹지로 바꾼 곳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늘이 부족한 곳이 많은 상황이다.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보도 6만 7029개소, 총 4031㎞를 대상으로 건물과 가로수가 만드는 그늘을 분석한 결과, 서울 보도의 평균 햇빛 노출시간은 4시간 21분이었다. 전체 구간의 27.6%는 6시간 이상 햇빛에 노출돼, 그늘이 부족하거나 보행 동선이 끊기는 구간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보행 그늘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가로수만 따로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건물의 높이와 위치, 도로 방향, 보도 폭, 식재 공간과 차양시설을 함께 계획할 방침이다.

김창규 도시공간본부장은 "기존에도 그늘막을 설치하는 등의 단편적인 사업을 해왔는데 이번에 전면적으로 그늘길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최근 관련 부서를 모은 TF를 꾸린 상태로 기준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시는 그늘길 조성을 위한 4단계 전략으로 ▲그늘이 필요한 곳을 정확히 찾고, ▲공간여건에 맞게 만들고 ▲생활 동선을 끊김없이 잇고 ▲도시기본계획과 건축, 공간설계의 기본 기준을 세울 계획이다.

특히 보행그늘 원칙을 서울도시기본계획과 생활권계획에 반영하고, 생활가로·여가가로·활력가로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지구단위계획과 정비사업, 공공건축사업에 보행그늘 기준을 단계적으로 적용한다. 건물과 도로를 새로 조성할 때 건물의 높이·위치와 보도 폭, 식재공간을 함께 계획하고, 공개공지와 공공보행통로에는 큰 나무와 차양, 벤치를 연계해 설치하도록 유도한다.

공공사업과 민간 개발사업은 사업구역 안의 그늘을 주변 보도와 연결하도록 한다. 민간이 필로티·캐노피·어닝이나 스마트쉼터 등 실제 보행 그늘을 만드는 시설을 설치하면 용적률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개발사업에서 확보한 공공기여는 기존 생활권의 그늘 단절 구간을 보완하는 데 활용한다.

서울시는 내년까지 시민과 관광객의 이용이 많거나 그늘이 특히 부족한 생활가로 10곳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햇빛 노출시간과 보행자 수, 고령인구, 그늘 단절 정도, 시설 설치 가능성을 종합해 대상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김창규 도시공간본부장은 "시범사업은 올해 9월 시범 사업 대상지를 선정하고 내년 조성을 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건축 기준과 도시기본계획에 반영할 예정"이라며 "시범 사업은 서울시 예산으로 추진되며 구체적인 예산은 수립하는 중이고 현재는 특별조정교부금을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은아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